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6 13:40 (월)
[뷰포인트] '트릭 앤 트루', '레시피 추리쇼 음식탐정' 이은 KBS의 또 다른 예능 흑역사 될까
상태바
[뷰포인트] '트릭 앤 트루', '레시피 추리쇼 음식탐정' 이은 KBS의 또 다른 예능 흑역사 될까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10.26 0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최근 몇 년 간 '1박 2일' 정도를 제외하면 타 방송사를 압도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거의 선보인 적이 없던 KBS가 '트릭 앤 트루'로 예능 흑역사 하나를 새롭게 추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

25일 KBS는 지난 추석 연휴 당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트릭 앤 트루'를 정규편성해 첫 방송했다.

'트릭 앤 트루'는 제목처럼 신기한 현상을 선보인 후, 이것이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트루'인지 아니면 실제로는 불가능한 마술적인 '트릭'인지를 연예인 패널들이 맞추는 프로그램.

KBS '트릭 앤 트루' [사진 = KBS '트릭 앤 트루' 방송화면 캡처]

퀴즈쇼의 형식이라기보다 MBC '복면가왕'처럼 패널들이 세 가지의 '트릭 앤 트루'를 본 후 이에 대해 각자 이야기를 늘어놓는 형식이다.

최근 몇 년 간 KBS는 '1박 2일'을 제외하면 흥행적인 면에서 성공을 거둔 예능 프로그램도 찾아보기 힘들었고, 기획적인 면에서도 타 방송사의 예능과 확실히 차별화하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아 왔다.

그런 의미에서 '트릭 앤 트루'는 확실히 타 방송사에서는 비슷한 포맷을 찾아볼 수 없는 KBS의 오리지널 예능이긴 하다. 일상생활 속의 과학적인 현상을 가지고 연예인 패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 신비한 현상의 비밀을 푸는 포맷은 과거부터 '스펀지'나 '호기심 천국' 등 과학과 예능의 결합으로 인기를 끈 프로그램의 연장선에 있기도 하다.

하지만 KBS는 '트릭 앤 트루'를 시작하기 전 '호기심 천국'과 같은 프로그램이 2010년대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이유를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었다. 이미 '스펀지'나 '호기심 천국'과 같은 프로그램들은 인터넷 동영상 문화의 발달 등으로 인해 1990년대와 같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턱없이 역부족이다.

KBS '트릭 앤 트루' [사진 = KBS '트릭 앤 트루' 방송화면 캡처]

게다가 방송분량을 채우기 위한 듯한 연예인 패널들의 구성력 약한 토크에 아동 인형극을 보는 것 같은 어설픈 재연상황극은 '트릭 앤 트루'의 품격을 끌어내린다.

KBS의 이런 예능감은 지난 10월 5일 야심차게 시작했다가 단 한 회만에 막을 내린 '레시피 추리쇼 음식탐정'의 참담한 실패를 떠올리게 만든다. '레시피 추리쇼 음식탐정'은 먹방과 쿡방이 포화상태에 이른 시기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전통음식을 레시피에 대한 설명 등을 참고해 전문 셰프와 연예인으로 구성된 출연자들이 재연해내는 포맷을 내세웠다.

당시 '레시피 추리쇼 음식탐정'은 쿡방임에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요소가 전혀 없었고, 예능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포인트도 전무했다. 심지어 방송 당시 레시피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가면극은 괴기스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 하필 이 가면극은 그대로 '트릭 앤 트루'로 이식되어 재활용되기까지 한 느낌이었다.

KBS가 최근 '대세'인 조세호에 유명 음식평론가인 황교익까지 초청해 야심차게 시작한 '레시피 추리쇼 음식탐정'이 불과 1회 방송 후 참담한 평가에 곧바로 엎어지며 '흑역사'가 됐듯이, '트릭 앤 트루'로 KBS 예능국의 또 다른 흑역사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엿보인다.  

추석 파일럿 방송 당시에는 비교적 선전을 펼쳤다고 하지만, 애초에 2010년대에 1990년대에나 통하던 이런 포맷의 예능을 들고 나와 정규편성을 하겠다는 기획 자체가 시청자들의 심리를 전혀 읽지 못한 무리수가 아닐까? 이 때문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