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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아시아의 미래와 한류가 만난 감동의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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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아시아의 미래와 한류가 만난 감동의 3시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19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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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 한국과 인천 역사·문화 소개…잦은 연예인 출연 지적도

[인천=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한국과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아시아의 미래와 한류를 만났다.

'45억 아시아인의 대축제' 제 17회 인천 아시안게임이 19일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화려한 개회식을 갖고 열전 16일 대장정에 돌입했다.

공식적인 대회 개막을 알리는 아시안게임 개회식은 2700여명의 출연진이 참가, 아시아의 평화를 염원하고 한국과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3시간의 공연으로 펼쳐졌다.

'영화 거장' 임권택 감독이 총감독을 맡고 장진 감독이 연출을 맡은 개회식은 '아시아의 미래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스토리와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참여해 아시아의 시선을 인천으로 집중시켰다.

▲ 경기장 바깥에서 본 아시아드 주경기장.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의 막이 올랐다.

◆ 한국을 알린 스타 총출동, 스포츠스타 등장에 환호성 

1970년대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스포츠 스타들이 개회식에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1984년 LA 올림픽과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유도)와 1970년대 아시안게임 투포환 2연패를 달성하며 '아시아의 마녀'로 불렸던 육상의 백옥자를 비롯해 배드민턴의 박주봉, 핸드볼의 윤경신, 체조의 여홍철, 육상의 백옥자, 탁구의 현정화, 하키의 신정희, 역도의 장미란이 대회기를 들었다. 특히 장미란의 이름이 호명됐을 땐 장내가 떠나갈 듯한 함성이 나왔다.

성화에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첫 주자로 나섰고 이어 박인비(골프), 이규혁(스피드스케이팅), 박찬숙(농구), 이형택(테니스)이 나섰다. 친숙한 슈퍼스타들이 등장하자 인천 시민들은 열화와 같은 함성을 보냈다.

박세리(골프), 엄홍길(산악), 이봉주(마라톤), 임춘애(육상)도 발레리나 강수진,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 국회의원 이자스민, 배우 현빈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나왔다.

▲ 한국 선수단은 45개국 중 마지막으로 주경기장에 들어섰다.

◆ 인상깊은 공연, 한류 콘서트 느낌 '호불호' 

한국 영화계를 주름잡는 임권택 감독과 장진 감독이 꾸민 개회식은 상반된 반응으로 엇갈렸다.

1부에서는 '굴렁쇠 소녀'가 나섰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등장해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굴렁쇠 소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였다. 소녀에 이어 수많은 어린이들이 등장해 함께 굴렁쇠 퍼포먼스를 펼쳤다.

2부에서는 성악가 조수미와 인천시민합창단이 금난새의 지휘에 맞춰 고은 시인이 헌시한 '아시아드의 노래'를 제창했다. 3부에서는 45개국 선수단의 입장과 양궁 오진혁, 펜싱 남현희의 선서가 이어졌다. 배우 이영애의 성화 점화와 가수 JYJ, 싸이의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인천 서구 연희동에서 온 모녀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청사초롱 퍼포먼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극찬한 반면 남동구 간석동에서 경기장을 찾은 학생 무리들은 “가수들의 공연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배우가 최종 점화자로 나선 것 또한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실제로 이날 개회식에는 너무나 많은 연예인들이 참여했다. 태극기를 들고 온 기수단에는 배우 현빈이 끼어있었고 배우 장동건과 김수현은 직접 개회식 행사에 참여했다. 대회 주제곡을 부른 JYJ와 싸이에 성화 최종 점화자는 배우 이영애였다. 모두 한류로 유명한 연예인들이었다.

▲ 인천을 찾은 선수단과 관광객을 환영하는 '청사초롱' 퍼포먼스.

◆ 스포츠 축제의 주는 연예인?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최종 성화 점화자는 드라마 대장금으로 널리 이름을 떨친 여배우 이영애였다.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슈퍼스타긴 하지만 스포츠인이 아닌 연예인이 최종 점화자라는 사실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다.

더군다나 조직위가 전날 개회식 해설자료를 배포하며 최종 점화자가 이영애란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진 터라 그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관중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이밖에도 가장 큰 함성을 자아낸 이들은 장동건, 현빈, 김수현 등 미남 배우들이었다. EXO, JYJ가 주가 된 공연에 오랜만에 안방에서 메이저 대회를 갖는 체육인들은 다소 씁쓸해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 OCA 회장의 노력이 엿보인 한국말, 대통령의 개회 선언 

김영수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셰이크 아흐마드 알파하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그는 “OCA를 대표하여 인천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여러분의 성원이 있다면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선수들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사랑해요 인천! 감사합니다”라고 또박또박 발음했다. 6만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OCA 회장의 정성에 열띤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 개회 선언에 나섰다. 개회식 내내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겼던 박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 최종 성화 점화자로 낙점된 이영애(가운데)가 다이빙 선수 김영호(왼쪽), 리듬체조 선수 김주원과 함께 점화 준비를 하고 있다.

◆ 알파벳순이 아닌 가나다순 입장

기존의 메가 스포츠이벤트와는 달리 가나다순으로 입장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네팔이 가장 먼저 입장했고 일본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국이 29~31번째로 나란히 입장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가장 마지막 순서인 45번째로 입장했다. 기수인 레슬링의 김현우가 태극기를 휘날리며 가장 먼저 들어섰고 나머지 선수들은 소형 태극기를 흔들며 함박웃음을 머금고 트랙을 돌았다.

45개국이 입장하는 동안 자원봉사자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가벼운 율동으로 흥을 돋웠다. 말레이시아 선수들은 봉사자들 사이사이에 끼어 동작을 따라하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 먹통된 통신망, 답답한 취재진 

6만여 명 관중들은 마치 섬에 갇힌 듯 했다.

VIP부터 일반 관중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의 휴대폰이 먹통이 됐다. 전화가 오가지 못했고 문자도 주고받을 수 없었다. 와이파이는 물론이고 라우터로도 인터넷을 할 수 없었다. 기사를 송고해야하는 취재진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기자들은 서로 “인터넷이 왜 안되는지 아느냐”고 물으며 조직위 관계자를 찾았다. 조직위는 “개회식 시작 시간인 오후 7시부터 개회식이 끝나는 오후 10시까지 주경기장의 모든 무선 통신망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조직위 관계자 5명을 붙잡고 물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보안 때문이 아니겠느냐” 또는 “모르겠다”였다.

▲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축포가 터지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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