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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V리그 남자부 우승, 신예-노장 '4색 세터'에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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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V리그 남자부 우승, 신예-노장 '4색 세터'에게 물어봐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08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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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는 세터놀음' 노재욱-곽명우-유광우-한선수 미디어데이 '얼굴 점령'...서로 경계하며 출사표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세터의 토스워크가 얼마나 안정되고 공격수의 성향을 잘 맞추는지에 따라 경기 승패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가 있더라고 세터가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때문에 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는 모두 각팀의 대표선수로 세터들이 나왔다. 노재욱(24·천안 현대캐피탈)과 곽명우(25·안산 OK저축은행), 유광우(31·대전 삼성화재), 한선수(31·인천 대한항공) 등 4명의 세터들은 자신이 잘해야만 팀이 이긴다는 각오를 다지며 출사표를 던졌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천안 현대캐피탈 노재욱(왼쪽부터), 안산 OK저축은행 곽명우, 인천 대한항공 한선수, 대전 삼성화재 유광우가 8일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트로피에 손을 모으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4강 사령탑 역시 뜻은 똑같았다. 현대캐피탈을 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최태웅 감독을 비롯해 정규리그 2위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3위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 4위 대한항공 장광균 감독대행 모두 세터들의 활약에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4색 세터놀음이다.

◆ 현대캐피탈 '우승 메이커' 노재욱, 그러나 경험이 문제다

2014~2015 시즌 1라운드 3순위로 구미 KB손해보험(당시 LIG손해보험)에서 프로 데뷔한 노재욱은 지난해 현대캐피탈의 '스피드 배구'를 주창한 최태웅 감독의 부름을 받고 이적했다. 토스 타이밍이 빠르고 볼배급이 다양해 최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배구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최태웅 감독의 생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최 감독의 '스피드 배구'를 그대로 코트에서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노재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재욱의 한박자 빠른 토스에 상대팀들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전체 36경기 가운데 후반기 18경기를 모두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빠른 배구를 가능케 만든 노재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재욱의 성균관대 1년 선배인 곽명우도 "재욱이는 높은 위치에서 빠르게 나가는 토스워크가 좋다. 높은 위치 타점이 장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문제는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와는 다른 구도가 된다는 점이다. 노재욱은 이번이 첫 포스트시즌이다. 경기마다 상대팀이 바뀌는 정규리그가 아니라 한 팀과 최소 세 차례 맞붙어야 하는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이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이 뒤따른다.

빠른 토스워크와 속공이 상대팀에 의해 간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세트가 간파되고 공격이 막힐 경우 경험이 부족한 노재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천안 현대캐피탈 노재욱이 8일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최태웅 감독도 "노재욱이 현대캐피탈을 이끄는 주역이지만 경험이 없다는 것은 분명 단점이다. 경험 부족을 극복한다면 노재욱이 승리를 이끌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 팀의 최대 약점이 될 수 있다"며 "정규리그 18연승을 달려왔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분명 위기가 올 것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노재욱은 "우리 팀은 빠른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올려도 득점을 올릴 수 있다"며 "오레올의 후위 공격도 가능하고 (문)성민이 형의 공격도 가능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다양하게 토스를 올려 공격의 다양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 어려운 살림 꾸려가는 곽명우, 이민규의 빈자리 메운다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은 시즌 후반기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주전들의 부상이 계속 이어지면서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할 정도가 됐다. 3라운드까지 13승 5패(승점 41)를 기록하며 당시 2위 대한항공(12승 6패, 승점 36)에 앞선 선두를 달렸지만 4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는 10승 8패(승점 30)밖에 챙기지 못했다. 마지막 6라운드에서도 2승 4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원인은 주전세터 이민규의 공백이 크다. 이민규가 지난 1월 어깨 부상을 입었고 정밀검사 결과 어깨 연골 파열 진단을 받아 수술 후 6개월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시즌을 마감한 이민규에 대해 김세진 감독도 "마음을 비웠다"고 말할 정도였다. OK저축은행의 후반기 추락에는 이민규의 공백이 있었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안산 OK저축은행 곽명우가 8일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자리를 곽명우가 대신하고 있다. 그나마 OK저축은행이 정규리그를 2위로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곽명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려운 살림을 이끌어가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제 송희채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올 시즌이 마지막 한국 무대가 될 시몬도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곽명우는 "OK저축은행의 시몬은 속공이 강점이다. 상대팀이 시몬의 속공을 대비하고 들어오지만 알면서도 막기 힘들어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리고 반드시 올라가야 하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OK저축은행의 강점은 바로 시몬의 속공이다.

팀이 어렵지만 곽명우는 김세진 감독의 지시에 잘 따르면서 선수들 사이 신뢰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곽명우는 "선수들이 서로 웃고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규리그 2위라는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며 "믿음에서 좋은 성적이 나온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선수들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유광우와 한선수, 경험의 대충돌

우승팀 현대캐피탈 노재욱, OK저축은행 곽명우와 달리 유광우와 한선수는 각자의 소속팀에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주전 세터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시즌이 없었던 삼성화재를 이끌고 있는 유광우나 대한항공의 든든한 버팀목인 한선수 모두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한 플레이가 장점이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대전 삼성화재 유광우가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두 베테랑 세터가 오는 1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단판 승부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지는 순간 그 팀의 시즌은 끝이다. 베테랑 세터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안다. 31세 동갑내기인 두 에이스의 자존심 대결이 벌써부터 뜨겁다.

유광우는 "중학교 때부터 (한)선수를 너무나 봐왔고 잘 안다. 선수가 춤을 추는 순간 상대팀은 흔들린다"고 경계했고, 한선수도 "(유)광우는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큰 경기 경험이 많다. 광우의 토스에 밀리지 않겠다"고 맞받아쳤다.

삼성화재에는 세계적인 공격수인 그로저가 있다. 결국 유광우의 루트도 그로저다. 유광우는 "사실 선수가 모두 좋아서 누구에게 올려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준플레이오프 당일에 누구에게 집중적으로 올려줘야할지 결정하겠다"면서도 "그로저의 공격 옵션이 가장 뛰어나다. 대한항공이 알고도 못잡을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한선수는 "내가 토스를 잘 올리면 된다"며 "한동안 김학민이 주춤했는데 요즘 들어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고 말해 김학민에게 집중적으로 토스를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인천 대한항공 한선수가 8일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포스트시즌을 맞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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