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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놀림받고 떠난 '펠프스 키드' 스쿨링, 우상 꺾고 조국 싱가포르에 '1호 금' 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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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놀림받고 떠난 '펠프스 키드' 스쿨링, 우상 꺾고 조국 싱가포르에 '1호 금' 안기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13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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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링 "펠프스 덕분에 좋은 성과 가능", 대통령 "올림픽 지도에 싱가포르 이름 새겨 넣어"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싱가포르라는 작은 나라에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감격의 첫 금메달. 8년 전까지 말을 걸 엄두도 나지 않았던 우상을 꺾고 어깨를 나란히 했다.

조셉 스쿨링(21)의 금빛 스토리다.

스쿨링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수영 남자 접영 100m 결승에서 50초39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2번째로 동시에 들어온 마이클 펠프스(51초14) 등 3명을 제치고 68년 싱가포르 올림픽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싱가포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1948년 런던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해 4년 전 탁구에서 동메달을 2개 따낸 것을 포함해 수확한 메달이 은, 동메달 2개씩에 그쳤다.

스쿨링에게 펠프스는 우상 그 자체였다. 펠프스를 보며 훌륭한 수영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고 올림피언의 꿈을 키웠다. 스쿨링이 펠프스를 직접 만난 것은 2008년. 미국 대표팀이 베이징 올림픽 직전 싱가포르에 마지막 훈련캠프를 차렸을 때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스쿨링은 “내가 훈련하던 곳에 미국 대표팀이 왔다”며 “모든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펠프스다!’라고 외쳤고 그와 같이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직접 그를 보자 너무 놀라 입을 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8년 후 경쟁자로 맞섰다. 그리고 스쿨링은 펠프스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웠던 올림픽 기록(50초58)을 경신했다. 펠프스의 이 종목 4연패도 저지했다. 우상을 뛰어넘은 것이다.

스쿨링은 “어렸을 때부터 펠프스 같은 선수가 되길 원했다. 이 성과는 펠프스 덕분이다. 그의 존재는 내가 더 좋은 수영선수가 되기를 원한 이유였다”고 밝혔다.

▲ 조셉 스쿨링(오른쪽)은 자신의 우상 마이클 펠프스와 대결에서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은 2008년 싱가포르에서 펠프스와 함께 찍은 사진. [사진=ESPN 다렌 로벨 트위터 캡처]

영국군 장교인 증조부와 포트투갈과 유라시아계 증조모,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어머니까지 다양한 인종적 뿌리를 가진 스쿨링은 어린 시절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많은 놀림을 받았다. 그래서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14세 때 미국 유학을 떠났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사립학교 볼스스쿨을 다니면서 수영 실력을 키운 스쿨링은 현재 텍사스대 롱혼스 수영팀에서 미국 올림픽대표팀 감독 출신 에디 리스의 지도 아래 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일간지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14세 때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을 떠났던 스쿨링은 지금 조국에 금메달을 선사해준 주인공이 됐다”며 “스쿨링이 싱가포르에 첫 금메달을 안기는 멋진 대관식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7년간 올림픽에 대한 꿈만 보고 달려온 스쿨링은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결실을 맺었다”며 “또 세계에 싱가포르처럼 작은 나라의 사람들도 스포츠계에서 정상에 설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채널뉴스아시아도 그의 놀라운 우승 소식을 전하며 스쿨링의 소감을 전했다. 스쿨링은 “아주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이 감정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모든 아드레날린이 혈관을 타고 온몸에 퍼지는 것 같다. 꿈을 이뤘다”고 기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싱가포르 정치 지도자들까지 스쿨링의 성과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페이스북에 “역사적인 금메달 획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세계 최강자들과 대결에서 이겼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성과다. 그가 우리에게 정말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해줬다”고 전했다.

토니 탄 켄 얌 싱가포르 대통령도 페이스북에 “역사적 사건을 목격했다. 스쿨링이 쏟아 부은 노력은 보상으로 돌아온다”며 “정말 자랑스럽다. 특히 올림픽 세계 지도에 싱가포르의 이름을 새겨 넣기 위해 혹독할 정도의 훈련을 통해 이뤄낸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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