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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박준면 "'나다운 것'이 '스웨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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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박준면 "'나다운 것'이 '스웨그' 아닐까요?"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7.03.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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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의 민족2' 우승자 배우 박준면

[200자 Tip!]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와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배우가 있다. 드라마 '가면' '신의 퀴즈' '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 '하모니' 등에서 활약한 배우 박준면이다.

그런데 불과 지난 연말만 해도, 박준면은 거친 랩을 뱉으며 무대에서 빛을 냈던 배우였다. 처음 도전한 랩으로 종합편성채널 JTBC '힙합의 민족2'에서 우승할만큼 그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 박준면에겐 '감초 배우'로만 기억되기엔 너무도 아까운 풍성한 이야기와 철학이 숨어있었다.

[스포츠Q(큐) 글 오소영 기자 · 사진 최대성 기자] 래퍼로서의 박준면의 활약은 멋진 반전이었다. 그동안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솔로음반을 내는 등, 음악적 소양이 높다고는 알려져 있었으나 '힙합'에서의 활약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힙합의 민족2' 우승자이자, '완벽한 아내' '사임당, 빛의 일기'에 출연 중인 배우 박준면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힙합의 민족2'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어요. 

박준면: 시작은 우연이었어요. 제가 처음으로 고정 출연했던 예능이 '엄마가 보고 있다'였는데, 그 PD 분이 '힙합의 민족2'를 연출하게 되며 연락을 주셨죠. 

그때까지만 해도 힙합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랩이란 걸 한번도 해본 적도 없었고, 노래방에서 랩 파트가 나오면 다른 사람한테 마이크를 넘길 정도였으니까요. 7~8월 두달간 국내외 힙합 음반, 힙합 관련 영화를 찾아보며 연습을 많이 했어요. 

Q.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이 1라운드 무대에서 부른 이센스의 '삐끗'이었나요?

박준면: '삐끗'뿐 아니라 '에넥도트' 앨범 자체가 베스트죠. 그 안의 모든 노래가 대박이잖아요. 가사, 랩, 리듬까지 완벽하고. 생전 노래를 듣고 눈물이 난 건 '에넥도트'가 처음이었어요.

모두가 경연에 적합하지 않고, 워낙 이센스의 원곡에 비해 잘해도 티가 안 날거라 만류했지만 떨어지더라도 '삐끗'을 공연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제 스스로의 이야기처럼 뱉을 수 있는 랩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삐끗'은 음악의 길을 걸으며 이센스가 실감한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대해 담아낸 곡이다)

Q. 그렇게 생전 처음 한 랩인데, 다들 깜짝 놀랄만큼 굉장한 실력이었습니다. 음악적으로 타고난 재능 덕분인가요?

박준면: 아휴, 전혀 아니예요. 오히려 랩은 무조건 연습이란 걸 느꼈어요. 노래는 타고난 게 더 큰 것 같은데, 랩은 선천적인 부분이 20%라면 연습에서 나오는 실력이 80%는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래퍼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도 알게 됐죠. 왠지, 느낌상 놀러다닐 것 같았는데….(웃음)

'힙합의 민족2' 우승자이자, '완벽한 아내' '사임당, 빛의 일기'에 출연 중인 배우 박준면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래퍼에 대한 편견이 어느정도 있으니까요.(웃음)

박준면: 굉장한 편견이었어요. 저희 브랜뉴 가문 래퍼들을 보면 정말 열심히 살더라고요. 쉬는 시간에도 가사를 쓰고 계속 연습하고, 영화·책도 많이 보고 다방면에 상식이 풍부해요. 밑에선 열심히 헤엄치지만 위에선 우아한 백조처럼, 래퍼들도 안 보이는 데서 그렇게 치열한 노력이 있는 것 같아요.

'힙합의 민족2'를 하면서 여러가질 배웠죠. 힙합이 왜 매력있는 장르인지, 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알게 됐어요. 기존 음악은 악기를 배우고 작사, 작곡을 하는 룰이 있다면 힙합은 리듬에 어떤 얘기든 잘 쏟아내면 랩이 되니까요. 이렇듯 접근성이 용이하고 좋으니 랩을 많이 하고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또, 랩을 하면서 지금껏 몰랐던 나의 또다른 모습도 알게 됐고요. 

Q. '삐' 소리가 날 만큼 과감한 가사도 종종 쓰곤 했고요.(웃음) 

박준면: 물론 욕을 해야 힙합인 건 아니지만, '삐' 소리의 맛이 있잖아요. 래퍼들도 '누나 스웩 있어요' 라면서 굉장히 좋아해줬어요.

Q. 박준면이 생각하는 '스웨그'란 뭔가요?

박준면: 나다운 것. 그게 바로 '스웨그' 아닐까요? 힙합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음악을 할 때의 마음가짐인 것 같기도 해요. 물론 연기를 할 때도 내 원래 모습이 들어가지만, 어떤 배역에 몰입해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연기라면 음악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렇기에 스스로에 대해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나를 좀더 열어야 좋은 음악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거짓으로 음악을 할 순 없으니까요. '힙합의 민족2'에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나를 보여줄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걸까" 그런 질문을 많이 했어요. 

'힙합의 민족2' 우승자이자, '완벽한 아내' '사임당, 빛의 일기'에 출연 중인 배우 박준면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다음 '힙합의 민족3' 출연자들에게 조언한다면요.

박준면: 반드시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거예요. 생각보다 연습량이 많아서, 시간이 부족하다면 소화하기 힘들수도 있어요. 저처럼 힙합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올인해야 할 거예요. 무대를 한번 꾸밀 때 2주 정도 준비를 하는데, 가사를 쓰고 익히고 녹음하는 과정이 빠듯하거든요. 저도 편집을 잘 해주셔서 그렇지, 사실은 실수를 많이 했어요.

Q. '힙합의 민족2' 출연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박준면: 사실 1등을 했다고 해서 달라진 건 없어요. 제가 갑자기 래퍼로 변신할 것도 아니고, '재밌는 감초 연기자'로만 알고 계셨던 분들께 박준면의 새로운 모습을 알리게 된 것 같아서 좋을 뿐이죠. '랩도 하는 사람이네' 정도? 제 입장에선 힙합의 재미를 알게 됐고, 저도 몰랐던 스스로의 모습을 알게 돼 재밌었고요. '힙합의 민족2'과 서로 윈윈하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원래 그래왔듯 '드센 아줌마' 역으로 나오겠죠. 하하. 다시 조연, 감초라는 제 원래 자리로 잘 돌아가야겠죠? 1등을 한 기분은 굉장히 좋지만 딱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힙합의 민족2' 우승자이자, '완벽한 아내' '사임당, 빛의 일기'에 출연 중인 배우 박준면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박준면: 2017년의 시작을 잘 한 것 같아 좋고, 앞으로 더 많은 프로그램에서 인사드리고 싶어요. 시국도 어지러운데, 저를 보면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힙합의 민족2' 방송 중에 국정농단이 터졌거든요. '길라임'과 '힙합의 민족2'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 2위를 다퉜죠.(웃음) 국민이 염원하는대로 잘 마무리되면 좋겠어요.

[취재후기] 많은 래퍼들은 별도의 '랩네임'을 쓰곤 한다. 혹시 박준면도 랩네임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을까? 가볍게 물은 질문에 유쾌한 답이 돌아왔다.

"그냥 박준면이 좋아요. 전 제 이름을 좋아하거든요. 뛰어날 준, 힘쓸 면이란 뜻도 좋고 남자 이름 같단 점도 좋아요. 엑소에도 '준면'이란 멤버가 있다면서요? 팬들이 가끔 제 이름을 보고 엑소 멤버인 줄 알고 놀란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돌과 같아서 또 좋네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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