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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사격 집단부진-2연패 부담' 짓눌린 김장미, 열일한 그대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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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사격 집단부진-2연패 부담' 짓눌린 김장미, 열일한 그대 떠나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8.10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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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금메달리스트, 진종오 부진에 부담감 짓눌려... 아직도 20대 중반, 도쿄가 있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외로웠다. 김장미(24·우리은행)는 힘겹게 한발 한발 조준했다. 진종오(37·KT)를 시작으로 사격대표팀 동료들의 부진이 이어졌던 터. 견디기 힘든 부담감이었다.

김장미가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 권총 2연패에 도전했던 김장미는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르 올림픽 사격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본선에서 9위에 그쳐 아깝게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세계랭킹 6위, 런던 금메달리스트. 김장미도 진종오처럼 국민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방년에 나섰던 첫 올림픽에서는 한국 여자 권총 사상 첫 금빛 총성을 울렸다. 그때는 처음이라 잘 몰라서 아주 당찼다. 미디어가 이번처럼 시끌벅적하지 않았다.

사격은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획득, 사상 첫 종목 종합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리우행을 앞두고부터 김장미는 선봉에 서서 영광을 재현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올림픽 최종 리허설인 7월 초 한화회장배 전국대회에서 5위에 머무르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014년 세계선수권 은메달, 지난해 리우 월드컵 5위, 올해 바쿠 월드컵 동메달.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긴 했지만 냉정히 말해 확실한 금메달감이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도 올림픽 챔피언이니까 계속 조명을 받았다. 결과는 독이 됐다.

김장미는 완사(5분 동안 5발씩 총 30발 격발)를 20위로 마쳤다. 본래 자신이 없었기에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급사(3초에 1발씩 총 30발 격발)에서 던진 승부수가 적중하는 듯 했다. 그런데 마지막 5발에서 46점에 그쳤다. 합계 582점으로 3명과 동률이 됐다.

사격에서는 동점이 되면 표적 가장 안쪽 원(엑스텐) 10점에 명중시킨 횟수를 따져 순위를 결정한다. 김장미는 '20X'를 기록, '21X'를 기록한 러시아와 스위스 선수에게 뒤졌다.

그렇게 디펜딩챔피언의 올림픽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김장미는 한화회장배를 끝내고선 “올림픽이 끝나면 여행을 가겠다”며 “이미 스케줄을 다 짜놓았다”고 말했다. 많은 걸 포기하고선 청춘을 진천선수촌과 국내외 사대에 바친 만큼 일찌감치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기로 결정했다. 머리를 식히러 떠날 때다.

사격은 유도, 펜싱, 레슬링, 체조 등 격한 움직임이 많은 종목에 비해 선수생활이 길다. 자기관리만 잘하면 마흔 전후로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 김장미의 나이는 이제 20대 중반이다.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도 서른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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