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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탐구](2) 배우 우현, 자타공인 '비주얼 배우'인 그의 연기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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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탐구](2) 배우 우현, 자타공인 '비주얼 배우'인 그의 연기 스펙트럼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7.1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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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신스틸러(Scene stealer)는 말 그대로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주연 배우만큼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열정적인 연기력으로 장면을 압도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극에 다채로운 매력을 더하는 그들은 이야기를 원활하게 굴러가게 하는 '윤활제'다. 스포츠Q는 연재 '신스틸러 탐구'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스틸러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세계를 작품 속 장면을 중심으로 조명한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비주얼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 장동건·원빈 같은 자타공인 한국의 대표 미남이 떠오를 것이다. 배우들은 잘생긴 외모로 TV와 스크린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러나 깎아놓은 듯이 잘 생긴 외모만이 관객과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건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는 작은 세상이고, 세상에는 다양한 얼굴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배우 우현의 비주얼은 독보적이다. 작은 키와 본래 나이보다 더 많아보이는 노안, 사연 있을 것 같은 우현의 눈빛은 그가 어째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하는 신스틸러인지 설명해준다. 절친한 배우 안내상과 동갑내기라는 우현은 비교적 늦게 배우 활동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감초역으로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배우 우현은 '미녀 공심이'에서 공혁 역을 맡아 브로맨스 연기까지 펼치는 등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진 =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 방송화면 캡처]

최근 우현은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에서 극중 공심(민아 분)에게 못난 얼굴을 물려준 아빠 공혁 역을 연기하고 있다. 우현은 볼품없는 외모로 매번 아내에게 구박당하고 12년 간 사법고시 공부를 했지만 낙방 이후 백수 가장으로 살아가지만 집 안에서 함께 구박받는 민아의 유일한 아군이다.

우현은 '미녀 공심이'에서 집 안의 '한심한 가장' 역할을 맡고 있지만 때로는 민아를 향한 따뜻한 부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 방송분에서 우현은 아내들끼리의 다툼으로 석대황(김일우 분)과 담판을 지으러 갔다 서로가 과거 혜은이 팬클럽 회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절친을 넘어선 브로맨스를 선보이는 등 코믹한 연기로 사랑스러움을 뽐냈다.

'미녀 공심이'에서 우현이 맡은 공혁 역할은 그동안 그가 맡아온 캐릭터들과 비슷한 면이 있다.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로 첫 드라마 데뷔를 한 우현은 노안인 얼굴과 개성넘치는 외모에서 비롯한 소시민 역을 맡으며 코믹 연기에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우현은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처럼 다수의 작품에서 '노안'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그러나 우현이 코믹연기만을 펼친 것은 아니다. 그는 때로는 섬뜩한 악역을, 때로는 블랙 코미디를 선보이며 흔히 '못생겼다'고 평가받는 배우들이 코믹연기 전문이 되는 것과 달리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완성해 왔다.

우현은 영화 '황산벌'에서 백제군의 노련하고 간사한 책사 임자 역할을 맡았다. 단순히 모자란 연기가 아닌, 비열하고 처세에 능한 책사 역으로 그는 영화의 짧은 순간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의 연기가 빛났던 작품은 영화 '시실리2km'로 그가 맡은 인물 해주는 막내지만 가장 노안인 설정을 바탕으로 웃기지만 왠지 섬뜩함을 자아내는 블랙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줬다.

▲ 우현은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조선 제일검 무휼마저 무릎꿇게하는 은둔고수 이방지 역으로 남다른 카리스마를 뽐냈다 [사진 = SBS '뿌리깊은 나무' 방송화면 캡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우현의 악역 본능이 맘껏 펼쳐진 작품이다. 우현은 그의 비주얼이 단순히 '못생겼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만이 아닌 섬뜩함과 공포를 자아낼 수 있다는 걸 연기를 통해 증명했다.

우현이 대중들에게 자신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 작품은 큰 인기를 끌었던 SBS의 퓨전사극 '뿌리깊은 나무'다. 그는 '뿌리깊은 나무'에서 조선의 무술 고수인 이방지 역을 맡아 작은 키와 노안 비주얼을 오히려 무협지적 은둔고수의 설정을 빛나게 하는 데 이용했다. 우현이 단순히 작품 속 코믹 캐릭터라고 인지해왔던 시청자들은 '뿌리깊은 나무'로 배우 우현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했다.

이처럼 우현은 못생겼다고 평가받는 외모를 가진 배우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오히려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로 발전시켰다. 당장 많은 인상적인 외모를 가진 배우들이 코믹연기 이상의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비해 우현은 다채로운 연기로 독보적인 '비주얼 배우' 자리에 올랐다.

MBC '무한도전'에서 우현은 '못친소 페스티벌2'(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출연해 외모로 굴욕을 당한 바 있다. 하지만 우현은 자신의 외모를 연기적 재능으로 뒤바꾸며 '비주얼 배우'로 거듭났다.

우현은 악역과 선역,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언제 어떤 작품에서도 신스틸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가 출연하고 있는 '미녀 공심이'가 종영을 1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있다. 우현은 다음 작품에선 어떤 캐릭터와 연기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까? '비주얼 배우' 우현의 연기 행보에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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