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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람 냄새 가득한 '유나의 거리', 기존 드라마와 달랐던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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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람 냄새 가득한 '유나의 거리', 기존 드라마와 달랐던 3가지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1.12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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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지난 5월 19일 시작해 약 6개월간 주인공 유나(김옥빈 분)와 그의 동반자가 된 창만(이희준 분)을 비롯한 '유나의 거리' 사람들은 묵묵히 달려왔다.

11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는 '요즘 보기 드문 사람 냄새나는 드라마'라는 평을 얻었다. 이는 기존 드라마에서 흔히 있었던 요소들 대신, 소소한 소재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얘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 11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 출연진들. 강유나(김옥빈 분), 김창만(이희준 분)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사진='유나의 거리' 제공]

◆ 악역·막장 無, 보기드문 '착한 드라마'

'유나의 거리'는 '착한 드라마'다. '막장' 요소들이 많은 요즘 드라마와 달리 소소하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이 드라마에는 뚜렷한 악역이 없다. 모든 인물은 선하고 악한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큰 욕심보다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다.

'유나의 거리'는 전직 소매치기범 유나를 비롯해 인물들이 왜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면서도 결국에는 그들을 좋은 방향으로 교화시키는 내용을 그렸다. 유나, 유부남을 만나며 제 욕심을 채우는 미선(서유정 분), 이기적인 모습의 한 사장(이문식 분), 소매치기 남수(강신효 분) 등은 점차 자신의 잘못을 씻으며 변화해갔다.

특히 착한 남자 창만은 끝까지 제 소신을 지키며 이들을 좋은 쪽으로 이끌려 노력했다. 마지막회에서는 창만과 김회장(한갑수 분)이 힘을 합쳐 전과자 출신을 우대하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 '유나의 거리'에는 소매치기, 건달, 꽃뱀, 호스트, 콜라텍 사장, 일용직 노동자 등 서민적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90년대 초 드라마 '서울의 달'을 집필했던 김운경 작가는 깊이 있는 취재와 필력으로 이들의 삶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 화려한 인물·사건 無, '서울의 달' 김운경 작가가 그려낸 '소소한 일상'

이 드라마의 또다른 특징은 화려한 인물이나 거대한 사건이 없었다는 점이다. 드라마들에서 으레 '본부장', '사장' 등 많은 부를 가진 이들이 큰 사건에 휘말리는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그것보다는 너무 소소해 '찌질해' 보이기까지 하는 인물들과 이들 관계에서 일어나는 작은 사건들에 주목했다. '유나의 거리'에는 소매치기, 건달, 꽃뱀, 호스트, 콜라텍 사장, 일용직 노동자 등 서민적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90년대 초 드라마 '서울의 달'을 집필했던 김운경 작가는 깊이있는 취재와 필력으로 이들의 삶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우리의 일상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자극적이고 파란만장하지 않다. 하지만 각자의 삶에 들어가보면 모두가 각자 복잡하고 어려운 인생을 살았고 다들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김 작가는 주인공 두 명에만 집중하지 않고 모든 출연진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각각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 주인공 유나와 창만은 자극적인 애정 신 대신 은근한 감정 묘사로 요즘 드라마의 연인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 자극적 '애정 신' 無, '담담한 사랑'

주인공 유나와 창만은 1회에 우연한 기회로 만나 점점 둘의 사이를 좁혀갔다. 이들은 연인이 되고 결혼까지 준비했으나 마지막회까지도 결혼식 장면은 표현되지 않았다.

50회까지 긴 여정을 달려왔으나 애정 신도 뜸했다. 요즘 드라마에서 극 초반부터 포옹이나 키스 등 연인들이 빠르게 진도를 나가는 것과는 달랐다.

그러나 천천히 달군 돌의 온기가 더욱 오래 가듯, 두 사람 간 자극적인 장면이나 설정이 없었기 때문에 둘의 관계는 더욱 참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창만을 만나 진심을 나누고, 자신의 삶을 바꾸는 유나의 변화는 애정 신 없이도 두 사람 간 사랑을 표현하는 데 충분했다.

또한 유나 역 김옥빈이 창만의 매력으로 꼽은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로 주변사람들을 은근히 물들이는 긍정적인 성격, 남의 일도 자신의 일처럼 소중히 하는 오지랖,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적인 모습" 등과, 창만 역 이희준이 유나의 매력으로 꼽은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알고 보면 마음 깊숙한 곳 숨겨져 있는 여린 감성"이 만나 빨리 사랑하고 식어버리는 인스턴트식이 아닌 진실된 관계를 그려냈다.

▲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가 11일 50회로 종영했다.

11일 방송된 '유나의 거리' 마지막회는 시청률 2.684%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기준). 전작인 '밀회'의 성적(5.4%)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시청률을 넘어 다양한 세대의 공감을 얻은 따뜻한 드라마라는 평을 받으며 아름다운 끝을 맺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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