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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상무 프로아마농구최강전 역전 우승, 김시래 '투혼의 교과서'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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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상무 프로아마농구최강전 역전 우승, 김시래 '투혼의 교과서'로 읽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28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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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프로-아마최강전 결승전서 21득점 활약으로 4년만에 우승 견인, MVP 등극

[잠실학생체=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최대성 기자] 2쿼터까지만 해도 창원 LG의 우승을 의심한 사람은 없었다. 한때 27점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하지만 군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불사조' 신협 상무는 대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캡틴’ 김시래(27)가 있었다.

김시래는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 KCC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결승전에서 LG를 상대로 3점슛 6방을 포함해 21득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 상무의 84-7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상무는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2012년에 이어 4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4경기에서 평균 18득점, 5.3리바운드, 5.5어시스트를 기록한 주장 김시래는 총 30표 가운데 13표를 얻어 대회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 김시래(가운데)가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2016프로-아마 최강전 결승전을 이긴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전역 후 복귀해야 하는 친정팀을 상대로 한 우승이지만 김시래는 “상대는 중요하지 않았다. 우승하려고 대회에 나왔고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역전드라마를 일군 노련함

이번 대회 상무는 기적같은 역전승을 연이어 연출했다. 지난 2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8강전에서 16점차 열세를 뒤집은 상무는 27일 부산 KT와 준결승에서도 4쿼터 막판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김시래는 “KGC전 역전승이 영향이 있었다. 그렇게 벌어지면 선수들도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역전승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마지막에 집중력을 더 발휘할 수 있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은 상무의 역전 드라마 시리즈의 하이라이트였고 주연은 김시래였다. 상무는 2쿼터 한때 13-40으로 27점차로 끌려갔다. 많은 점수 차에도 김시래는 노련하게 팀을 이끌었고 그의 3점슛이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상무는 전반을 34-51로 뒤진 채 마쳤지만 3쿼터 맹추격을 이어갔다. 김시래는 3쿼터에도 3점슛 2방,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는 쾌조의 슛 감을 보이며 팀을 이끌었고 58-59까지 추격했다. 4쿼터 시작하자마자 역전을 성공시킨 것도 김시래의 외곽포였다. 이후 어시스트 4개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완성시켰다.

김시래는 “주장이기 때문에 내가 흔들리면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다”며 “경기 중간에 팀원들에게 ‘어차피 승부는 4쿼터에 결정된다. 차근차근 따라가면 기회가 난다’고 이야기해줬는데 잘 따라와 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 김시래가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2016 프로-아마최강전 결승전에서 선수들에게 움직임을 지시하고 있다.

상무 선수들은 대회 우승으로 포상 휴가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며칠 휴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부대에 복귀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정말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얻었는데 포상휴가를 많이 챙겨주셨으면 좋겠다. 부탁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국가대표 오가는 강행군 속 빛나는 부상 투혼

김시래는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존스컵 이후 대표팀에 발탁됐고 다음달 9일부터 18일까지 이란 테헤란에서 치러지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상무와 대표팀을 오가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시래는 26일부터 KGC, KT, LG를 연달아 만났고 29일과 31일에는 튀니지와 대표팀 평가전을 치른다.

이훈재 상무 감독은 “김시래에게는 미안하다. 개인적으로 미팅도 했는데 대표팀에서 훈련을 하고 자동차로 한 시간 이상 이동해 숙소로 오고 다음날 다시 경기를 하는 일정이 반복되고 있다”며 “하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미안하다고만 말하기는 좀 그렇다. 김시래와 최부경이한테는 고마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시래는 준결승전에서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까지 입었다. 김시래는 “발을 딛는 것도 아프다. 강하게 테이핑을 했기 때문에 뛸 수 있었다”고 말할 정도다.

김시래가 1쿼터에 던진 3점슛 3개가 모두 림을 외면한 것도 부상 때문이었다. 김시래는 “어제 발목을 삐끗해서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슛을 던지지 않으면 수비를 뚫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아서 과감히 던졌다. 한 번 들어가고 나서 감을 좀 찾았고 그 이후 경기가 잘 풀렸다”고 밝혔다.

▲ 김시래(오른쪽)가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프로-아마 최강전 결승전에서 창원 LG 후배 정성우를 앞에 두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 친정팀 복귀 카운트다운, 김시래 “최적의 몸 만들고 연구할 것”

김시래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양동근이라는 특급 가드에 밀려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고 이듬해 LG로 트레이드됐다. 우승 후 트레이드로 마음고생을 했지만 김시래에게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양동근의 뒤를 받치는 2인자가 아니라 LG의 1인자가 됐기 때문이다.

LG의 주전 가드 역할을 맡은 김시래는 프로 2년차임에도 2013~2014시즌 팀을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내년 1월 26일 상무에서 전역하는 김시래는 다시 LG로 돌아간다.

그는 “늘 LG는 강팀이라고 생각했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좋다. 돌아가게 되면 상무에서 역할과 다를 수 있지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기를 잘 뛸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시즌이 시작하면 LG 경기를 보며 어떻게 뛰어야 할지 연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팀에 복귀하면 23세 동갑내기 가드 정성우, 한상혁과 함께 손발을 맞춰야 한다. 김시래는 “정성우가 강한 스타일이라면 한상혁은 부드럽게 플레이를 한다”며 “연습하다 보면 서로 배울 점이 있을 것이고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프로-아마 최강전 MVP로 선정된 김시래(오른쪽)가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시상식에서 박현식 국군체육부대 참모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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