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4:14 (월)
케이블 범죄드라마 '나쁜 녀석들' 주목받는 이유
상태바
케이블 범죄드라마 '나쁜 녀석들' 주목받는 이유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0.15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2회까지 방영된 케이블채널 OCN 범죄드라마 ‘나쁜 녀석들’((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민)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나쁜 놈들 잡는 나쁜 녀석들’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건 이 드라마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죄수들을 모아 더 나쁜 악을 소탕하려 하는 강력계 형사와 나쁜 남자 3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능력 있는 범죄자들을 규합해 ‘범죄와의 전쟁’에 투입하는 설정은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했으나 표현의 제약이 많은 국내 드라마에선 낯선 소재다.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헐거운 검열을 영리하게 활용한 ‘나쁜 녀석들'은 캐릭터들이 흥미롭다.

 

◆ 하류 인생들의 반전극…빛나는 캐릭터 향연  

단순무식한 동방파 행동대장 박웅철(마동석), 냉철한 살인청부업자 정태수(조동혁), 냉소적인 천재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이정문(박해진) 그리고 감형의 조건으로 이들을 불러 모아 범죄 소탕을 계획하는 일명 ‘미친개’로 불리는 강력계 형사 오구탁(김상중)이 극을 이끈다.

기존 형사물에서는 아무리 악랄한 범인일지라도 정당한 법 절차를 밟아 추적, 체포해야 하므로 시청자의 입장에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쁜 녀석들’은 인적 구성이나 조직의 성격상 이런 제한이 없다. 죽지 않을 정도로 때려 패고 윽박지른다. 경찰에 인계하기 직전까지 펼쳐지는 풍경은 사적 구제의 통쾌함을 선사한다.

▲ 오구탁 역의 김상중(사진 위)과 '나쁜 녀석들' 조동탁 마동석(아래)

특별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특별함은 이 드라마를 빛내주는 절대적 역할을 한다. 오구탁은 딸이 살해당한 뒤 범죄와 비리에 대한 적개심으로 돌출행동을 일삼다가 퇴직한 전직 형사다. 세상과 단절한 채 술에 빠져 지내던 중 범인 검거 도중 죽음을 맞은 아들의 복수를 꾀하는 경찰청장의 “소신껏 정의구현을 하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으로 팀을 꾸리게 된다.

감정이 메말라버린 살벌한 눈빛의 오구탁을 연기하는 김상중 캐스팅은 제작진의 ‘신의 한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을 통해 냉철한 범죄사건 분석자 느낌을 주는 김상중은 그간 쌓아온 이미지와 신뢰감 있는 목소리 톤을 무기로 오구탁을 능수능란하게 연기한다.

영화 ‘이웃사람’ ‘일대일’ ‘범죄와의 전쟁’ 등에 출연하며 ‘한국의 스티븐 시걸’로 자리매김한 마동석은 속 시원한 괴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주먹 하나로 서울을 접수한 박웅철 역과 딱 맞아 떨어진다. 차가운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민첩한 조동혁과 싸늘한 분위기로 두뇌 플레이를 펼치는 박해진의 캐릭터 싱크로율도 좋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앙상블은 회가 거듭할수록 깊은 맛을 우려낸다.

▲ 천재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박해진

◆ 케이블 공간 활용한 과감한 표현 등 연출력 돋보여

억지스러운 멜로라인 등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잘라내고 캐릭터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추면서 선과 악,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정의의 본질을 결코 가볍지 않게 통찰하는 점 역시 신선하다.

진일보한 캐릭터 설정과 함께 강력범죄를 파헤쳐가는 정교한 추리, 영화를 방불케 하는 박진감 넘치는 영상과 수위 높은 잔혹한 장면, 속도감 넘치는 전개 등은 ‘나쁜 녀석들’이 장르물의 공식을 잘 따르면서 국내 범죄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는 요인이다.

제작진은 각 인물의 특성에 맞게 이야기를 설정하고, 지난 7월부터 촬영에 돌입했을 만큼 철저한 준비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자유로운 공간인 케이블채널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참신한 시도, 제작진이 들인 시간과 공이 좋은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