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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28년 기다린 금빛 세일링, 위암에 맞선 55세 랑게 '불굴의 5전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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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28년 기다린 금빛 세일링, 위암에 맞선 55세 랑게 '불굴의 5전6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17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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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림픽 이후 6번째 출전서 금빛 쾌거, 리우 최고령 메달리스트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위암 투병. 두 아들의 사랑 앞에 병마는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요트의 베테랑 산티아고 랑게(55)가 올림픽 출전 28년 만에 금빛 세일링에 성공했다.

세실리아 카란사 사롤리(30)와 한 조를 이룬 랑게는 1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인근 구아나바라 만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요트 혼성 나크라17에서 호주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올림피아드에 데뷔한 랑게는 6번째 출전 만에서 드디어 포디엄 최상단에 섰다. 많은 나이는 물론 위암이라는 악재를 이겨내 더 값진 결실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제외하고 6번째 올림픽 무대다.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지금은 없어진 토네이도 카타마란 클래스에 출전해 두 차례 동메달을 수확했지만 금메달은 처음이다.

랑게는 이번 대회 최고령 메달리스트가 됐다. 역대 올림픽 최고령 메달리스트는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서 72세로 은메달을 따낸 스웨덴 오스카 스완이다. 나이로는 많은 차가 있지만 랑게의 출전 종목이 많은 근력을 필요로 하는 요트이기에 그의 도전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게다가 랑게는 불과 1년 전 위암으로 신음했다. 위 절제 수술을 받았지만 1년 만에 완벽히 회복해 쾌거를 이뤄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경기 후 랑게는 “정말 운이 좋게 암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선수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암을 발견하는 것조차 힘들었을 것”이라며 “스포츠는 내게 인내하는 방법 등 많은 것을 알려 준다”고 밝혔다.

랑게는 이번 올림픽에 요트 49er급 스키프에 나서는 두 아들 야고, 클라우스와 함께 출전했다. 그는 올림픽 재도전을 가능케 한 것은 야고와 클라우스의 독려 덕분이라고 말한다. 자신감과 힘을 가지는 데 큰 성취동기가 됐다는 것.

랑게는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올림픽 내내 모든 순간이 감격스러웠다. 두 아들의 항해를 지켜봤고 내가 그들의 레이싱을 응원했다”며 “두 아들은 레이스가 끝나자마자 요트로 헤엄쳐 와서 내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는 내게 매우 큰 의미”라고 밝혔다.

올림피언으로서 처음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선 랑게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두 팔을 높게 치켜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바로 두 아들에게 달려가 뜨거운 포옹을 하며 감격의 순간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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