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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모두가 일용직' 짐바브웨 올림픽축구 여전사들, 삶은 고단해도 위대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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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모두가 일용직' 짐바브웨 올림픽축구 여전사들, 삶은 고단해도 위대한 여정
  • 이규호 기자
  • 승인 2016.08.09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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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주장 "여자로서 짐바브웨에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뿌듯하다"

[스포츠Q(큐) 이규호 기자] 설탕 공장 사무원. 짐바브웨 올림픽 여자축구대표팀 주장인 펠리스타스 무존곤디의 또 다른 직업이다. 과거에는 가정부로 일했다.

AP통신은 9일(한국시간) “올림픽에 첫 출전한 짐바브웨 여자축구대표팀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가장 가난한 팀들 중 하나”라며 짐바브웨 대표선수들을 조명했다.

초호화 유람선 실버클라우드는 리우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미국 남녀 농구 대표팀이 묵을 숙소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스위트룸 1주일 숙박 비용만 1만 달러(1106만 원)다.

짐바브웨 대표팀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다. 국가대표로 차출되면 훈련 수당으로 20달러(2만 원)를 받고 경기가 있는 날이면 수당은 50달러(5만 원)가 된다. 무존곤디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모두 일용직으로 돈을 번다.

유니폼도 없어서 남자축구대표팀이 입던 헌옷으로 다시 만들었다. 전지훈련장도 대학 캠퍼스를 빌려 기숙사에서 자고 학생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훈련 장비들은 기본적인 것만 갖췄다.

짐바브웨축구협회는 도움은 커녕 오히려 방해만 됐다. 올림픽 지역예선 경기가 열리는 코트디부아르로 가기 위해 필요한 항공료를 지불하지 않았다. 결국 몰수패를 당하면서 올림픽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에 나온 짐바브웨는 조별리그에서 독일에 6-1, 캐나다에 2-1로 연속 패했다. 오스트리아전이 남아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랭킹 93위 짐바브웨의 객관적인 전력을 볼 때 1승 신고조차 힘든 상황이다.

짐바브웨 여자대표선수들은 자신들이 이룬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무존곤디는 “우리들은 남자축구대표팀보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발버둥치고 있다”며 “하지만 어떤 짐바브웨 대표팀도 해내지 못한 것을 우리는 해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는 기쁨을 떠나 짐바브웨에서 여자로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가장 뿌듯하다”며 “짐바브웨 국민들이 강한 여전사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그렇게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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