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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주말예능' 이상한 현상, 이슈와 시청률이 따로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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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주말예능' 이상한 현상, 이슈와 시청률이 따로논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2.04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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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지상파 3사 대표 주말 예능프로그램인 MBC '진짜 사나이'(이하 '진사'), KBS 2TV '1박 2일', SBS '런닝맨' 사이에서 최근 몇달 간 특이한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예능프로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는 '시청률'과 '이슈 몰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 '런닝맨'은 초대게스트를 항상 필요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사진=SBS '런닝맨' 방송 캡처]

◆ 한 달간의 동향분석 '시청률↔이슈 이상한 관계의 성립'

3개의 예능프로그램을 놓고 한 달간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청률을 주도하는 프로그램과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대변해 주는 '이슈몰이'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지난 11월 한 달간 주말 예능 최강자는 '1박 2일' 이었다. 11월 2일부터 11월 30일까지 방송된 5편(366회~370회)의 방송분량이 모두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주말 예능 왕좌 자리를 지켜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한 달간 지속한 모니터 결과 눈으로도 구분될 만큼 '이슈몰이' 측면에서는 시청률 추이와는 다른 평균선을 그렸다. '1박 2일'은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대변해 주는 주요 메인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서 '진짜 사나이(이하 진사)'와 '런닝맨'에 현저하게 밀리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포털을 예로 들면 세개의 프로가 동시에 방송되는 순간(일요일 오후 6시 25분~7시 50분) (프로와 관련돼) 생성되는 실시간 검색어 숫자는 1위 런닝맨(평균 5~6개), 2위 진짜 사나이(3~4개), 3위 1박 2일(1~2개)였다.  방송 이후에도 역시 실시간 검색어 부분에서 '런닝맨'과 '진짜사나이'가 지속력이나 숫자면에서 '1박 2일'을 약 2~3배 앞서나갔다. 

시청률 1위가 이슈를 붙잡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주도한다는 상식을 깨버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들어 이 현상은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

▲ 초대게스트의 이름값이나 활약도에 따라 시청률과 이슈몰이가 큰 변화를 겪는다. [사진=SBS '런닝맨' 방송 캡처]

◆고정게스트와 초대게스트 효과?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게스트들의 활용방식에 대한 차이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3개 프로그램은 모두 고정게스트를 두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진행방식에서 이들을 활용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이슈몰이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런닝맨'을 살펴보자. '런닝맨'은 게스트 활용방식에서 시청률 1위인 1박 2일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1박 2일'은 고정게스트들의 캐릭터를 앞세워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초대게스트들이 간혹 나오기는 하지만 이들이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분위기는 강하지 않다. 고정 캐릭터와 협업하는 분위기를 만들 뿐이다.

반면 '런닝맨'은 철저하게 초대게스트의 활약을 집중 조명하며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초대게스트의 이름값이나 그날의 활약도에 따라 이슈는 물론이고 시청률까지 요동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진사'의 경우는 고정게스트가 전역과 입대라는 방식 아래 교체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 역시 높은 이슈 몰이를 하는 원동력이다.

또한 '진사'는 '런닝맨'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특집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출연한 초대게스트가 고정게스트를 압도하는 분량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비슷하다.

▲ [사진=MBC '일밤-진짜 사나이' 제공]

◆'사회적으로 민감한 프로그램'이라는 특성

이슈몰이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강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진사'에 가장 크게 해당하는 부분이다. '진사'는 군대라는 특수한 사회 속에서 연예인 게스트들이 직접 군인이 돼 체험하는 시스템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사회적으로 보편화하지 않은 군대문화를 다루다 보니 민감한 문제들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인인 연예인들이 군대 속에서 내뱉는 말이나 행동, 훈련 모습, 그들이 보여주는 한계 등 여러 민감한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진사'는 굳이 고정게스트들의 맹활약 여부를 떠나 군대 문화에 적응하고 동화되려는 모습 자체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는 효과를 보고 있다. 게임임무 위주의 '런닝맨'이나 '1박 2일'로서는 따라 할 수 없는 특이한 장점이 존재하는 셈이다.

▲ '진짜 사나이'는 특집이라는 구성을 통해 다양한 게스트들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MBC '일밤-진짜 사나이' 방송 캡처]

◆'1박 2일'의 이슈몰이 빈도가 작은 또 하나의 이유 '장수 예능'

두 사례들만으로는 시청률과 이슈몰이가 동행하지 않는 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이슈몰이 빈도가 현저하게 적은 '1박 2일'을 직접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 '1박 2일'은 3개의 프로그램 중 가장 오래된 장수 예능프로그램이다. 지난 2007년 방송을 시작해 무려 7년째를 맞고 있는 보기 드문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이같은 사실은 '1박 2일'이 그만큼 고정시청자층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프로그램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1박 2일'은 계속되는 변화에서 만들어지는 이슈의 창출보다는 고정시청 층의 확보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 예능 PD이자 현 EBS 김 모 PD는 "'1박 2일'이 이슈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이유는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정화된 풍경여행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게임패턴 등의 문제"라며 "솔직히 시즌제로 고정게스트들을 교체하긴 하지만 워낙 프로그램을 이끄는 시스템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이들의 이슈 몰이 효과는 한계가 있다. 이것이 장수 예능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분석했다.

▲ '1박 2일'은 고정게스트의 힘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사진=KBS 2TV '1박 2일' 방송 캡처]

◆판도의 변화는 있을까?

최근에 심화하고 있는 이 현상이 뒤바뀔 확률은 얼마나 될까? 현재로서는 이같은 추이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1박 2일이라는 장수 예능이 자주 고정게스트를 출연시키는 것도 아니고 고정게스트 교체나 프로그램의 근간인 진행 시스템을 크게 바꿀 확률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진사'는 민감한 사회인 군대 속에서 제대와 입대를 통해 고정게스트의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런닝맨' 역시 화려한 초대 게스트를 지속해서 초대해 변화가 심한 미션을 이어나갈 것이다. 그만큼 이슈몰이 판도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률↔이슈' 시청자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시청자들은 이같은 엇갈림 현상에 꽤 이상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이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시청자들은 본인의 입맛에 맞는 형태의 프로그램을 선택해 시청하면 되는 문제다.

다만 프로그램의 질적인 문제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지적하고 이슈를 주도하는 현명한 자세가 요구된다. 이슈몰이를 위해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무리한 소재를 활용하는 경우를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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