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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로 호소한 박태환, 완강한 대한체육회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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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로 호소한 박태환, 완강한 대한체육회 움직일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5.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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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청서 기자회견, "국가에 봉사할 기회 달라"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수영으로 좋은 면모를 보여드리고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27)이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지난날 자신의 잘못에 대한 사과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허락해 달라는 의미로 큰 절을 올렸다. 이것이 대한체육회의 향후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태환은 2일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자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모습을 보인 그는 “수영선수이기 때문에 성적과 결과로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수영으로 좋은 면모를 보여드리고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뒤 큰 절을 올렸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박태환의 누나 박인미 씨도 목례를 하며 동생과 같은 뜻임을 알렸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2014년 9월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8개월간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 기간은 완전히 지났지만 ‘징계 만료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올림픽 D-10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체육회는 ‘기록은 기록이고 규정은 규정’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이중 처벌 논란 이전에 약물 복용은 반사회적인 문제다. 이중 처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태환은 2013년 2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인천시청 소속 선수로 활약한 인연이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둔 시점에 그의 이름을 딴 ‘문학 박태환수영장’이 건립되기도 했다.

박태환에게 올림픽에 나설 기회를 주자고 촉구하기 위해 이날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박태환은 한국을 수영 강국의 대열에 올려놓은 국민적 영웅이었다. 그가 없는 수영계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박태환은 이미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처벌을 받았고 국내외 이와 유사한 이중처벌 사례에서 규정을 바꿔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던 선례도 있다”며 선처를 구했다.

또 “박태환의 나이를 고려할 때 리우 올림픽은 수영선수로서 마지막 무대가 될 확률이 높다. 징계기간에도 꾸준히 훈련해 최근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진정성을 높이 평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유정복 시장은 “박태환에게 본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올림픽 출전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대한체육회 관계자 여러분께서 전향적 판단을 해 주시길 머리 숙여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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