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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EB하나은행의 이유있는 '상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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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EB하나은행의 이유있는 '상전벽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22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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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이환우 감독의 전폭 신뢰, 동료들도 서로 믿음으로 단결…"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아"

[부천=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부천 KEB하나은행 상승세 이유는 간단했다. 믿음이었다. 감독의 믿음, 그리고 코트에서 뛰는 동료들의 믿음. 그 믿음이 KEB하나은행을 달라지게 만들었다.

KEB하나은행은 2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67-59로 이기고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전벽해이자 괄목상대다. 그 누구도 KEB하나은행이 1라운드에서 5전 전패를 당한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팩트'다. KEB하나은행은 1라운드 5전 전패 뒤 2, 3라운드에서 4승 1패를 거뒀고 신한은행을 상대로 한 4라운드 첫 경기까지 이기면서 9승 7패가 됐다.

▲ 부천 KEB하나은행 선수들이 2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이환우 신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선수들을 믿는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만큼 믿음의 힘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이환우 감독은 "공격적인 부분에서 시간이 지나갈수록 선수들이 여유를 찾고 안정되는 것이 느껴진다. 훈련을 통해 약속한 공격이 잘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선수들도 코트에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서로 제시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수훈갑이 된 강이슬도 "사실 1쿼터에 무득점에 그쳐 자신감이 떨어졌었는데 백지은 등 언니들이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 웃어. 넌 웃어야 잘하더라'라는 말을 해줘서 2쿼터에 힘을 냈다. 감독님도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나오라고 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백지은도 "아무래도 감독님의 신뢰가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갔을 때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실수를 해도 감독님이 꾸짖는 것이 아니라 '네가 하고 싶은 것 다 해봐라'고 용기를 주니 더 잘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때문인지 KEB하나은행은 턴오버에서 신한은행보다 2개 더 많은 15개를 기록했지만 8점차 승리를 거뒀다. 2쿼터부터 강이슬의 3점포로 리드를 잡은 이후 단 한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강한 힘을 보여줬다. 

▲ 부천 KEB하나은행 강이슬이 2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강이슬은 "지난 시즌과 지지난 시즌(2014~2015 시즌)은 이기고 있어도 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며 "상대팀에 득점을 내주면 누가 또 득점으로 만회해줄 것 같다. 위축되지 않는 경기를 펼치다보니 더 잘된다"고 말했다.

이런 KEB하나은행에도 약간의 '약점(?)'이 존재한다. 바로 수비에서 문제다. 공격은 감독이 구태여 간섭하지 않아도 술술 풀리지만 수비는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환우 감독은 이마저도 화를 내거나 꾸지람을 하지 않는다.

이환우 감독은 "수비에서는 해법을 더 찾아야 한다. 신한은행을 이기긴 했지만 어려운 경기를 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각성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수비에 더욱 집중해야만 제대로 된 경기를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면 다가오는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KEB하나은행은 올 시즌 들어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선두 아산 우리은행을 만나야 한다. 오는 25일 구리 KDB생명과 경기를 치른 뒤 28일 우리은행과 홈경기다.

이에 대해 이환우 감독은 "그래도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제대로 했던 경기가 1라운드였다. 2, 3라운드 경기는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린 나머지 실수를 저질렀다"며 "4라운드 경기는 욕심을 부리고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하자는 것보다 즐기면서 경기를 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할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하나씩 확인하는 작업을 하자고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 부천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이 2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또 강이슬은 "1라운드에서 전패한 것이 우리가 상승세를 타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뭐가 문제인지 알게 됐고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 의견을 나누면서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알게 됐다. 앞으로 경기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강 5중의 올 시즌 판도를 단숨에 1강 2중 3약으로 바꿔놓은 KEB하나은행이 앞으로 또 어떤 경기를 펼칠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 부정선수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KEB하나은행이지만 올 시즌 행보는 분명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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