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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유럽 단결력이 만든 젊은 FIFA 회장, 인판티노의 '개혁' 색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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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유럽 단결력이 만든 젊은 FIFA 회장, 인판티노의 '개혁' 색깔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2.27 0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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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생 46세 젊은 '축구 대통령'…블래터와 같은 스위스 국적에 플라티니와 밀접한 관계에 주목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역시 '유럽의 단결력'은 무서웠다. 다시 한번 전세계 축구대통령은 유럽인이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직을 2009년부터 맡아왔던 지아니 인판티노(46)가 제9대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당선됐다.

인판티노는 26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열린 특별총회에서 진행된 회장 선거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경쟁 끝에 유력한 경쟁자였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53)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을 누르고 제9대 FIFA 회장에 당선됐다.

이로써 인판티노는 제프 블래터 전 FIFA 회장의 자진 사퇴 및 자격정지 징계로 공석이 된 FIFA의 새로운 회장으로서 당초 블래터의 임기였던 2019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특히 인판티노는 로베르 게렝 초대 회장 이후 역대 두번째 최연소 회장이 되는 기록을 남겼다.

◆ 젊은 지도자임에도 성향은 과거 지향적?

인판티노 신임 회장은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 가운데 두 번째 최연소자였다. 가장 어린 후보는 지난해 블래터와 최종 투표까지 경쟁을 벌였던 알리 알 후세인(41) 요르단 왕자였다. 결국 FIFA가 '젊은 지도자'를 선택함으로써 겉으로는 미래 지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분석해보면 FIFA가 미래와 변화를 꾀했다기보다는 유럽세의 공고한 단결과 안정을 넘어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한다.

일단 블래터 전 회장과 같은 스위스 국적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특정국에 대한 색안경으로 해석될 수 있는 소지가 있지만 일단 FIFA와 UEFA 본부를 둔 스위스인이 당선됐다는 점에서 유럽세의 단결력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인판티노는 블래터 회장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한 적이 없다.

무엇보다도 인판티노가 UEFA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마음에 걸린다. 플라티니 회장이 6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인판티노가 '플라티니 심(心)'을 그대로 대변할 것이라는 추측을 낳게 한다. 사실상 '플라티니 수렴청정'이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하다.

플라티니 회장이 FIFA 회장 선거 출마가 불가능해지자 UEFA 집행위원회가 서둘러 인판티노에게 적극 지지 의사를 보낸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 그래도 UEFA에서는 개혁노선, 재정적 페어플레이 성과

그러나 인판티노 회장에게 기대를 거는 의견도 있다. 플라티니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존재라고는 하지만 UEFA에서는 개혁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판티노 회장의 UEFA내 성과 가운데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바로 '재정적 페어 플레이(FFP) 룰'이다. 유럽구단들이 선수를 영입할 때 수입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하지 못하도록 못을 박음으로써 선수들의 몸값 폭등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재정적 페어 플레이 룰 때문에 수입이 적은 구단들의 선수 영입 길을 막았다는 반대 여론도 있지만 구단들의 재정 안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또 유럽축구선수권 본선 참가국을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리는가 하면 2020년부터는 유럽축구선수권을 특정국 개최가 아닌 유럽 13개국에서 분산 개최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도 바로 인판티노다.

특히 인판티노 회장은 취임 연설에서 "세계축구와 FIFA는 그동안 슬픈 시간을 거쳤다. 앞으로 모두 다시 단합하기를 바란다"며 "개혁을 실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FIFA의 개혁 드라이브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FIFA 회장 선거 공약으로 월드컵 본선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늘리는 한편 209개 FIFA 회원국에 매년 500만 달러(62억 원)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내세워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인판티노가 블래터, 플라티니 등 '구세력'과 관계를 단절하고 개혁을 이끌 것인지 아니면 무늬만 개혁으로 구세력과 손잡고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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