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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세번의 손목수술' 델 포트로, 테니스 복귀 반년만에 은빛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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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세번의 손목수술' 델 포트로, 테니스 복귀 반년만에 은빛부활
  • 이규호 기자
  • 승인 2016.08.15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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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045위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2월 복귀…올림픽서 조코비치-나달 꺾어

[스포츠Q(큐) 이규호 기자]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28‧아르헨티나)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테니스 코트에서 일으킨 돌풍은 결승까지였다. 하지만 부상을 극복하고 이뤄낸 은빛 부활은 올림픽 감동 드라마 리우편의 하나로 남게 됐다..

델 포트로는 15일(한국시간) 벌어진 리우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올림픽 최초 단식 2연패를 노리는 세계랭킹 2위 앤디 머리(영국)에 3-1(7-5, 4-6, 6-2, 7-5)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이었지만 델 포트로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메달이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공식 회견에서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2009년 US오픈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다”며 “경기가 끝날 때마다 나를 울게 만든 팬들 때문에 가슴이 벅찬다”고 벅찬 감격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델 포트로가 결승에 진출한 성과는 세계랭킹 141위가 이뤄낸 이변이라고 표현하지만 7년 전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는 2009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꺾고 메이저대회 US오픈 트로피를 거머쥔 실력자였다. 세계랭킹은 5위까지 뛰어올랐다.

얼마 뒤 위기가 찾아왔다. 고질적으로 아팠던 왼쪽 손목이 문제였다. 잦은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을 받았고 기량은 떨어졌다. 결국에는 테니스에서 필수인 양손 백핸드를 구사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회복을 위해서 2년 반 동안 메이저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그동안 랭킹은 1045위까지 떨어졌다. 델 포트로는 은퇴까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는 지난 4월 남자프로테니스(ATP)와 가진 인터뷰서 “테니스를 그만두고 싶었다”며 “집에만 있고 TV에 나오는 테니스 경기를 보지도 않았다”고 고백했다.

▲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는 2009년 US오픈을 우승한 실력자였지만 잦은 손목 부상으로 세계 랭킹이 1045위까지 떨어지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사진=후안 마르틴 델 포르토 트위터 캡처]

하지만 생각을 바꿨다. 다시 도전했다. 세 번째 손목 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쳤다. 지난 2월 복귀했다. 지난 7월에는 윔블던대회에도 나섰다. 그리고 리우 올림픽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되찾았다. 기세등등. 거침없이 상대를 몰아쳤다. 강호들을 연파했다. 승승장구였다.

1회전에서 톱시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위)를 만나 2-0으로 완승을 거둔 게 신호탄. 2012년 런던 올림픽 3,4위전에 이어 조코비치에게 또 한 번 아픔을 안겼다. 경기 전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건을 겪었지만 기세가 오른 그에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준결승에서는 나달이라는 거함이 델 포트로 앞에 섰다. 델 포트로는 남자 복식 금메달에 이어 올림픽 2관왕을 노리던 나달을 2-1로 제압했다. 결승에서도 머리를 4시간 2분 동안 끈질기게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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