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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불어라 미풍아', 따뜻한 가족극이 어느새 '막장드라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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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불어라 미풍아', 따뜻한 가족극이 어느새 '막장드라마'로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6.11.2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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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방송 초반 따뜻한 사람들의 얘기로 따뜻한 주말극을 그리는 것 같았던 ‘불어라 미풍아’가, 회를 거듭할수록 점차 ‘막장드라마’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갑작스럽게 하반신 마비가 된 한혜린과, 각목으로 사람의 머리를 때려 상속자의 자리를 차지한 임수향, 남녀주인공 손호준과 임지연의 답답한 러브라인 등 중반부에 들어선 ‘불어라 미풍아’가 극을 길게 끌기위한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받고 있다.

총 50부작인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연출 윤재문·극본 김사경)가 19일 방송분을 기준으로 25회를 넘어섰다. 정확히 절반까지 달려온 상황에서, ‘불어라 미풍아’는 다양한 막장소재들로 극을 채우고 있어 혹평을 받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가 온갖 막장의 요소들을 집어넣으면서 생뚱맞고 황당한 전개를 이어가 ‘막장 드라마’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사진 =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화면 캡처]

지난주 방송된 ‘불어라 미풍아’ 24회에서는 손호준(이장고 역)을 좋아하는 한혜린(장하연 역)이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불구가 된 장면이 그려졌다. 이어 19일 방송된 25회에서는 다리에 신경이 돌아온 한혜린이 손호준에게 이를 비밀에 부치고, 결국 임지연(김미풍 역)과 이별을 하게 만드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혜린의 갑작스러운 하반신 불구는 극 전개에 있어 황당한 설정이었다. 임지연과 손호준을 멀어지게 하기 위한 장치였지만, 너무 뜬금없고 극단적인 설정이었기에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기는 어려웠다. 

특히 이 사고를 두고 임지연의 회사에 다니는 한 직원이 “장애인 된 여자를 버리면 평생 나쁜 놈으로 낙인찍힐 테고”란 얘기를 하는 장면으로, 향후 손호준이 어쩔 수 없이 한혜린을 택하게 될 거란 전개까지 예상하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뻔하고 진부한 줄거리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었다.

임수향의 악행의 정도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변희봉(김덕천 역)의 손녀 행세를 해서 유산을 상속받으려는 임수향은, 진짜 손녀인 임지연의 반지를 손에 넣기 위해 그의 모친인 이일화(주영애 역)의 머리를 각목으로 내리쳤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악행을 이어가는 임수향의 모습이 중점적으로 그려지며, 여주인공인 임지연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됐다. 이에 점차 드라마가 말하고자하는 메시지까지 흐릿해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임수향의 숨겨진 딸의 존재가 드러나는 것으로 더 큰 ‘막장’의 얘기들이 펼쳐질 가능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최근엔 이종원(조달호 역)의 죽은 아버지가 업둥이였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고, 금보라(황금실 역)는 갈수록 비뚤어진 모성애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남녀주인공 손호준과 임지연의 그림까지 더해져 현재의 드라마는 초반의 ‘착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불어라 미풍아’는 탈북자 임지연이 남한에 정착하는 과정 중 진정한 사랑과 소중한 가족을 찾아가는 얘기로 밝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기획의도를 갖는 작품이다. 단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막장의 소재들이 기존의 시청자들까지 외면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인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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