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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성실함으로 쌓은 박한이 2000안타, '리빙 레전드' 자격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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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성실함으로 쌓은 박한이 2000안타, '리빙 레전드' 자격 충분하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9.0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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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롯데전 첫 타석에서 대업 달성, 삼성 선수로 3번째

[사직=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함이 없었다면 달성할 수 없는 대기록이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한이(37)의 개인 통산 2000안타는 이런 측면에서 고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박한이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서 1회초 첫 타석에 중전 안타를 기록, KBO 역대 9번째 20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사실 역대 8번째로 달성할 수도 있었다. 7일 대구 kt전을 치르기 전까지 박한이는 팀 선배인 이승엽보다 통산 안타에서 1개 앞섰다. 박한이가 1999개, 이승엽이 1998개였다. 그런데 이승엽이 전날 kt전에서 2안타를 몰아치며 박한이보다 먼저 대기록을 썼다.

▲ 박한이(가운데)가 8일 사직 롯데전에서 통산 2000안타를 때린 뒤 류중일 감독(왼쪽), 김동환 대표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을 터. 홈 팬들 앞에서 대기록을 쓸 기회를 놓친 게 아쉬웠을 박한이는 이날 첫 타석에 2000안타를 달성했다.

박한이는 2001년 삼성에 입단한 이후로 매 시즌 꾸준한 면모를 보였다.

첫해부터 테이블 세터를 맡은 박한이는 117안타를 뽑아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에는 탄탄대로였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매 시즌 120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2003년엔 170안타로 최다 안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쟁쟁한 후배들의 등장과 체력적인 한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 117안타, 2009년 104안타에 그쳤다.

그럼에도 박한이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듯 100안타 이상을 계속 때려냈다. 지난해까지 15시즌 연속으로 세 자릿수 안타를 생산했다. 남은 경기에서 22안타를 더 치면 이 부문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양준혁(은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 박한이가 8일 사직 롯데전에서 개인 통산 2000안타를 기록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해에는 부상 때문에 대기록 도전이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12일 대구 NC전을 앞두고 왼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고, 연골이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와 수술을 받았다.

예상보다 이른 5월 15일 1군에 복귀한 박한이는 꾸준히 페이스를 끌어올린 끝에 이날 대업을 이뤘다.

박한이 이전에 통산 2000안타를 때린 삼성 선수는 양준혁과 이승엽밖에 없었다. 두 레전드만큼 위대한 족적을 남기고 있기에 박한이 역시 ‘라이온즈 리빙 레전드’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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