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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8년을 기다린 북한 리세광 금메달, 양학선 없이 '도마의 왕' 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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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8년을 기다린 북한 리세광 금메달, 양학선 없이 '도마의 왕' 대관식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1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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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이 '체조 대표' 아냐, 조국 인민들에게 승리감과 용기 줄 수 있을 것"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세계 정상급 기량에도 올림픽과는 유독 연이 닿지 않았던 북한 기계체조 영웅 리세광(31)이 늦깎이 올림피아드 데뷔전에서 금빛 착지에 성공한 뒤 포효했다.

'도마의 신' 양학선(24·수원시청)이 부상으로 불참해 리우 코트에서 진정한 승부를 가릴 수 없었지만 리세광은 '도마의 왕'으로 화려한 대관식을 맞았다.

리세광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개인 도마(뜀틀) 결승에서 1,2차 시기 평균 15.691점(15.616, 15.766점)을 획득, 러시아 데니스 아블리아진(평균 15.516점)을 0.175점 차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리세광은 여자 역도 림정심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북한선수단에 안겼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안마 배길수의 우승 이후 두 번째 남자 기계체조 금메달 쾌거다.

하지만 이 올림피아드 정상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리세광은 2007년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자격은 얻지 못했다.

이후 4년을 별렀지만 리세광은 런던 올림픽에도 나서지 못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직전 북한이 여자체조선수의 나이를 속인 것이 적발돼 2년간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됐기 때문.

또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2014,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에서 2연패를 달성했고 서른을 넘겨서야 드디어 올림피언의 꿈을 이뤘다.

1차 시기에서는 난도 6.4의 ‘드라굴레스쿠 파이크(도마를 앞으로 짚은 후 몸을 접어 2바퀴를 돌고 반 바퀴 비트는 기술)’를 시도했다. 착지에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15.616점을 받았다. 이어 두 번째에는 양학선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리세광(도마를 옆으로 짚고 몸을 굽혀 두 바퀴를 돌며 한 바퀴 비트는 기술)’을 완벽히 소화해 15.766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 포디엄 최상단에 섰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포디엄 가장 위에 오른 리세광이 눈물을 보였다”며 그의 소감을 전했다. 리세광은 “금메달이 개인적으로는 어떤 의미도 없다. 국가를 대표해 얻은 선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것을 위해 브라질에 왔다. 금메달이 조국의 기쁨이 될 것”이라며 "뜨거운 지지를 보내준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았던 양학선은 지난 3월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 파열로 수술을 받았다. 재활에 매진했으나 결국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7위에 머물렀고 2015년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리우에서 진정한 맞대결을 펼치길 기대했으나 다시 한 번 양학선의 불의의 부상으로 무산됐다.

리세광은 양학선에 대한 질문에 “양학선이 체조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호히 답하면서도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리세광은 다시 한 번 ‘조국’을 강조했다. 그는 “인민들로부터 받은 많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금메달을 꼭 따고 싶었다”며 “이 금메달로 조국의 모든 인민들에게 승리감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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