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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분석Q] '막영애15'와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의 이승준, "소름끼치게" 다른 그 남자의 두 가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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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분석Q] '막영애15'와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의 이승준, "소름끼치게" 다른 그 남자의 두 가지 매력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11.2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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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아무리 남자의 변신이 무죄라는 말도 있다지만 이 남자의 변신은 정말 눈을 비비고 몇 번이나 다시 한 번 TV화면을 확인해야 할 정도다.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에서 김현숙과 비밀연애를 하며 철없는 노총각의 전형을 보여주는 경박한 매력남 이승준과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에서 세상풍파에 찌든채 차갑고 경직된 김창완의 장남 '한성훈'(이승준 분)이 동일인물이라니 말이다.

이승준은 서울예대를 졸업한 후 1999년부터 대학로 무대에 서며 연극배우로 활동을 시작해왔다. 그러면서 많은 연극배우들이 그렇듯 2000년대 초반부터 상업영화에서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단역을 전전하며 조용히 필모그라피를 쌓아온 내공이 탄탄한 배우다.

그런 이승준에게 처음 찾아온 기회가 바로 2013년 방송된 tvN 드라마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이었다. '나인'에서 이승준은 교모세포종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후 과거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 시간여행을 하는 박선우(이진욱 분)의 주치의이자 절친으로 그를 끝까지 지켜주는 의사 '한영훈'을 연기하며 처음 드라마에서 주목을 받게 됐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막영애15)에서 이영애(김현숙 분)와 비밀연애를 이어가는 낙원사의 철부지 전무 '이승준'을 연기하는 이승준 [사진 =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막영애15) 방송화면 캡처]

이승준은 '나인'에서의 활약으로 인해 2013년 방송된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2'에 낙원사의 철없는 바지사장 '이승준'으로 합류하게 됐다. 역시 시즌12부터 합류한 라미란과 함께 '막돼먹은 영애씨'의 인기를 결정적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으로 꼽히는 이승준은 유치찬란하고 철없는 남성의 전형을 보여주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4'부터 주인공 이영애(김현숙 분)와 본격적인 로맨스 코드를 다져가면서 일약 '막영애'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막돼먹은 영애씨'는 이승준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바꾼 작품이 되기도 했다. 연극무대에서 카리스마를 과시하던 진지하고 과묵한 배우 이승준은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철없는 낙원사 사장 이승준을 연기하며 주접맞은 진상 캐릭터의 절정을 과시했고, 특히 현재 방송 중인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에서는 김현숙과 비밀연애까지 시작하며 입가에 미소가 떠날 줄 모른 채 말끝마다 "소름끼치게"를 달고 다니며 얼굴만 봐도 웃기는 경지를 만들어낸다. 

게다가 '막영애'의 이런 캐릭터로 인해 이승준은 '태양의 후예'의 외과의 '송상현'이나 '풍선껌'의 철부지 한의원 원장 '권지훈', '연애의 발견'의 '윤정목' 등 은근 철없고 눈치없고 코믹한 캐릭터들을 드라마에서 맡게 되는 계기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그런 이지훈이 이번에는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MBC 주말 특별기획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보다 2주 늦게 시작한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에서 이승준은 한형섭(김창완 분)과 문정애(김혜옥 분) 부부의 장남이자 일간지 정치부 기자였지만 최근 회사사정으로 해직당하고 사기꾼 처남에게 속아 집까지 날리며 결국 아버지 집에 더부살이를 하게 되는 한성훈으로 등장한다.

MBC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에서 일간지 정치부 기자 출신의 과묵한 장남 한성훈을 연기한 이승준 [사진 = MBC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방송화면 캡처]

이승준이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에서 연기하는 '한성훈'은 일간지 정치부 기자라는 직업이 말해주듯 상당히 과묵하고 진지한 캐릭터. '막돼먹은 영애씨'를 통해 시청자들이 익숙해진 이승준의 모든 면모를 180도 뒤집은 캐릭터라고 보면 된다. 특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3회에서 나이 먹고도 여전히 욕심 많고 철 없는 동생 한성식(황동주 분)에게 1층방을 양보해주면서 "한 번만 더 아버지에게 큰 소리 내면 죽는다"라고 경고하는 모습에서는 큰 형님의 위엄이 엿보이기도 했다.

이승준이 이처럼 진지하고 과묵한 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물론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가 처음은 아니다. 역대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명량'에서 이승준은 거제현령 '안위'로 등장해 과묵한 카리스마와 함께 신들린 궁술을 보여주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고, tvN 드라마 '미생'에서는 안영이(강소라 분)의 이전 회사 상사이자, 강소라가 내심 짝사랑했던 '신우현'을 연기하며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강한 임팩트를 보여줬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2007년부터 시작해 총 15개의 시즌을 이어가며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로 확실히 자리잡으며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그리고 또 언젠가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진지함과 경박함이라는 야누스의 두 얼굴을 지닌 배우 이승준을 발굴해낸 드라마로 기억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설령 '막영애'에서 김현숙과 이승준이 노처녀 노총각 신세를 털고 결혼하더라도 이 드라마는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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