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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동상이몽' LG 양상문-넥센 염경엽, 우리가 플레이오프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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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동상이몽' LG 양상문-넥센 염경엽, 우리가 플레이오프 가는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0.12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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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와일드카드 중압감 이겼다", 염경엽 "열정 야구로 이 자리"

[고척=스포츠Q(큐)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2년 만에 가을에 다시 만났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과 양상문 LG 감독은 나란히 손가락 4개를 펼쳐보였다. 고척으로 돌아오지 않고 잠실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의미다.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하루 앞둔 1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는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두 사령탑 모두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면서 서로를 치켜세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발톱은 숨겼지만 비장함은 강하게 묻어나왔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이틀간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미리 기운을 받은 점을, 염경엽 감독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선수단이 한데 뭉쳐 힘을 보여준 점을 강조했다.

▲ 양상문(왼쪽) LG 감독과 염경엽 넥센 감독이 12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같은 곳을 응시하고 있다.

◆ ‘유광점퍼 착용’ 양상문 "와일드카드 중압감 이겼다"

양상문 감독과 김용의, 임정우는 트윈스 가을야구의 상징 유광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양 감독은 “유광점퍼가 의미하는 부분은 다 아실 것이다. 이 시점에서는 30도가 되더라도 당연히 입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정우도 “한국시리즈 때까지 입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시즌 중반만 해도 5강 탈락이 유력시되던 쌍둥이는 9월 이후 15승 10패 1무로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이 기간만 놓고 보면 두산 베어스에 이은 승률 2위다. KIA와 벌인 혈전의 마무리도 9회말 끝내기였으니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게다가 넥센과 이번 시즌 상대전적에서 10승 6패로 앞선다.

양상문 감독은 “와일드카드 2경기를 통해 통해 우리 선수들이 그간 경험하지 못한 중압감을 이겨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준플레이오프는 좀 더 편안하고 여유 있는 경기를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나부터 편하게 하면 가진 실력이 극대화돼 더 좋은 경기를 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을 치르며 선수들이 성장하고 실력이 느는 걸 느꼈다. 기록적으로 9,10월 성적이 좋다.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며 “큰 경기, 야구인의 축제에서 감독들이 해야 할 일은 즐겁고 재미나고 멋진 플레이, 깨끗한 승부다.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 왼쪽부터 LG 김용의, 임정우, 양상문 감독, 넥센 염경엽 감독, 서건창, 김세현. 여섯 모두 시리즈가 4차전에서 끝난다고 예상한 점이 흥미롭다.

◆ ‘열정 야구’ 염경엽, “넥센은 디테일서 앞선다”

“저희 선수들이 본인의 이름보다는 가슴에 있는 넥센이라는 팀을 중심으로 뭉쳐 부지런하고 열정적인 야구를 해줬다. 감독이 부탁했던 부분을 잘 해줬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다들 힘들 거라고 했는데 선수와 구단, 코칭스태프가 모여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염경엽 감독은 출사표를 던지면서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쓴맛을 본 그는 “이번엔 마지막까지 예상을 뒤엎는 넥센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 4년째 도전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분명한 목표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만족할 수 없는 넥센이다. 로테이션에서부터 이미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이 느껴진다. 앤디 밴헤켄이 아닌 스캇 맥그레거가 1차전 선발로 나선다. 염 감독은 “밴헤켄의 회복 기간이나 4,5차전 이기게 됐을 때를 생각해 맥그레거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척으로 안방을 옮긴 이후 더욱 치밀해진 염 감독이다. 팀 도루 1위, 득점권 타율 1위, 희생플라이 2위 등의 지표가 넥센의 컬러를 대변한다. 그는 “우리의 장점은 디테일이다. 작은 부분,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작은 전략 차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 본다. 실수를 줄여 이기는 확률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6승 10패로 뒤진 상대전적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염 감독은 “올해 LG전 시소게임에서 경기 후반 조그마한 실수들을 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6개 싸움에서 우리가 약했다”며 “페넌트레이스 성적에서 더 중요한 건 (전체) 목표 승수이고 이를 어떻게 달성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엘넥라시코’로도 불리는 준플레이오프는 5전 3승제로 진행된다. 먼저 3승을 거두는 팀은 정규리그 2위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NC가 간판타자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이재학의 승부조작 혐의에 따른 구단 압수수색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터라 이번 시리즈를 잡게 될 경우 흐름을 이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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