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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코트도 마음껏 즐겨라, 최태웅의 '놀이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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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코트도 마음껏 즐겨라, 최태웅의 '놀이터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08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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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배구로 후반기 18연승, 전문가 예상깨고 7년만에 정규리그 우승…"마지막까지 신나게 경기"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마지막 경기까지 신나게 했으면 좋겠어요."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를 앞뒀지만 7년 만에 천안 현대캐피탈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최태웅 감독은 담대했다. 정작 자신은 긴장한 듯 손끝을 떨었지만 선수들만큼은 부담없이 신나게 경기를 하자고 주문했다. 이른바 최태웅 감독의 '놀이터론(論)'이다.

최태웅 감독을 비롯해 김세진 안산 OK저축은행 감독, 임도헌 대전 삼성화재 감독, 장광균 인천 대한항공 감독대행 등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네 팀 사령탑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8일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최태웅 감독은 마음의 부담을 갖지 말고 신나게 즐기자고 말했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천안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즌 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이나 대한항공을 우승후보로 점쳤다. 여기에 삼성화재가 2강을 위협할 후보로 꼽혔을 뿐 현대캐피탈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아픔을 맛보면서 김호철 감독까지 사퇴했다.

현대캐피탈의 선택은 젊은 감독의 중용이었다. 코치도 해보지 않았던,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선수로 뛰었던 최태웅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미처 은퇴식도 치르지 못해 올 시즌 정규리그 홈 마지막 경기에 가서야 공식 은퇴식을 치렀을 정도였다.

최태웅 감독이 현대캐피탈을 맡아 처음 했던 일은 선수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휴가를 마치고 선수들을 처음 만났을 때 성적이 좋지 않아서인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며 "시즌 전부터 주목받지 못했다. 언뜻 볼 때 쓸모없어 보였지만 나중에 큰 쓰임을 받는다는 '무용지용'이란 말이 있다. 우리가 바로 그런 팀이었다"고 회상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 뒤에는 한번 신명나게 놀아보자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실제로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면서 호통을 친 적이 없었다. 선수들을 혼내는 말이라 해봤자 "여기 있는 팬들은 모두 너희들을 보러 온거야. 너희들을 보러온 팬들 앞에서 한번 신명나게 놀아봐야 하지 않겠니" 정도였다. 코트를 놀이터로 여기고 화끈하게 놀아보자는 것이 최태웅 감독 지론이었다.

스피드 배구를 들고 나와 파죽의 18연승을 거두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초보 지도자 최태웅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즐기자"는 얘기를 했다.

최태웅 감독은 "즐기는 배구를 하겠다. 이번 포스트 시즌의 키워드로 선택한 단어는 '행복한 놀이터'"라며 "선수들에게 항상 코트에서 재밌게 놀아보라고 지시한다. 지금까지 늘 즐기면서 배구를 했듯이 챔피언결정전도 즐기면서 하겠다"고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천안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왼쪽)과 대표 선수로 나선 세터 노재욱이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챔피언결정전을 맞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대표 선수자격으로 미디어데이에 나온 세터 노재욱도 이에 동의했다. 노재욱은 "감독님 말씀대로 우리는 웃고 즐기면서 배구를 한다. 감독님도 우리를 웃게 해주시고 재밌는 배구를 하게 만들어주시니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배구장이 정말 놀이터라고 생각한다. 즐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의 포스트시즌 코트가 신명나는 놀이터가 되는 날은 18일부터다.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 대한항공 가운데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팀과 오는 18일과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1, 2차전을 치른다.

5전 3선승제로 진행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4차전까지 승패가 나지 않을 경우 26일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5차전까지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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