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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현일' 손완호, 차세대 단식 에이스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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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현일' 손완호, 차세대 단식 에이스 시선집중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1.24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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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2위 천룽 공포증 떨쳐내, 남자 단식 간판으로 우뚝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국 배드민턴을 다루는 보도의 대부분은 남자 복식 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이다. 이제 남자 단식의 손완호(26·김천시청)가 그 지분을 나눠 갖게 될 것이다.

세계랭킹 6위 손완호는 23일 홍콩 카오룽콜리세움에서 열린 2014 국제배드민턴연맹(BWF) 홍콩오픈 슈퍼시리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천룽(중국)을 2-0(21-19 21-16)으로 제압하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를 빼고는 가장 급이 높은 슈퍼시리즈 대회에서 손완호가 정상에 오른 것은 2012년 4월 인도오픈 슈퍼시리즈 이후 2년 7개월만이다. 사실상 천룽의 홈이나 다름없는 홍콩에서 애국가를 울려 기쁨이 두 배가 됐다.

▲ 손완호는 지난 9월 단체전의 첫 주자로 나서 천룽을 잡는 파란을 일으키며 한국 남자 배드민턴이 12년만에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데 크게 기여했다. [사진=스포츠Q DB]

◆ 더 이상 천룽이 두렵지 않다 

아시안게임을 제외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손완호는 천룽만 만나면 작아졌다. 상대전적에서 6연패 중이었다. 통산 상대 전적은 1승6패. 2010년 전영오픈 슈퍼시리즈에서 2-1로 승리한 이후 덴마크오픈, 중국오픈 등에서 매번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2014년 전적만큼은 2승3패로 결코 밀리지 않는다. 지난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2로 아쉽게 석패한 그는 지난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8강전에서도 천룽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단체전 단식에서 천룽을 2-1로 물리치는 파란을 연출했다.

손완호는 첫 주자로 나서 천롱을 압도하며 한국 선수단의 사기를 드높였다. 특히 첫 세트에서 천롱을 단 5점으로 묶는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첫 경기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승전고를 울린 한국 남자 배드민턴은 기세를 몰아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 손완호(오른쪽)가 홍콩오픈 결승에서 천룽을 꺾고 2년7개월만에 슈퍼시리즈급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그는 지난달 요넥스 덴마크오픈에서 천룽을 또 만났다. 비록 0-2로 패하긴 했지만 세트스코어 19-21, 22-24의 초접전이었다. 자신감을 잃지 않은 그는 한 달만에 다시 만난 천룽을 보기 좋게 제압했다. 더 이상 천룽이 두렵지 않다.

◆ 포스트 이현일, 환경도 손완호를 돕는다 

손완호는 2012년 초반 세계랭킹 17위에 머물러 런던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출전 선수 최종 확정을 앞두고 펼쳐진 2012년 4월 인도오픈에서 랭킹 1위 리총웨이(말레이시아)를 꺾고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잡아내는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BWF는 손완호를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주목해야 할 선수에 올려놓으며 그의 잠재력을 극찬하기도 했다. 어렵사리 올라선 올림픽 무대였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16강에서 피터 게이드(덴마크)에 완패를 당한 그는 이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마카오오픈과 베트남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그는 40위권에 머물러 있던 랭킹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꾸준히 포인트를 쌓아 올린 끝에 지난 3월 마침내 10위권에 진입했고 이제는 매 대회 우승을 노릴만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 남자 배드민턴은 이현일의 대를 이을 선수가 필요하다. 이현일은 22세이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통해 첫 국제 무대에 나타나 금메달을 획득한 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금메달 2, 은메달 3, 동메달 1개를 수집했다.

▲ 손완호는 더이상 천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010년 이후 패배만 거듭하던 그는 2014년 들어 천룽을 상대로 2승3패를 기록했다. [사진=스포츠Q DB]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어 메달 사냥에 실패했지만 2004년 2월 한국 남자 단식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을 정도로 남자 배드민턴을 이끌어왔다. 런던 올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한 그는 아시안게임 단체전을 위해 잠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고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제 손완호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천룽과는 대등하게 싸우고 있다. 세계랭킹 1위 리총웨이는 지난 8월 코펜하겐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도핑테스트에 적발돼 BWF로부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다.

한국 남자 단식의 간판이라는 책임감, 물오른 기량에 주변 환경까지. 손완호의 전성기가 왔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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