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1:28 (월)
[SQ포커스] '인생투' LG트윈스 류제국, 중압감 이겨낸 캡틴의 위용
상태바
[SQ포커스] '인생투' LG트윈스 류제국, 중압감 이겨낸 캡틴의 위용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0.11 2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IA전 8이닝 무실점 호투, "3회까지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3회까지는 KIA의 응원 소리가 워낙 커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때까진 경기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몰랐다.”

산전수전 겪은 서른세 살 베테랑이지만 그도 사람이었다. 상대팀에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자칫 좋은 투구를 펼치지 못하면 경기를 내줄 수도 있었다.

이런 압박감을 이겨내고 ‘류 에이스’ 류제국(33‧LG 트윈스)이 해냈다. ‘인생투’로 꼽힐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치며 팀의 고척행을 이끌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류제국이 11일 KIA전이 끝난 후 데일리 MVP에 선정된 뒤 동료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LG의 ‘캡틴’ 류제국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서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116구를 던지며 1피안타 6탈삼진 3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상대 선발투수 양현종 역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류제국은 팀의 1-0 승리에 다리를 놓은 공로로 2차전 MVP에 선정됐다. 그는 부상으로 100만원 상당의 타이어뱅크 타이어교환권을 받았다.

경기 후 “날아갈 듯 좋다”고 심경을 밝힌 류제국은 “3회까지는 KIA의 응원 소리가 워낙 커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때까진 경기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몰랐다”고 초반을 돌아봤다. 패하면 그대로 탈락하는 경기에서 선발로 나왔기에 심리적인 압박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류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사사구가 많긴 했지만 6회 1아웃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브렛 필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이 이날 첫 피안타였다.

“정상호 형이 피하다가 볼넷을 주지 말자고 했다. 볼 배합이 잘 맞았다”며 호투의 비결을 밝힌 류제국은 “경기 내내 긴장하고 집중하며 투구했다. 체력적으로 고비가 있었는데, 잘 넘겼다. 여기서 내가 점수를 주면 야수들이 해준 게 다 무너질 거라는 생각을 하며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류제국(오른쪽)이 11일 KIA전에서 호수비를 펼친 오지환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이날 류제국은 최고 시속 145㎞의 속구(74구)와 주무기 커브(24구), 커터(12구), 체인지업(6구)을 적절히 배합해 더 빠른 속구(시속 151㎞)를 뿌린 양현종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류제국은 “양현종과 같은 날 등판했을 때 이긴 적이 없었다. 이번엔 이겨보고 싶었다”면서 “내가 점수를 안 주면 된다. 그러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주장으로서 팀을 준플레이오프까지 이끈 류제국의 시선은 이제 고척 스카이돔을 향한다.

류제국은 “이제는 긴장하기보다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잘한 것”이라며 “단기전인 만큼 선수들에게 부담 주지 않으려 한다”고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류제국의 투구를 지켜본 양상문 LG 감독은 “류제국도 양현종 못지않게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오늘 승패도 중요했지만 류제국이 캡틴으로서 마지막일지도 모른 경기였기에 최대한 믿으려 했다”고 말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