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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1점대 ERA' 피어밴드-'21홈런' 한동민, 올스타 팬투표 고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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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1점대 ERA' 피어밴드-'21홈런' 한동민, 올스타 팬투표 고전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6.1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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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롯데 박세웅 상징성, 구자욱-손아섭-민병헌 스타성 넘기 벅차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별들의 잔치라고 불린다. 각 팀을 대표하는 리그 최고의 ‘인기쟁이’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인기’ 때문에 우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올스타전 팬 투표 2차 중간집계 결과를 공개했다. 과거 특정팀 팬들은 응원팀 선수에 표몰아주기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이제는 실력적으로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 대부분 포지션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스타들도 눈에 띈다.

▲ kt 위즈 라이언 피어밴드는 올 시즌 가장 뛰어난 투수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장수 외인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 롯데 자이언츠 뉴 에이스 박세웅에 밀려 중간 투표 결과 3위에 머물렀다. [사진=스포츠Q DB]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kt 위즈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2)다. KBO리그에서 3년 째를 보내고 있는 피어밴드는 올 시즌 본격적으로 너클볼을 사용하면서 리그 최강의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대부분의 투수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12경기 81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 4패 평균자책점(ERA)은 1.87이다. ERA는 KIA 타이거즈 임기영(1.82)에 이어 2위, 이닝당 출루 허용율(0.94)은 1위, 피안타율(0.220)은 2위, 탈삼진(68개)은 공동 5위, 이닝은 6위다.

그럼에도 피어밴드는 26만7257표로 드림 올스타에서 2위도 아닌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는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46만4329표)다. 소화 이닝(82⅔)에서만 피어밴드보다 조금 더 앞설 뿐 나머지는 피어밴드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2위는 박세웅(34만1387표). 그 또한 피안타율(0.214) 외에는 주요 지표에서 피어밴드에 앞서는 부분이 없다.

그렇지만 니퍼트와 박세웅이 가지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니퍼트는 7시즌 동안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장수 외국인 선수다. 게다가 연속으로 한 팀에서만 머물고 있다. 당연히 실력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니퍼트는 지난해 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하기도 했다. 박세웅은 롯데가 그토록 기다리던 토종 에이스 투수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안경을 착용한 우투수라는 점에서 롯데의 혼처럼 여겨지는 최동원, 염종석을 떠올리게 되는 것도 인기의 비결 중 하나다.

▲ SK 와이번스 한동민(오른쪽)은 올 시즌 벌써 홈런 21개를 날리며 50타점을 올렸지만 인지도에서 구자욱, 손아섭, 민병헌에 밀려 4위다. [사진=스포츠Q DB]

투수 중에서 가장 불운한 게 피어밴드라면 타자 쪽에서는 SK 와이번스 외야수 한동민(28)이 눈에 띈다. 한동민은 2012년 입단한 한동민은 올해서야 꽃을 피우고 있다. 2013년 14홈런이 최다였지만 올해는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며 벌써 21개의 홈런을 날렸다. 타율도 0.320. 커리어 하이다. 50타점도 빼놓을 수 없다. 홈런 2위, 타점 공동 4위다.

외야수는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구분없이 3명을 선발한다. 드림 올스타의 외야수 자리는 리그의 대표 인기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삼성 구자욱(54만6486표)을 선두로 손아섭(롯데·49만5678표), 민병헌(46만1358표)이 세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한동민은 37만3497표로 4위. 홈런은 이들 중 가장 많고 타점도 구자욱과 같다. OPS(출루율+장타율)도 1.087로 가장 앞서지만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득표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자욱은 이승엽의 뒤를 이을 삼성의 에이스로 손색이 없다. 모델을 연상케 하는 잘생긴 늘씬한 몸매, 빼어난 타격 실력에 일발장타까지 갖췄다. 손아섭은 이대호와 함께 인기구단 롯데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민병헌은 기복 없는 두산의 에이스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하며 다양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서야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한동민으로서는 운이 없다고 밖에 볼 수 없다.

▲ 한화 이글스 송광민(오른쪽)은 KIA 타이거즈 주장 이범호에 밀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한화 이글스 3루수 송광민(34)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 타이틀이 하나도 없었던 송광민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맹타를 이어가고 있다. 타율 0.319 5홈런 42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KIA 이범호(51만9689표)에 밀려 31만1249표로 2위다. 이범호는 홈런에서만 송광민과 동률을 이루고 있을 뿐 타율(0.273), 타점(21점), OPS(0.794)로 모두 뒤지고 있다. 게다가 잦은 부상으로 송광민에 비해 경기 출전도 현저히 적었다.

이범호는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해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극적인 동점타를 날린 기억으로 야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에도 ‘꽃범호’라는 별명을 얻으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갔다. 지난 시즌에는 33홈런 108타점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올해에는 주장으로서 KIA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이토록 성적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게 올스타 투표다. 맹목적 인기투표는 사라지는 추세지만 팬들도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면 성적 외의 부분까지 고려한다. 그럼에도 성적이 뛰어난 선수들로서는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올스타전 출전 기회까지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된 선수들은 부상 등이 아니라면 대부분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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