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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먼 길 돌아 16년만의 금빛 물보라에 담은 어빈의 '포기하지 않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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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먼 길 돌아 16년만의 금빛 물보라에 담은 어빈의 '포기하지 않는 도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14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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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공백기 문신시술소-록밴드 활동, “패배 두려워 한계 생겨서는 안 돼"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포기는 없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미국 수영 대표 앤서니 어빈(35)의 포기하지 않는 도전이 주목받고 있다.

어빈은 13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쿠아틱스 스타디움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40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서 같은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16년 만의 금빛 역영이다.

19세의 어빈은 16년 전 시드니에서 자유형 50m 금메달, 자유형 계영 400m 은메달을 차지하며 미국의 수영 스타로 떠올랐다.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서도 2관왕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어빈은 2003년 돌연 수영계를 떠났다.

괴짜 같은 그의 행동은 이어졌다. 올림픽 금메달을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경매 상품으로 올려 1만7100 달러(1888만 원)에 팔아버렸고 그 수익금을 2004년 인도양 쓰나미 희생자들에게 전했다.

인생의 더 깊은 의미를 찾아 떠난다던 그는 록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문신 시술소에서 일하면서 양팔에 문신도 했다. 역영을 펼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는 그의 팔에서 수영 선수들에게 흔치 않은 화려한 그림을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어빈은 우울증을 겪는 와중에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그곳에서 어린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던 중 수영에 대한 애정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8년의 긴 방황을 마치고 마침내 2011년 풀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오랜 시간을 쉬었지만 어빈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미국 대표팀에 발탁됐다. 12년 만에 출전한 주 종목인 자유형 50m에서는 5위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4년간 훈련을 거듭한 어빈은 디펜딩 챔피언 플로랑 마노두(프랑스)를 0.01초 차로 제치고 포디엄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우승을 차지한 후 어빈은 “비현실적이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터치패드를 찍고 돌아봤을 때 내 이름 옆에 ‘1’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는 웃음이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백기 동안 많은 것을 느낀 어빈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강조했다. 그는 “나이 때문에 못할 것은 없다”며 “패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한계가 생겨서는 안된다”고 긴 방황 속에서 얻은 삶의 진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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