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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볼링여제' 등극, 땀과 눈물로 최다 4관왕 전설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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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볼링여제' 등극, 땀과 눈물로 최다 4관왕 전설 잇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02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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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까지 석권…일본 하기노와 함께 이번 대회 다섯번째 4관왕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노력의 화신' 이나영(28·대전시청)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다섯번째 4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여자 볼링 2인조와 3인조, 개인종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미 3관왕에 올랐던 이나영은 2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여자 마스터스 결승전에서 왕야팅(대만)을 477-437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4관왕이 됐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 4관왕 탄생한 것은 역대 네번째.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양궁 양창훈, 테니스 유진선과 함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볼링 황선옥(류서연으로 개명)에 이은 대기록이다.

또 이나영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다섯번째 4관왕에 올랐다. 이나영이 4관왕에 오르기 전까지 수영 경영종목에서 대파란을 일으킨 하기노 고스케(일본)를 비롯해 기계체조의 야오진난, 수영 경영의 링제타오, 선두오(이상 중국)만이 4관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번 대회 4관왕에 오른 이나영은 여자 5인조 은메달과 여자 개인전 동메달을 포함해 모두 6개의 메달을 획득,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7개를 가져간 하기노에 이어 메달 합계 2위에 올랐다.

이나영은 3관왕에 오른 뒤 대회 일정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에서 피로가 누적돼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5인조전 첫날 장염 때문에 한 끼도 먹지 못하고 볼을 쳤고 둘째날도 죽만 먹고 경기하느라 정신력으로 버텼다.

이나영은 지난 1일 마스터스 블록1에서 2위에 오른 뒤 "3개월 가까이 준비했다. 이제 체력도 한계까지 왔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결국 이나영은 스텝레더 파이널 라운드에 오르는 3명의 선수를 뽑는 블록1, 2경기에서 모두 3474점을 받으며 손연희(30·용인시청)에 이어 1위에 올랐다. 이나영은 손연희와 왕야팅의 승자와 결승을 치르게 돼 다소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2위 손연희와 3위 왕야팅의 경기에서는 왕야팅이 웃었다. 단판으로 치러진 경기에서 왕야팅은 193점을 기록하며 190점의 손연희를 꺾고 이나영과 결승에서 만났다.

결승에서는 두번의 경기가 펼쳐졌다. 1, 2프레임에서 두 선수 모두 나란히 더블을 기록한 가운데 이나영은 3프레임에서 스페어 처리를 하지 못해 흔들렸다. 왕야팅이 2, 3점차로 앞서가는 상황에서 이나영이 8프레임에서 스트라이크를 넣으며 동점을 만든 뒤 마지막 10프레임까지 연속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며 223점을 땄다. 10번 프레임에서 하나의 핀을 놓친 왕야팅에 20점차로 이겼다.

두번째 경기에서도 이나영은 5프레임까지 연속 스트라이크를 넣는 사이 왕야팅은 6프레임에서 스페어 처리를 하지 못하며 흔들렸다. 이나영은 9프레임까지 모든 프레임을 스페어 처리하며 254점의 고득점을 기록했지만 왕야팅은 235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세트 스코어 2-0 뿐 아니라 합계에서도 이나영이 477-437로 확실하게 앞섰다.

이나영은 경기가 끝난 뒤 대회 공식 인터뷰에서 "사실 4관왕까지 생각하지 않았는데 마음을 비우고 즐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왕야팅과 마지막 경기에서 초반에 긴장해 실투가 나왔는데 스트라이크를 한번 친 뒤 긴장이 풀렸고 내 스윙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나영은 "장염 때문에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었는데 신경성인 것 같다. 그래도 결과가 잘 나와 다행"이라며 "부모님께 항상 짜증난다고 그랬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게 해드려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속팀인 대전시청의 박창해 감독의 말에 따르면 이나영은 잠재력은 일반인에 지나지 않지만 그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키가 작아 공에 힘을 싣기 어려운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끝까지 힘을 실을 수 있는 자기만의 스윙을 만들어내 5년 동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런 땀과 눈물, 집념이 있었기에 오늘의 '볼링 여제'가 됐다.

이에 대해 이나영은 "감독님, 저 성공했어요"라고 기뻐했다. 눈물과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역시 진리였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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