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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일기' 노인분장하고 미래로 떠난 시간여행, 웃음과 감동의 훌륭한 조화…정규편성 보인다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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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일기' 노인분장하고 미래로 떠난 시간여행, 웃음과 감동의 훌륭한 조화…정규편성 보인다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2.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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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지난 2015년 설 연휴에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복면가왕'과 '마리텔'로 2015년 예능 트렌드를 선도했던 MBC가 또 하나의 야심찬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미래로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미래일기'가 바로 그것이다.

8일 방송된 MBC 설 특집 프로그램 '미래일기'는 출연자가 노인 분장을 하고 미래에 노인이 된 자신의 삶을 직접 체험해 본다는 이색적인 콘셉트가 돋보인 프로그램.

'미래일기'에서는 축구선수 출신의 방송인 안정환이 80세 노인으로 분장한 것을 시작으로, 래퍼 제시가 어머니와 동갑인 58세의 중년 여성으로, 동갑내기 부부인 배우 강성연과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이 결혼 40주년 기념식을 맞이한 77세의 노부부로 각각 분장한 채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 MBC 설 특집 '미래일기' [사진 = MBC 설 특집 '미래일기' 방송화면 캡처]

'미래일기'의 콘셉트는 지난 2008년 SBS '일요일이 좋다'에서 방송된 '체인지'와 유사한 콘셉트이기도 하다. '체인지'는 이효리가 뚱보로 분장을 하고, 노홍철이 외국인 분장을 하는 등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통해 이색적인 재미를 줬던 프로그램.

하지만 '미래일기'는 '체인지'처럼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과도한 콘셉트를 잡는 대신, 출연자 본인이 자연스럽게 늙었을 경우를 가정한 분장으로 일반인들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여기에는 영화 '은교'에서 박해일을 70대의 노 소설가로 변신시켰던 특수분장팀의 역할도 지대했다.

안정환은 80세 노인으로 분장해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동네 꼬마들과 축구를 하는 모습으로 탁월한 예능감을 과시했다. 제시는 58세로 변한 본인 뿐 아니라, 현재 나이 58세의 어머니도 89세의 할머니로 변신시켜 독특한 모녀상봉을 연출했고, 강성연과 김가온은 77세의 노부부로 변신하며 김가온의 재즈 피아노 콘서트를 하루 아침에 피아니스트 은퇴식으로 바꾸는 재미를 선사했다.

'미래일기'는 노인분장을 하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통해 웃음을 만들어내면서도, 하루를 노인의 모습으로 살아온 출연자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모습을 통해 진한 감동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추석에 방송했던 '위대한 유산'이 감동은 잡았지만 정규편성 이후 웃음을 잡아내는데 실패하며 결국 포맷 교체까지 간 반면, '미래일기'는 노인 분장이라는 요소로 확실한 웃음을 보장한다는 것도 강점이다.

다만 '미래일기'는 아직 파일럿 프로그램답게 웃음과 감동의 절충점을 찾는 것에는 좀 더 고심을 할 필요성이 있다. 안정환을 제외하고 제시와 강성연, 김가온은 일반 시민들과의 접점이 거의 없으면서 웃음 코드가 희박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 코드에 치중하며 확실한 재미를 붙잡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정규 편성 이후 색다른 미션과 편집을 통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미래일기'는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 중 가장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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