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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이상한 예능' 삼시세끼, 예능과 다큐 사이의 아슬아슬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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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이상한 예능' 삼시세끼, 예능과 다큐 사이의 아슬아슬 줄타기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0.18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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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새로운 타입의 예능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바로 tvN '삼시세끼'다. '삼시세끼'는 두 남자가 평범한 한 끼를 적막한 시골에서 자급자족 형식으로 어렵게 때운다는 콘셉트를 가진 예능 프로그램이다.

얼핏 보면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방송된 몇몇 예능 프로들과 흡사한 면이 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삼시세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는 조금은 '이상한' 느낌의 예능이었다.

▲ [사진=CJ E&M 제공]

17일 처음 방송된 '삼시세끼'는 '꽃보다 할배'와 '1박 2일'의 일부 요소가 결합한 새로운 타입의 '야생형 먹방' 예능이었다.

이날 나영석 PD는 이서진과 옥택연을 속이고 방송 세트가 아닌 한적한 시골 마을로 이들을 유인해 다짜고짜 씨앗을 심고 농사를 지으며 식사를 스스로 해결하라는 프로젝트를 던져줬다.

당혹감에 투덜 되는 이서진과 이를 묵묵히 수행하려는 옥택연의 고군분투기가 펼쳐졌다.

이렇게 두 남자의 야생 버라이어티를 중심으로 방송된 '삼시세끼'는 KBS 2TV '1박 2일'과 tvN '꽃보다 할배'의 요소가 강하게 들어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점은 분명히 이 프로그램의 연출자가 앞선 두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나영석이라는 부분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시세끼'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나영석 PD의 전작들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은, 요소만 섞여 있을 뿐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 [사진=tnN '삼시세끼' 방송 캡처]

우선 1박 2일과 비교를 해 보면 '삼시세끼'는 전혀 버라이어티한 느낌을 받을 수 없다.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을 펼치고 잔인한 벌칙 수행을 하는 등의 '1박 2일'의 강력한 역동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무턱대고 끼니를 해결하라는 미션을 부여받은 두 남자의 고뇌와 평범한 행동들이 들어 있을 뿐이다.

'꽃보다 할배'와 비교를 해봐도 비슷하다. 이서진이 등장하고 그의 투덜거림이 있다는 점과 출연자들의 서열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뺀다면 국외에서 펼쳐지던 '꽃할배'의 역동성은 전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삼시세끼'는 예능이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느낌이 강했다. 삼시세끼 안에는 두 청년의 생존기 혹은 야생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노력을 담은 성장기 등이 들어 있다. 쉽게 말해 '삼시세끼'는 보는 사람이 '예능인지 아닌지'를 떠올리게 하는 '이상한' 스타일의 프로그램이었다.

▲ [사진=CJ E&M 제공]

지난 제작발표회에서도 이서진은 프로그램에 대해 "'삼시세끼'를 예능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평소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다큐멘터리성이 강한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한 바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역동적인 예능성을 거의 버리고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강하게 집어넣은 '삼시세끼'가 과연 얼마나 재미있을지 하는 부분이다.

다행히 이날 '삼시세끼'는 이서진의 투덜거림과 아이돌 그룹 멤버 옥택연의 솔직한 모습 등이 잘 버무려지며 새로운 웃음을 줬다. 게스트로 초대된 윤여정과 최화정의 등장도 밋밋할 수 있던 프로그램에 신선함이라는 부분을 보완해 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인 웃음의 효과가 얼마나 갈지 장담하기는 힘들다. 프로그램 속 소소한 행동에서 나오는 웃음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회가 거듭될수록 이런 웃음의 효과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출연자의 즉흥성에서 나오는 웃음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 [사진=CJ E&M 제공]

분명 '삼시세끼'는 예능의 간판을 내걸었다. 그렇다면 예능답게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줘야 한다. 만약 '삼시세끼'가 다큐멘터리라는 간판을 걸고 방송됐다면 훌륭한 구성이었겠지만 예능과는 조금은 먼 그런 답답함이 보였다. 방송 후 시청률(4.6% 닐슨 제공, 전국기준)은 준수하게 나왔지만,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직 '삼시세끼'는 1회만 방송됐다. 앞으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웃음을 줄지 더 지켜봐야 한다. 어찌 됐든 '삼시세끼'는 그동안 본적 없는 포맷과 구성을 담은 '이상한 예능'이기 때문이다.

'예능의 천재'라는 별명을 듣는 나영석 PD가 이런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낼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이지고 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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