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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호날두 6전7기 대관식, 메시도 흘리지 못한 '메이저 우승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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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호날두 6전7기 대관식, 메시도 흘리지 못한 '메이저 우승 눈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7.11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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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04 준우승 외엔 메이저대회 정상과 거리 멀어…7번째 도전 만에 메시도 못한 우승컵 감격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라이벌'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는 통한과 회한의 눈물만 흘렸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드디어 포르투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호날두는 유럽축구선수권 유로2016에서 경기 시작 25분 만에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눈물을 쏟았지만 불과 2시간여 뒤 환희를 맛봤다.

포르투갈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벌어진 프랑스와 유로2016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4분에 터진 에데르(LOSC 릴)의 선제 결승골을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유로2004에서 그리스에 1-0 패배를 기록하며 첫 우승 도전에 실패한 뒤 12년 만에 다시 유로 대회 결승에 올라 정상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고(故) 에우제비우도, 자신이 7번을 달기 전에 대표팀 7번 주인공이었던 루이스 피구도 해내지 못했던 포르투갈의 메이저 우승을 안겼다.

◆ 메이저 대회 출전 12년만에 처음으로 따낸 우승 트로피

호날두는 2003년 8월 21일 카자흐스탄과 경기를 시작으로 처음으로 A매치를 치른 뒤 유로2004를 통해 메이저 대회에 데뷔했다. 호날두는 유로2016에서 헤나투 산체스(바이에른 뮌헨)가 깨기 전까지 최연소 유로대회 출전 기록을 갖고 있었다. 당시 17번이었던 호날두는 유로2004에서 2골을 넣으며 맹활약했지만 그리스와 결승전에서 1-0 패배를 기록한 뒤 눈물을 쏟았다.

2년 뒤 독일 월드컵에서 호날두는 어느새 포르투갈의 떠오르는 샛별이 됐다. 여전히 등번호는 17번이었고 피구가 뛰었을 때지만 이란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두번째 골을 넣으며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진출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프랑스와 준결승전에서 지네딘 지단에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1-0 패배를 기록,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결국 4위에 그쳤다.

이후 포르투갈은 호날두 체제로 재편됐지만 좀처럼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유로2008에서는 8강에 그쳤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역시 16강에서 걸음이 멈췄다. 유로2012 역시 준결승전에서 스페인에 승부차기에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브라질 월드컵은 아예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하고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포르투갈은 점점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져만 갔고 아이러니하게도 호날두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어갈수록 포르투갈 대표팀의 전력은 약해져만 갔다. 포르투갈은 유로2016에서도 우승후보가 아닌 '언더독' 정도로 분류됐다.

그러나 호날두가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전반 25분 만에 부상으로 빠지자 오히려 포르투갈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프랑스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수비라인을 끌어내리긴 했지만 압박 수비와 페널티지역 내 밀집 수비를 통해 예봉을 꺾었다. 골키퍼 역시 선방 능력을 선보이며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올리비에 지루(아스널) 등이 버틴 프랑스의 무서운 공격력을 봉쇄했다.

◆ 라이벌 메시가 아직 갖지 못한 대표팀 우승컵, 위대한 업적을 남기다

부상을 당해 중도에 교체되면서 눈물을 쏟았던 호날두는 처치를 받고 다시 벤치로 돌아와 동료 선수들을 독려했다. 후반전이 끝난 뒤 연장 시작 전에는 선수들을 다독였고 경기 막판에는 테크니컬 지역까지 나와 마치 감독처럼 소리를 지르고 사인까지 보냈다. 결국 주심 휘슬이 울리자마자 호날두는 메시도 흘려보지 못했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호날두와 메시는 각자 소속팀에서는 언제나 승자였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세 차례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메시도 바르셀로나에서 네 번이나 유럽 클럽 최정상을 이끌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수여하는 발롱도르도 호날두와 메시가 나눠갖고 있다.

하지만 호날두는 이제 메시가 갖지 못한 '별' 하나를 더 달았다. 바로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업적이다. 호날두는 에우제비우와 피구도 해내지 못했던 포르투갈의 메이저 대회라는 경력을 갖게 됐지만 메시는 코파 아메리카는 물론이고 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을 네 번이나 경험하면서 늘 마지막에 눈물을 흘렸다.

호날두는 경기가 끝난 뒤 UEFA 홈페이지를 통해 "너무나 행복하다. 2004년부터 오랫동안 원했던 것을 이제서야 얻었다"며 "내 선수 경력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언제나 대표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따고 싶다고 말해왔는데 드디어 역사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불행하게도 부상으로 중간에 나가 술술 풀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뛰어난 동료들을 믿었다"며 "팀 동료와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에 감사한다. 응원해준 포르투갈 국민들에게도 고맙다.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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