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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동네변호사 조들호' 서민 변호 신념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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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동네변호사 조들호' 서민 변호 신념 꺾었다?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5.25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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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박신양이 최후의 승부를 앞두고 자신이 그동안 지켜온 '서민을 위한 변호'라는 신념을 꺾고 말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24일 방송된 KBS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연출 이정섭 이은진) 18회에서는 조들호(박신양 분)가 대화그룹으로부터 막대한 수임료를 받아챙긴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게 된 법무법인 금산의 장신우 대표(강신일 분)의 변호를 자청하며, 이은조(강소라 분)와 충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신양은 법무법인 금산의 부대표이자 그의 전처였던 장해경(박솔미 분)과 손잡고 대화그룹 정금모 회장(정원중 분)의 비자금 장부인 '정금모 리스트'를 터트리며 정원중 뿐 아니라 차기 검찰총장을 노리는 신영일 서울지검장(김갑수 분)까지 무너트리려고 했다.

▲ 24일 방송된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동네 변호사' 조들호(박신양 분)가 장인이었던 법무법인 금산의 장신우 대표(강신일 분)의 변호를 자청하고 나서 그 속내에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사진 =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

김갑수는 이 시점에서 과거 정원중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페이퍼컴퍼니의 명의가 박솔미에게 있음을 이용해 박솔미를 체포해 '정금모 리스트'에 대한 기자회견을 무마시키고, 박신양은 박솔미가 서류상 대표로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국제 자선사업단체로 위장시키며 페이퍼컴퍼니에 있던 김갑수의 비자금 300억 원을 모두 자선사업기금으로 출연시키며 김갑수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3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날린 것에 이어 박솔미까지 풀어주는 상황이 되며 박신양에게 참담하게 농락당한 김갑수는 최후의 카드로 법무법인 금산에 대한 총공격에 들어간다. 이미 금산의 파트너변호사인 김태정(조한철 분)에게 차기 대표직을 약속하고 내부에서 정보를 확보한 김갑수는 아들 신지욱 검사(류수영 분)에게 '파워킹 소송'으로 금산이 대화그룹으로부터 50억 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챙긴 것에 대한 압수수색과 대표 강신일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다.

김갑수가 강신일의 뒤통수를 친 이유는, 강신일이 딸인 박솔미를 구하기 위해 김갑수를 배신한 것에 대한 응징이었다. 그리고 박신양은 '힘없는 서민을 위한 변호'를 한다던 그의 신념을 깨고, 스스로 강신일에 대한 변호를 자청하고 나선다.

물론 강신일이 김갑수에게 당하게 된 것은 분명 자신을 배신한 강신일에 대한 김갑수의 사적인 복수가 가미된 것이긴 하지만, 재판 한 건에 50억 원이라는 막대한 수임료를 챙긴 법무법인 금산 역시 사회적인 지탄을 피하기는 분명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신양은 그의 신념에서 볼 때는 똑같이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응징되어야 할 금산을 위해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다.

신참 변호사로 법무법인 금산에 들어가 대형 로펌의 부조리함을 온 몸으로 체험했고, 금산에서 쫓겨난 이후 박신양을 따라 올바른 신념의 변호사로 성장하고 있던 이은조(강소라 분)는 이런 박신양의 결정에 결국 반기를 든다. 강소라는 "지금까지 변호사님 행보와는 맞지 않는다"며 금산의 부도덕함을 꼬집지만, 박신양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강신일의 변호를 맡겠다고 말해 강소라를 실망시킨다.

하지만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마지막 재판을 앞두고 벌어진 박신양의 '변절'은 사실 '변절'이 아닌 박신양이 지켜오고자 했던 신념의 연장선 위에 있었다. 박신양이 지켜주고자 했던 것은 소속 변호사만 100명이 넘는 국내 최대의 로펌인 법무법인 금산의 기득권이 아닌, 바로 강신일이라는 사람 그 자체였던 것이다.

박신양은 잠시 방황 끝에 다시 돌아와 강신일의 변호를 자청한 이유를 묻는 강소라에게 "가족이라서"라고 말한다. 이 말은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이 저지른 범죄까지도 조용히 묻겠다는 비리의 발로가 아닌,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고민 끝에 나온 결단일 것이다.

▲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사진 =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박신양은 3년 전 검사복을 벗고 노숙자로 지내다가, 보육원부터 같이 자라온 친한 동생 강일구(최재환 분)가 억울하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눈 뜨고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대기업의 횡포에, 권력자들의 놀음에 힘없이 당하는 서민들을 위한 변호를 하면서 박신양은 바쁘게 검사일을 하던 시절에는 공감할 수 없었던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그렇기에 박신양이 변호를 맡겠다고 자청한 강신일은 초대형 로펌인 금산의 대표가 아닌 그의 가족이자 장인이었고, 금산이 저지른 부도덕한 일과는 별개로 강신일이 그보다 더욱 힘센 권력을 쥐고 있는 권력자 김갑수에게 억울하고 부당한 피해를 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물론 가족이라는 이유가 결정적이지만, 이런 관점에서는 박신양이 강신일의 변호를 맡는 것은 그가 지켜온 신념의 연장선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18회의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김갑수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사실상 내정되며 그가 노리던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다. 하지만 박신양은 김갑수의 검찰총장 내정 환영장에 등장해 샴페인을 들어올리며 "이 샴페인을 미역국으로 바꾸겠다"고 큰소리를 치며 최후의 결전을 알리는 선전포고를 했다.

박신양이 과연 마지막까지 그의 신념을 지켜가며 거대한 권력과 맞서 싸울 수 있을까? 이제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이야기는 마지막 한 주, 단 2회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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