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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항저우 드림, 한중일 극동 3개국의 '도원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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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항저우 드림, 한중일 극동 3개국의 '도원결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2.22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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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성적보다 구단의 미래 발전에 초점…유소년 총괄 디렉터인 오카다와도 면담"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그린타운과 계약하며 자신의 지도자 인생에서 처음으로 클럽팀을 맡게 된 홍명보 감독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극동 3개국 축구가 하나로 뭉쳐 미래가 있는 팀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22일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5'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항저우와 2년 계약을 맺고 내년 1월부터 팀을 맡게 된 경위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17일 항저우와 2년 계약을 맺고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선 홍명보 감독은 당장의 성적보다는 유소년 축구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항저우에서 구단의 미래를 키워나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 [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내년 1월부터 항저우 지휘봉을 잡게 된 홍명보 감독이 22일 서울 서초구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5' 미디어 데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 감독은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항저우가 내게 큰 관심을 보였다. 항저우 구단도 내가 요구한 것을 모두 수용하며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다"며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나와 구단의 생각이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협상하는 동안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통 중국리그에서는 감독과 계약할 때 성적이 부진할 경우 일방적으로 경질할 수 있다는 독소조항을 넣는다. 항저우 역시 올 시즌 간신히 강등을 면한 중하위권 팀이기 때문에 홍 감독으로서도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홍 감독은 "물론 강등이 되어선 안되겠지만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 같은 독소조항을 없애달라고 요구했고 항저우 구단도 선뜻 응해줬다"며 "사실 중국리그에서 독소조항을 빼는 것이 쉽지 않은데 구단에서 많은 양보를 해줬다"고 밝혔다.

또 홍 감독은 "물론 성적은 올해보다 좋아야 할 것이다. 올해 11위를 했는데 사실 강등권과 큰 차가 없었다"며 "구단에서 강등은 원하지 않는다고 한 만큼 중위권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 이상적인 목표다. 구단에서도 올 시즌이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 같다고 얘기하는데 도전하는 입장에 있어서 두려움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항저우 구단은 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부유한 구단처럼 형편이 좋은 팀은 아니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들을 비싼 몸값을 주고 사올 여력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소년 축구 시스템은 그 어떤 팀보다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 역시 항저우의 이러한 점에 끌렸다고 답했다.

홍 감독은 "성인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지만 돌이켜봤을 때 연령별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키우면서 좋은 성적이 나왔고 이에 대한 경험도 풍부하다고 생각한다"며 "항저우 구단 역시 나의 이러한 점을 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항저우를 이끌기도 했던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현재 유소년 총괄 디렉터를 맡고 있다. 일본에서 오카다 감독을 만나 항저우 구단 운영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오기도 했다"며 "오카다 감독이 가르쳤던 선수가 현재 항저우의 주전으로 뛰고 있을 만큼 유소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유소년 팀에 있는 일본인 코치와 구단에 있는 중국인 코치와 함께 좋은 팀을 만들어보겠다"고 덧붙여 한중일 극동 3개국 축구가 하나로 뜻을 모을 것임을 시사했다.

2년이라는 계약기간에 너무 짧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충분한 시간은 아니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다보면 시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는 것인만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외국 무대라는 부담감 대신 설렘과 열정이 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밖에 홍 감독은 "옌볜 장타이샨을 이끌고 있는 박태하 감독이나 장외룡 충칭 리판 감독과 더불어 중국에 진출하게 됐는데 중국 축구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는 사명이 있다"며 "한국인 감독들이 중국 슈퍼리그에서 좋은 인상을 남겨 후에 중국에 진출할 지도자들의 앞길을 막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오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자선경기를 마친 뒤 다음달 초 중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2016 시즌을 대비한다. 2월에는 중국 내 또는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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