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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그에서 커진 조연' 정희재, 1061일 잠실 잔혹사 지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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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그에서 커진 조연' 정희재, 1061일 잠실 잔혹사 지우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2.09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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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전 올시즌 최다 11점…3점슛·돌파 다양한 공격패턴 자랑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정희재(25·전주 KCC)가 올시즌 최고 활약을 펼치며 잠실에서의 악연을 끊는 데 앞장섰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상 선수의 공백을 메우며 팀 연승을 진두지휘했다.

정희재는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경기에서 34분 40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11점(3점슛 2개)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한 경기 최다기록을 세웠다.

정희재의 활약 속에 SK를 82-72로 누르고 2연승을 달린 9위 KCC는 8승16패를 기록하며 10월 25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연승에 성공했다. 또 2012년 1월 14일 이후 무려 1061일 만에 SK 원정 8연패 사슬도 끊었다. 반면 3연승에 실패한 2위 SK는 17승6패로 선두 모비스와 격차가 2경기로 벌어졌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정희재가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SK와 원정경기에서 패스를 줄 곳을 찾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시즌 14경기에 나선 정희재는 경기 당 10분 정도밖에 뛰지 못했다. 팀의 포워드 선수층이 그리 두텁지 않지만 오랜 시간 기회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SK전은 달랐다. 이날 선발로 코트로 나선 정희재는 1쿼터에만 7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정희재가 올린 점수는 11점. 올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이었다.

◆ 시즌 최고활약, D리그 있었기에 가능

고려대를 나온 정희재는 대학 재학 시절 주장을 맡으며 팀을 이끌었다.

팀에서 파워포인트를 봤지만 프로 진출을 위해 외곽슛에도 매진한 정희재는 자신의 욕심을 버리며 득점과 리바운드에 치중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였던 그는 2012년 KCC에 4순위로 지명됐다.

프로에 입단한 뒤 1군 경기에서는 많은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했지만 정희재는 올시즌 D리그(2군 경기)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그는 5차례 D리그 코트를 밟으며 경기 당 18.4점 6.4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 팀이 최하위로 처져있는 상황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정희재는 “D리그에서 경기를 한 것이 1군 경기에 도움이 된다”며 “경기 감각을 찾고 체력도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정희재가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SK와 원정경기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던 중 상대 선수에게 반칙을 당하고 있다.

◆ 굳은일 도맡으며 '잠실 악몽' 끊다

이날 경기 도중 하승진이 발목을 다친 뒤 벤치를 지키는 등 KCC는 김태술, 박경상, 김효범, 정민수 등이 부상으로 이탈해 코트에서 뛸 선수가 부족했다. 이때 정희재가 허재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

그는 전반에만 3점슛 1개 포함 7점을 올렸다. 1군 무대에서 경험이 부족해 간간이 턴오버를 범하기도 했지만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패스와 과감한 외곽슛으로 SK 수비를 흔들었다.

KCC는 정희재 외에도 정의한, 김태홍 등 식스맨 멤버들이 제몫을 해주며 3년 가까이 지속된 잠실 잔혹사를 마감했다.

정희재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하는 인터뷰다”며 “주전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선수들이 하나 되어 일군 승리라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들어 자신감을 얻은 계기도 털어놨다. 선배들의 격려 한마디가 실력 향상에 도움을 줬다는 것. 정희재는 “(김)태술이형 등 고참들과 코치님들이 자신감을 실어주신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 달 반 만에 거둔 연승. 아직 KCC의 순위는 9위다. 더 내려갈 곳이 없기 때문에 정희재의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오늘 경기를 하면서 팀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힘주어 말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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