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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100m 김국영, 도쿄를 새긴 소중한 깨달음 '자성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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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100m 김국영, 도쿄를 새긴 소중한 깨달음 '자성과 희망'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8.14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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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큰 경기에서 부진한 김국영, 국제대회 경험 쌓아 도쿄에선 웃는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겠다.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다.”

생애 첫 올림피아드 레이스를 마친 한국 남자 단거리의 ‘간판’ 김국영(25‧광주시청)의 소감이다. 장점은 더 키워나가고 단점을 보완해 4년 뒤 더 좋은 기록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김국영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리우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예선 8조에서 10초37로 9명 중 7위에 그쳤다.

이날 경기한 70명 중 공동 51위에 머무른 김국영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은 물론, 나머지 선수 가운데 상위 8명을 뽑는 마지막 기회도 잡지 못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진선국에 이어 국내 남자 선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남자 100m 레이스를 뛴 김국영은 자신의 한국기록인 10초16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을 남겨 아쉬움을 삼켰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국영은 경기 후 “출발은 좋았다. 40~50m까진 괜찮았는데, 후반에 집중을 못했다. 100m는 리듬이 깨지면 와르르 무너지는데 리듬을 잃었다”며 “큰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한 건 내 탓”이라고 자책했다.

◆ 이번에도 발목 잡은 '메이저 대회 징크스'

리우 올림픽은 김국영이 ‘메이저 대회 징크스’를 아직 안고 있음을 확인시킨 대회였다.

김국영은 한국 단거리 대표주자로서 의미 있는 기록을 연거푸 세웠다. 2010년 6월 대구에서 열린 전국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하며 고(故) 서말구 교수가 1979년 멕시코에서 세운 한국기록 10초34를 무려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그리고 당일 준결승에서 10초23을 기록, 다시금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갑자기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에 부담이 컸을까. 김국영은 이듬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레이스를 치러보지도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부정출발로 실격 당한 것.

시련은 계속됐다. 지난해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10초16으로 자신의 한국 기록을 경신한 뒤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 최선을 다했지만 10초48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이후 김국영은 일본 전지훈련에서 약점인 후반 스퍼트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올림픽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김국영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첫 출전에도 참가에 의의를 두지 않았다. 결과까지 욕심이 난 게 사실”이라며 “어쨌든 기록만 보면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일본 선생님(사토루 다니가와 교수)과 대화를 하면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 기록향상 위한 자가진단, '큰 경기에서 경험 쌓기'

김국영은 자신의 기록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경험 쌓기’를 꼽았다. 당장 기록에 집중하기보다 꾸준히 큰 대회를 뛰면서 강자들에게 맞서는 방법을 연구하겠다는 것.

“앞으로는 이런 레이스를 많이 경험해야 할 것 같다”고 말문을 연 김국영은 “큰 경기를 많이 뛰어야 한다는 걸 느끼고 간다. 1년에 5~6개 대회는 한수 위 선수들과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큰 대회를 앞두고 굳이 국내 경기를 뛸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나보다 한 수 아래 선수들은 올림픽에 안 나오는데 내가 국내 경기에 몸을 맞춘 뒤 (올림픽에) 나온 게 실수”라고 덧붙였다.

동아시아권 선수들이 이번 대회 예선에서 좋은 기록을 냈기에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김국영이다.

중국 셰전예는 10초08로 전체 5위, 일본인 혼혈선수 아스카 케임브리지는 10초13으로 전체 13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수빙티안(10초17 전체 17위)과 일본의 야마가타 료타(10초20 전체 공동 22위)도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국영은 “4년 뒤 도쿄에서는 준결승에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뛰어보니 초반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좀 더 집중하면 괜찮을 것 같다. 희망이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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