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1 16:44 (수)
[SQ현장] 럭비공 매력 박기원 감독, V리그 미디어데이 '신 스틸러'
상태바
[SQ현장] 럭비공 매력 박기원 감독, V리그 미디어데이 '신 스틸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3.15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담=스포츠Q(큐) 글 이세영‧사진 주현희 기자] 박기원(66) 인천 대한항공 감독은 이탈리아 클럽팀, 이란 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한 해외파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코트에서 동작이 크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 등 여느 감독보다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줬다.

15일 미디어데이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박기원 감독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발언으로 현장을 들었다 놨다 했다.

▲ 박기원 감독(왼쪽)이 15일 미디어데이에서 김학민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박기원 감독은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막힘없는 답변을 해 눈길을 끌었다.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가운데 천안 현대캐피탈과 수원 한국전력 중 어느 팀이 챔프전에 올라왔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특정 팀과 맞붙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다. 많이 고생한 팀이 올라왔으면 한다”며 재치 있게 피해갔다.

우승 공약에 대해서는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우리 팀이 우승한다면? 할 게 없는데”라며 곤란한 표정을 지은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이야기할 것 같다”며 현장을 폭소에 빠뜨렸다. 앞서 김학민이 “회장님이 하와이로 선수들 가족여행을 보내주시기로 했다”고 한 발언을 까맣게 잊었는지 선수들에게 우승 약속을 하지 못했다.

팀이 챔프전에서 우승했을 때 시상식 현장에서 들어줄 소원에 대해서는 OK 사인을 내렸다. 김학민이 “우승한다면 감독님이 웃으면서 멋지게 춤을 춰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박기원 감독이 재치 있게 맞받아쳤다. 그는 “선수들이 원하면 뭐든 하겠다”면서 “클럽에 간지 40년이 넘었는데…”라고 말끝을 흐려 또 한 번 장내를 웃음바다에 빠뜨렸다.

▲ 박기원 감독이 15일 미디어데이에서 포스트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다만 우승에 대한 열망은 강렬하면서도 단호했다. 박기원 감독은 “통합우승 하겠다”는 말로 플레이오프를 치를 최태웅 천안 현대캐피탈 감독과 신영철 수원 한국전력 감독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또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체력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정규리그 때도 선두 자리를 계속 유지하려다보니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 체력과 정신적인 면에서 회복 기간을 두고 있고 지금은 회복 단계다”라고 전했다.

선수단을 운영하는 데 나름의 고충이 있는 박기원 감독이지만 중간 중간 재치 있는 발언으로 현장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이날 박기원 감독은 미디어데이의 ‘신 스틸러’였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