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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개막 핫이슈] ④ 35살 리그, 반드시 달라져야 할 3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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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개막 핫이슈] ④ 35살 리그, 반드시 달라져야 할 3제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3.30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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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스포츠Q 편집위원 제언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이라는 슬로건을 달고 시작한 프로야구가 1982년 출범 후 벌써 35번째 시즌을 맞는다.

그동안 프로야구는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팀 수와 연고지, 구장 등 외적인 부분부터 합의판정, 12초룰 등 제도적인 부분에도 변화를 거듭해왔다. 지난해부터는 KBO리그로 정식 명칭이 바뀌기도 했다.

리그의 발전을 위해 변화에 두렵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미흡한 부분은 나오기 마련이다. 무엇이든 완벽이란 없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KBO리그가 팬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달라져야 하는지를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 결정적일 때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구사해 '염갈량'이라는 별명이 붙은 염경엽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Q DB]

◆ 작전이 가미된 '스몰볼'로 변화해야 한다

최근 2년간 KBO리그는 극심한 ‘타고투저’ 양상으로 진행됐다. 리그에 타율 3할 타자가 2012시즌 13명에서 이듬해 16명, 2014년엔 무려 36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28명의 타자가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중심타선에서 3할이 넘지 않으면 부진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물론 이를 단순히 하나의 흐름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각 구단 투수들의 수급이 줄었고 공인구의 반발력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필연적인 요인이 있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은 “타고투저 양상이 되면서 경기의 질이 떨어졌다”는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물리적인 힘을 가해서라도 이 흐름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행동으로 옮긴 것이 ‘공인구 단일화’다. 지난 시즌 내내 지적됐던 ‘탱탱볼 논란’을 잠재운 것. KBO는 “야구공에 대한 공인 규정을 더욱 강화하고 엄격히 관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빅볼’에서 ‘스몰볼’로 가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의미의 스몰볼로 가기 위해서는 벤치가 적절한 작전을 내림으로써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로야구가 양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야구팬들의 수준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 2군 감독 출신 박용진 스포츠Q 편집위원은 “스몰볼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분석을 통한 벤치의 작전이 필요하다”며 “주자가 1, 3루에 있을 때 내릴 수 있는 이중 도루 작전만 해도 무려 5개나 된다. 이 작전을 언제 쓰느냐가 중요한데, 이는 수많은 분석과 시행착오가 있어야만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원칙에 입각해 작전을 쓰면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가장 적절한 예시가 바로 염경엽 넥센 감독이 경기 후반 ‘신의 한 수’로 꺼내는 ‘딜레이드 더블 스틸(delayed double-steal)’이다. 염 감독은 2014시즌 중요한 순간에 이 작전을 쓰면서 재미를 봤다. ‘염갈량’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 계기도 바로 이 작전을 사용하면서부터였다.

박용진 위원은 “전력만 강하다고 우승하는 건 아니다. 꼭 무언가를 하려고만 하는 작전이 아니라 어느 타이밍에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프로야구 선수의 '도덕적 책임', 그 무게감 느껴야

올 시즌은 물의를 일으킨 프로야구 선수들의 반성이 필요한 해이기도 하다. 매일 팬들에게 노출되는 직업인만큼 도덕적인 책임도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유독 법적, 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이 많았다. 한국시리즈 판도를 뒤흔든 원정도박 파문을 비롯해 전 여자친구로부터 폭로된 장성우(kt)의 SNS 사건, 음주운전, 금지약물 복용사건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몇몇은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았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사건도 있다.

이런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박용진 위원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의견을 내놓았다. “KBO리그 일주일에 6경기를 치르는 경기이다. 매일 평가를 받기 때문에 심리적인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스스로 사전 훈련이 필요하다. 평소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마음을 최대한 편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선수가 우선' 감독들의 확실한 철학이 필요

아울러 KBO리그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팀을 맡고 있는 감독들의 확실한 철학과 색깔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로 부임한 감독이 자기 팀에 확실한 색깔을 입히기까지는 보통 2~3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선수단 파악부터 시작해 시즌 중에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112이닝을 지난해 던져 '혹사 논란'을 피해가지 못한 한화 투수 권혁.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하지만 구단은 감독을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을 수가 없다. 감독이 마음먹고 자신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있지 않다.

그럼에도 사령탑이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팀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팬들은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특정 선수들을 혹사시키는 야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 선수를 우선시하는 감독들의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용진 편집위원은 “지난해에는 유독 ‘혹사 논란’을 받은 감독들이 많았다. 선수를 먼저 생각한다면 혹사나 투수의 퀵 후크 등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2군 자원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가용 폭을 넓히는 게 필요하다. 특정 선수들만 쓰면 당장 한두 경기는 이길지 몰라도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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