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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투수전만큼 빛난 LG-KIA '호수비 열전', 가을야구 품격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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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투수전만큼 빛난 LG-KIA '호수비 열전', 가을야구 품격 높였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0.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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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투수전도 볼만했지만 수준 높은 수비가 나와 가을야구의 진면목을 느끼게 했다.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가 연이은 호수비로 쌀쌀한 가을밤 잠실구장을 수놓았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이날 양 팀은 여러 차례 호수비를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9회초까지 한 점도 나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됐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노수광(가운데)이 11일 LG전에서 호수비를 펼친 뒤 기뻐하고 있다.

먼저 좋은 수비를 보여준 이는 KIA 이범호였다.

이범호는 3회말 1사 2, 3루에서 이형종의 잘 맞은 3루 땅볼을 숏 바운드로 건져 올려 1루에 송구, 주자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다음타자 박용택 타석 때도 초구에 빗맞은 파울플라이가 됐는데, 이범호는 몸을 기울이며 이를 잡아냈다. KIA 더그아웃에선 환호가, LG 벤치에서는 탄식이 교차했다.

김주찬도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KIA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5회말 2사 2루에서 박용택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넘어지면서 건져 올렸다. 박용택은 온몸으로 아쉬움을 표현했고 3루측 스탠드를 메운 KIA 팬들은 환호했다.

LG도 그림 같은 수비로 맞불을 놨다.

5회초 김주찬의 센터 방면 타구를 중견수 문선재가 잘 잡아낸 건 시작에 불과했다.

전날 두 차례 실책을 저지른 오지환이 이날은 두 번이나 호수비를 펼쳐 팀을 구했다. 6회초에는 1사 2루에서 나지완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몸을 날리며 잡아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8회초엔 2사 2루에서 역시 나지완의 땅볼 타구를 역동작으로 잡아 1루로 송구, 아웃시켰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오지환이 11일 KIA와 경기에서 호수비를 펼친 뒤 자축하고 있다.

KIA는 경기 후반 영건들이 빼어난 수비 실력을 뽐냈다.

8회말 2사 1, 3루에서 양석환의 우익수 뜬공을 노수광이 ‘슈퍼캐치’로 건져 올리며 투수 임창용을 웃게 했다. 합의판정까지 갈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잡아냈다.

9회말에는 포수 한승혁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가 빛났다. 무사 1, 2루에서 문선재가 번트를 댔는데, 이것이 붕 뜨면서 포수 뒤쪽으로 향했고 한승혁이 옆으로 날아오르며 낚아챘다.

패하면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양 팀 선수들이 집중력 있는 면모를 보이며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 양 팀의 경기는 승패를 떠나 가을야구의 품격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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