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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워킹타이틀 명성 입증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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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워킹타이틀 명성 입증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2.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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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사랑에 대한 모든 것(The Theory of Everything)'이 오는 1월11일 열릴 제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후보 선정 소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적절한 부문에 올랐기 때문이다.

'빌리 엘리엇'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어바웃 타임' 등을 내놓은 영국의 영화 명가 워킹타이틀이 제작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역시나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워킹타이틀의 로맨스 영화들은 로맨틱하고 예술성이 짙다. 남녀의 사랑과 이별이라는 통속적 이야기를 통해 삶을 진지하게 통찰함으로써 관객의 마음을 뒤흔드는 수완을 발휘한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세상을 바꾼 한 남자의 기적 같은 사랑이자 실패를 직감하면서도 사랑을 선택하는 용기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촉망받는 물리학도 스티븐 호킹(에디 레드메인)은 신년 파티에서 매력적이고 당찬 여대생 제인 와일드(펠리시티 존스)와 마주친다. 두 사람은 첫 만남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물리학도와 인문학도, 천재적이지만 괴짜 같은 남자와 다정하지만 강인한 여자는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스티븐은 루게릭병으로 시한부 인생 2년을 선고받는다.

스티븐은 점점 신발 끈을 묶는 게 어려워 지고, 발음은 흐릿해지고, 지팡이 없이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져 간다. 희망이 사라진 순간, 스티븐은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지만 제인은 그를 향한 믿음과 변함없는 마음으로 그의 삶을 일으킨다. 부부는 세 아이를 낳으며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가지만 점점 관계의 균열을 맞이하게 된다.

제인 호킹의 회고록 '무한으로의 여행: 스티븐 호킹과 함께한 인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천재 물리학자가 신체적 역경을 딛고 빛나는 업적을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던 제인과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제임스 마쉬 감독은 놀라운 연출력으로 두 남녀의 20대 청춘부터 40대 중년의 세월을, 196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는 시대상을 마법처럼 직조한다. 우주와 물질, 시간과 공간의 역사를 담은 호킹의 우주과학서 '시간의 역사'를 드라마틱한 사랑이야기로 읽는 느낌이다.

▲ 12월9일 열린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런던 프리미어 블루카펫에 등장한 주연배우 에디 레드메인과 펠리시티 존스(왼쪽), 영화의 주인공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오른쪽)

천재 과학자 스티븐 호킹을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은 뒤틀린 육체와 발음, 미세한 안면 근육 움직임까지 살려내며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스티븐을 절망에서 일으켜 세우는 제인으로 분한 펠리시티 존스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배어나는 외모로 시종일관 눈길을 붙들며 희망과 절망, 욕망이라는 진폭 넓은 심리적 요동을 밀도 높은 내면 연기로 빚어내 공감을 자아낸다. 두 배우의 연기호흡은 윤기가 자르르하다. 최근 후보를 발표한 제20회 미국 배우 조합상에서 남녀 주연상, 앙상블 부문 후보에 오른 건 당연하다.

영화 마지막, 각자의 인생을 선택한 뒤 런던 버킹엄 궁전 정원에서 마주 한 두 사람의 현재부터 처음 만나던 케임브리지의 순간으로 파노라마처럼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의 역사'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12월11일 개봉.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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