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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함 속에 숨겨진 정상 욕심, V리그 남자부 4강 감독의 명언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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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함 속에 숨겨진 정상 욕심, V리그 남자부 4강 감독의 명언 퍼레이드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3.08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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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감독 "도전 거세겠지만 그래도 지구는 돈다" 우승 자신…김세진 감독 "PO 치러야 하기에 현대캐피탈은 아직 적 아냐"

[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말이 있다. 꿑 같은 말 속에 칼이 숨겨져있다는 고사성어다. 음흉한 속내라는 뜻의 구밀복검이라는 말을 쓰긴 어렵겠지만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에 오른 4강 감독들의 말에는 겸손하면서도 우승 욕심이라는 칼이 숨겨져있는 것은 분명했다.

NH농협 2015~2016 V리그 정규리그에서 파죽의 18연승으로 우승까지 차지한 천안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과 안산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 대전 삼성화재의 임도헌 감독, 인천 대한항공의 장광균 감독대행이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모였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각팀의 대표선수로 소속팀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세터 노재욱, 곽명우, 유광우, 한선수도 참석했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최태웅 천안 현대캐피탈 감독(왼쪽부터), 김세진 안산 OK저축은행 감독, 임도헌 대전 삼성화재 감독, 장광균 인천 대한항공 감독 대행이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트로피를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네 팀 감독은 기자회견 초반 각오를 묻는 질문에 자신을 낮췄다. 정규리그 막판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낸 장광균 감독 대행은 "힘든 시즌이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워줬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기분이 좋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준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을 만나는 임도헌 감독은 "외국인 선수 괴르기 그로저가 대표팀에 차출돼 첫 라운드를 못 뛰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선수들에게 고맙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세진 감독은 디펜딩 챔피언 감독답지 않게 "도전자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며 자신을 낮췄고 최태웅 감독은 "7년 전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선수가 윤봉우 플레잉코치 한 명이다. 그래서 우승 파티를 하는데 어색했다. 선수들의 간절함이 우승을 만들었다. 기세가 좋아도 방심을 하게 되면 챔피언결정전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배움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당장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삼성화재와 대한한공 감독은 그 경기에 초점을 맞췄다.

임도헌 감독은 "대한항공은 서브리시브가 좋고 한선수가 세트 플레이를 잘 한다. 큰 경기일수록 서브리시브가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를 흔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광균 감독대행은 "삼성화재는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고 위기 극복능력이 있는 팀"이라며 "그로저라는 훌륭한 선수가 있기 때문에 서브를 강하게 넣은 다음 그로저를 막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를 18연승으로 장식하며 마무리했다. 틀 잡힌 스피드배구에 다른 팀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을 우승 후보로 꼽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3라운드까지 10승 8패였던 현대캐피탈은 4~6라운드를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최태웅 천안 현대캐피탈 감독이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NH농협 2015~2016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이에 최태웅 감독은 "언뜻 봤을 때 쓸모 없이 보여도 나중에 큰 쓰임을 받는다는 무용지용이란 말이 있다. 지금 현대캐피탈이 딱 그렇다. 우리 팀의 파죽지세가 어디까지 갈지 잘 모르겠다"며 "다른 세 팀 감독님들이 너무 겸손하신 것 같은데 현대캐피탈을 이기기 위해 올라오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하실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이 있듯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우승 후보로 주목받지 못해 섭섭했던 마음과 우승에 대한 각오를 교양 있게 밝힌 것.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남긴 명언으로 현대캐피탈이 우승할 때가 됐다는 뜻을 담은 한 마디였다.

다른 감독들은 현대캐피탈의 상승세를 막기 위한 전략을 말했다. 임도헌 감독은 "만약 챔피언결정전에 가면 현대캐피탈이 빠른 플레이를 하니까 서브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처리하기 어려운 서브를 통해 상대 공격 스피드를 떨어뜨리겠다는 계산이다.

또 김세진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되기 때문에 아직 현대캐피탈이 적은 아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 나간다면 블로킹에 중점을 두고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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