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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中 '한한령' 사드는 빌미, 눈앞의 '차이나 머니' 쫓던 韓 대중 문화 '단물'만 빨리고 '팽'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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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中 '한한령' 사드는 빌미, 눈앞의 '차이나 머니' 쫓던 韓 대중 문화 '단물'만 빨리고 '팽'당하나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11.22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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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한류 전면금지)에 이민호-김수현 등 한류스타 울상 '한류 먹구름' 오나

[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중국이 국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한령'(한류 전면금지령)을 자국 방송사들에 비공식적으로 하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이 이렇게 느닷없이 '한한령' 조처를 내린 배경에는 표면적으로는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불만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속을 살펴보면 자신들의 문화콘텐츠 생산 역량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21일 중국 일부 매체와 현지 SNS는 "방송사들이 모두 한국 스타의 출연을 막으라는 상부 지시를 받았고 행동에 들어갔다. 한국의 드라마는 물론이고 스타들의 광고 출연이나 입국 등이 모두 철퇴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은 중국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연예관계자들을 통해서도 감지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사드 보복을 위해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비공식적으로 내린 것이 사실인 것 같다"며 "현재 '푸른 바다의 전설' 같은 인기 드라마가 중국 내에서 방송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민호는 중국내 최고의 한류스타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한한령 조치에 최근 출연한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이 방송되지 않으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사진= 스포츠Q DB]

관계자는 이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이민호와 김수현 등 한류 스타들도 중국 내 광고 방송 등에서 밀려날 것으로 보여 특정 인기 한류스타들의 중국 내 활동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한령'은 한국에서 생산된 모든 문화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드라마, 음악을 비롯해 공연과 광고 분야까지 거의 모든 연예, 문화 분야가 해당한다. 현재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움직이고는 있지 않지만, 곧 정부 차원에서 한류 배척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조처는 한국 문화 콘텐츠와의 단절에도 자신들이 입을 피해는 크지 않는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연예 기획사 사업을 하는 A 대표는 "현재 한국과 중국의 대중문화 콘텐츠 소비 패턴을 보면 (중국)한쪽이 일방적으로 문화 콘텐츠를 사들이는 형국이다. 이것은 문제다. 문화 콘텐츠 자체가 당장 산업에 필요한 자원이나 식량과는 달라서 당장 사들이던 것을 중지한다고 해서 피해를 당할 이유는 없다. 당연히 중국은 이걸 빌미로 문화 콘텐츠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를 협박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은 엄청난 규모의 자금력을 활용해 그동안 한국 문화 콘텐츠 생산 기반을 무차별로 흡수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자체적으로 한국 문화 콘텐츠에 버금가는 결과물들을 만들 수 있는 인력과 기술을 확보했다.

이민호와 더불어 최고의 한류스타인 김수현 역시 한한령 조처의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다.  [사진= 스포츠Q DB]

이에 대해 한 연예인 전문 스타일리스트도 "10년 전만 해도 억대 연봉으로 스타일리스트들을 모셔갔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 스타일리스트를 아예 찾지 않는다. 이미 한국의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한데다 값싼 중국 스타일리스트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식으로 우리 연예계 전체가 비즈니스를 해왔고 중국에 많은 문화콘텐츠 생산 노하우를 빼앗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한령'은 중국이 이전부터 준비해 온, 언젠가는 올 수밖에 없는 예상된 위기였다. 많은 국내 문화 전문가들도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이 언제까지 자본주의식 문화 콘텐츠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점을 들며 "당장 눈앞의 돈 때문에 중국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문화 비즈니스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띄워 왔다. 

결국, 중국은 이번 한국의 사드 배치 건을 핑계로 일시에 한류를 몰아낼 명분과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보는게 정확한 해석일 것 같다. 한류 배척 작업과 동시에 이들은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통해 '중국식 체제와 중화사상'을 담은 자신들만의 문화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익만을 생각하며 무분별하게 중국시장에 진출해 문화콘텐츠 관련 기술을 내준 국내 문화 콘텐츠 기업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세계 무대에서 아시아를 주도하고 있다고 믿고 있던 한류에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몰려오는 모양새다.

더욱 난감한 상황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류의 현주소를 면밀히 점검하고 그동안 해외진출 과정에서 노정한 여러 난맥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콘텐츠의 내실화와 플랫폼의 정비와 재구축, 한류 무대의 다변화를 통해 '진정한 세계화'를 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제보를 받습니다 박영웅 기자 dxhero@hanmail.net (밴드/드라마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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