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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 금메달 비하인드 스토리 "마지막 격발 직전 심장 터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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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 금메달 비하인드 스토리 "마지막 격발 직전 심장 터질 것 같았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11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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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후에는 끝났구나 싶어, 마음 비우고 실수 반복하지 말자는 생각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마지막 한발을 쏘기 전에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북을 귀에 대고 두드리는 것처럼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였으니까요.”

기적의 역전극을 펼친 '사격 황제' 진종오(37‧KT)가 밝힌 금메달의 비하인드 스토리다. 긴장이라고는 모를 것 같은 멘탈갑이지만 떨리는 마음은 자정을 넘겨 중계를 지켜보던 국민들과 다를 게 없었다.

진종오는 11일 KBS 2TV ‘여기는 리우’에 출연해 이날 벌어진 2016 리우 올림픽 사격 남자 50m권총에서 금메달을 수확, 사상 첫 올림픽 3연패를 이룬 뒷이야기를 밝혔다.

진종오는 이날 결선에서 9번째 격발에서 6.6점을 쏘는 실수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진종오는 “실수를 한 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이 한발로 (10m 공기권총 5위에 이어) 또 끝났구나 싶었다”며 “마음을 비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생각만 했다”고 밝혔다.

한 번의 실수로 인해 1위와 점수가 4.4점까지 벌어졌지만 진종오는 평정심을 찾고 10점 이상의 격발을 이어갔다. 19번째 사격을 마치고는 선두에 1.3점을 앞섰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는 진종오는 “1발 남았을 때 점수 차를 알고 있었다.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사격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9.3점을 쏜 진종오는 드라마 같은 대역전극으로 펼쳐 포디엄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그는 “많은 분들께서 짜릿하게 봤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이런 게 사격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

지난 7일 10m 공기권총에서 5위에 그친 진종오는 실망이 컸다. 공기권총에 더 중점을 뒀다는 진종오는 “준비가 잘 돼서 예감이 좋았는데 실망이 컸고 좌절도 했다”며 “가족의 응원도 많이 받았는데, 속상해서 나도 모르게 슬픈 표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50m 사선에 선 자세가 달라졌다. 진종오는 “10m는 정말 꼼꼼하게 수면시간을 체크하고 밥과 물먹는 양까지 계산하며 준비했는데 잘 안 됐다”며 “50m는 그런 것 없이 편하게 준비하려고 했다. 이것마저 못하면 국가대표로 창피할 것 같아서 경기에서는 더 집중했다”고 전했다.

“노력을 하면서 운이 좋은 케이스”라며 겸손함을 보인 진종오는 마인드 컨트롤 노트를 공개해 달라는 진행자들의 요구에 “방송국에서 거하게 은퇴식을 해준다면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올림픽만 보고 사격에만 매진했지만 천상 사격인이었다. 지금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질문에 진종오는 “총을 닦고 싶다. 원래 경기 후 바로 닦아야 하는데 금메달을 딴 이후 여유가 없었다”며 “내가 아끼는 총을 빨리 닦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빨리 한국에 가서 취미활동하고 싶다. 낚시와 스쿠버 다이빙 좋아한다”며 “부모님도 뵙고 싶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성원해준 국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그는 “10m를 망쳐서 실망하셨을 텐데 50m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한국 선수단들이 아직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니 피곤하시더라도 열심히 응원해주시면 선수들이 힘을 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꾸준한 응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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