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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아내에게 바친 3763일만의 골' 전북 하루만에 선두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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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아내에게 바친 3763일만의 골' 전북 하루만에 선두 탈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14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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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중계하는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 앞에서 헤딩 결승골…경남에 1-0 승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10년 넘게 골을 터뜨리지 못한 선수가 아내가 경기를 지켜보는 앞에서 득점을 올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또 만약 그 아내가 아나운서이고 중계 방송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면?

영화로 만들어져도 충분한 일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나왔다. 그 주인공은 '원조 진공청소기' 김남일(37·전북 현대)이었다.

김남일은 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경남FC와 홈경기에서 후반 38분 레오나르도의 프리킥 크로스를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넣으며 선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김남일이 K리그에서 골을 넣은 것은 전남에서 뛰고 있던 2004년 5월 26일 인천과 경기 이후 무려 3763일만이다. 김남일은 이날 골로 K리그 통산 9호골을 넣었다.

또 하위권 경남을 상대로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했던 전북은 80분 넘게 골문을 열지 못하다가 김남일의 한방에 1-0으로 이기고 전날 포항에 내줬던 선두 자리를 하루만에 되찾아왔다.

포항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전북은 높은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경남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박주성과 스레텐 등 스리백으로 나선 경남도 전반 중반부터 역습을 펼치며 전북을 괴롭혔지만 경기를 주도한 것은 전북이었다.

전반 20분 경남 공격수 스토야노비치가 부상으로 송수영과 교체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흐르기도 했지만 여전히 전북은 경남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다급해진 최강희 감독은 전반 43분 수비수 정인환을 빼고 공격수 레오나르도를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전반 44분 레오나르도의 중거리슛으로 경남의 골문을 위협하며 '닥공(닥치고 공격)'이 살아난 전북은 후반 6분 한교원을 빼고 이승현을 넣었고 후반 20분 카이오 대신 이상협을 투입시키며 더욱 공세를 강화했다.

▲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14일 열린 경남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김남일(왼쪽)이 수훈선수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를 안아주고 있다. [사진=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또 이동국 역시 날카로운 슛과 몸놀림으로 경남의 골문을 노렸지만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에 막혀 좀처럼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전북에게는 역시 한방이 있었다. 레오나르도가 왼쪽 미드필드에서 올린 프리킥이 전북 선수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정확하게 향했고 공은 김남일의 머리를 맞고 그대로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남일은 10년 4개월만에 터뜨린 골에 감격했고 중계 방송을 위해 전주월드컵경기장에 와 있던 김보민 아나운서 역시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 전북은 후반 38분 김남일의 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승점 3을 챙기고 15승 6무 5패, 승점 51을 기록, 포항을 승점 1 차이로 제치고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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