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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캐리어를 끄는 여자' 승소율 2%의 의료소송 소재로 '직업윤리'의 가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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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캐리어를 끄는 여자' 승소율 2%의 의료소송 소재로 '직업윤리'의 가치 전했다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10.1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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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의료사고 관련 소송은 승소율이 낮은 소송에 손꼽힌다. 원고인 환자 측이 전문 의료인을 상대로 의료상 과실치사를 증명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실상 피고 측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싸움이다.

12일 오후 10시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극본 권음미·연출 강대선 이재진)에서는 마석우(이준 분)가 맡은 의료소송 재판을 극적인 승소로 이끄는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마석우(이준 분)와 차금주(최지우 분)는 진정성과 직업윤리를 바탕으로 승소하기 어려운 의료 소송에서 승리한다. [사진 = MBC '캐리어 끄는 여자' 방송화면 캡처]

의료소송은 원고 측의 승소율이 2% 밖에 안 되는 '지는 싸움'에 가까운 소송이다. 그러나 이준은 평소 약하고 억울한 사람의 곁을 지키는 게 법이라고 생각하는 소신 있는 변호사였고, 소속된 로펌의 대표 함복거(주진모 분)의 반대에도 의료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진모 뿐만 아니라 최지우와 동료 변호사 구지현(진경 분) 역시 이준이 맡은 의료 소송에 부정적인 생각을 전했지만 점차 이준의 뜻을 따르게 되고, 주진모는 "패소시 로펌을 나가야 한다"는 조건으로 이준의 제안을 수락한다.

그러나 재판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방흡입 수술 도중 천공이 일어나 피해자가 사망하게 됐다는 사실을 의료 전문가인 의사들을 상대로 입증해내야 했기 때문이다. 수술을 집도한 심원장(김원해 분)은 천공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술에 참여했던 모든 의료인들의 입단속을 지시했고 그렇게 재판은 김원해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이준과 최지우의 '진정성'은 증인석에 서길 망설이던 의료인들을 불러냈다. 당시 수술실에 있던 권간호사는 유일한 증인이나 다름없었다. 이준은 계속되는 설득으로 권간호사를 법정에 출두하게 하고자 노력했고 권간호사는 방청객의 신분으로 재판에 참가, 의사들의 이어진 거짓 증언에 분노해 증인으로 나서게 된다.

권 간호사의 용기에 이어 거짓 증언을 했던 강 선생 역시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 최지우는 거짓 증언을 하고 법정을 떠난 강 선생을 붙잡았다. 숨을 헐떡대는 최지우를 의사인 강선생은 과호흡이 걱정돼 옆에 남았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수술실에서 의료사고를 목격한 권간호사와 강선생은 용기를 내 법정에서 진실을 말한다. [사진 =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방송화면 캡처]

최지우는 "저는 사법고시를 여러 번 떨어졌다. 면허증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 면허증이 있다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영혼을 팔 것이다"며 강 선생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런 최지우의 솔직한 말에 강선생은 다시 증인석에 서 진실을 밝혔다.

이준의 진심 역시 재판장에서 빛났다. 이준은 간호사가 의사와 다른 비전문 의료인이기에 진술의 신빙성이 적다는 전혜빈의 주장에 "직업에 중요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제 자리에서 노력할 뿐이다"라며 권간호사의 증언을 옹호했다.

모든 직업에는 '직업윤리'라는 것이 존재한다. 직업윤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가 맡은 일에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며, 도덕적이어야 한다.

이날 방송에서 강 선생과 권 간호사는 내부고발자가 돼 업계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 양심과 직업윤리로 올바른 선택을 했다. 이준 역시 불리한 소송임에도 불구, 법은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는 자신의 변호사 윤리로 억울한 의뢰인에게 승소를 안겨줄 수 있었다.

현실에서도 의료사고 관련 소송은 원고 승소가 힘든 재판이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이러한 힘든 싸움 속에서도 살아있는 양심과 직업윤리를 보여주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직업윤리의 부재를 비판했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법정로맨스' 장르다. 분명 드라마 내에서는 주진모와 최지우, 이준의 연애노선이 부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법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하는 정의가 무엇인지 매 에피소드마다 진솔하게 전달하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부진했던 초반과 달리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캐리어를 끄는 여자'의 현실 비판적 메시지가 시청자들에게 계속해서 어필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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