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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6개월 시한부 검사가 날리는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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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6개월 시한부 검사가 날리는 '펀치'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2.15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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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 제작발표회, 김아중 "역설에서 나오는 감동 있다"

[300자 Tip!]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검사의 마지막 6개월'. 검사 박정환(김래원 분)은 동료 이태준(조재현 분)을 검찰총장으로 만든 후, 밝은 미래를 기대했지만 자신이 악성 뇌종양으로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박정환의 전 아내 신하경(김아중 분)은 딸에 관련된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태준과 관련된 비리를 알고 이에 맞서려 한다. 그동안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데 망설이지 않았던 박정환은 자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갈등에 빠진다. '펀치'는 박정환과 신하경의 사랑, 박정환과 이태준과의 대결을 그리는 드라마다.

[스포츠Q 글 오소영·사진 이상민 기자] 15일 첫 방송을 앞두고 '펀치'의 출연진들이 1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이명우 PD와 배우 김래원, 김아중, 조재현, 최명길, 온주완, 서지혜, 박혁권이 참석했다. 검찰, 법무부를 배경으로 한 '펀치'에서 배우들은 검사, 법무부장관 등을 맡아 연기한다. '펀치'는 '추적자', '황금의 제국' 등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와 '두 여자의 방', '패션왕' 등을 연출한 이명우 감독이 작업한다.

▲ 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의 출연 배우들. 김래원, 온주완, 서지혜, 최명길, 김아중, 조재현, 박혁권.

◆ 김아중 "'펀치'에는 역설적 관계에서 나오는 감동이 있다"

- 이명우 PD의 경우 '너희들은 포위됐다' 이후의 작업이다.

이명우PD= '두 여자의 방', '너희들은 포위됐다' 이후 짬짬이 기획했다. 올해는 드라마를 3개나 하게 돼 기획단계에서부터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박경수 작가와 처음 만나 작업했는데, 서로 스타일이 달라 오히려 좋은 시너지를 낸 것 같다.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뽑아내는 등 짧은 시간 내에 기획한 것 치고는 탄탄한 이야기가 나왔다.

- 배우들은 어떤 이유에서 '펀치'에 출연을 결정했나.

김래원= 시놉시스와 대본이 훌륭하고 재밌었다. 지금까지 해 보지 않았던 역할이라 도전해보고 싶었다. 박경수 작가의 팬이어서,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왔다.

김아중= 시놉시스와 대본 1부 정도를 읽었는데, 드라마에서 그리는 캐릭터 간 구도와 관계가 흥미로웠다. 이태준과 박정환의 관계는 남녀 멜로보다도 뜨겁고, 이혼한 남녀는 맞붙어 싸운다. 그러나 두 남자의 뜨거움 안에는 위태로움이 있고, 박정환과 신하경의 싸움에서는 강한 사랑이 느껴졌다. 이런 역설적인 것들에서 오는 감동이 있었다. 신하경은 이혼한 여성으로 아이 엄마, 전문직의 마음을 헤아려야 해 쉽지만은 않지만 현장에서 감독과 끊임없이 얘기하며 의지하고 있다.

조재현= '펀치'의 매력은 선악의 틀에 있는 사람이 아닌, 다양한 각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박경수 작가의 '추적자', '황금의 제국'을 재밌게 봤는데, 왜 내겐 연락이 안 왔을까 궁금했다(웃음).

('펀치' 전)이명우 감독을 만났는데, 내가 아는 작가와 만나본 감독은 가치관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 등에서 굉장히 차이가 있었다. 박경수 작가님은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고 마이너적인 쪽에서 활동하셨다면, 이명우 감독님은 첫 대본리딩에서 '할리우드 촬영에 참여했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시는 모습들이 있었다. 이렇듯 두 분의 살아온 환경, 생각이 다를 것 같았는데, 여기서 오는 묘한 재미가 있고 그럼에도 잘 맞을 것 같았다. 생각이 너무 같다보면 내용이 치우칠 수 있고, 작가에게 연출자가 너무 끌려간다면 담아내는 내용에 감동이 적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펀치'를 연출하는 이명우 PD.

온주완= 훌륭한 감독님, 작가님, 선배들과 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펀치'는 사회성이 있는 드라마지만 차가움 속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생각이 있다. 그 꽃이 만개할 때까지 기다려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서지혜= 그동안 캔디처럼 밝고 톡톡 튀는 역을 했다. 이번엔 도도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다. 10년 전쯤 이명우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였는데 이렇게 만나 작품을 한다는 게 신기하다. 이게 인연이구나 싶다.

박혁권= 인물들이 목표하는 것들을 돌리지 않고 바로바로 표현하는 것이 힘있고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초에 전세를 옮겨야 하는데 집을 고민하던 차에 캐스팅 제의가 와 덥석 물었다.(웃음)

- 조재현과 김래원은 2003년 드라마 '눈사람' 이후 12년만의 재회다.

김래원= 그때 나는 주조연이었는데 이번엔 맞붙게 돼 선배에게 감히 도전을 한다. 조재현 선배는 10년 전과 변함없이 위트있고 에너지가 많다.

조재현= 김래원은 오히려 지금 어려진 것 같다. 김래원은 당시 20대 초반이었는데 가볍지 않고 애늙은이 같은 면이 있었다. '내가 아는 김래원이 변했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있었는데, 연기에 대한 태도는 변함없고 속깊고 더 좋은 배우가 됐다.

- 김래원의 경우 많이 야위었다.

김래원= 가장 살이 쪘을 때 90kg 정도였다. 드라마 캐스팅 소식에 '김래원 살은 뺐대?' 그런 반응들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 2, 3년쯤에 살은 뺐고 뺀 체중에서 왔다갔다 한다. 지금은 73kg 정도 나가는 것 같다.

◆ 조재현 "'펀치'는 시의성과 다양성이 있는 작품"

- 이태준(조재현 분)이나 신하경(김아중 분)의 경우에는 현실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도 있을 것 같다.

조재현= 관련된 사람을 만나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대검의 고위공직자로 계신 분이 '정도전' 팬이라고 하셔서 연이 닿았다. '펀치'가 검찰에 대해 좋은 얘기만 하는 드라마가 아닌 걸 알고 계신 분이었는데, 만나뵙고 '이런 검사가 있구나. 대한민국 검찰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분은 "검찰에게 오만한 면이 있다"고 하셨다. '검사 선서'에 '정의롭고 사회 약자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런 당연한 내용을 선서 내용에 담는 것 자체가 검사의 지위가 높고 오만하다는 걸 보여준다는 말씀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이 분은 내 캐릭터와는 비슷하지 않았지만, 극중 좀 특이한 정치인을 흉내내기도 할 것 같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김아중= 신하경은 뻔할 수도 있는 인물이라 연기의 질감이 다르면 좋을 거란 생각을 했다. 법정을 배경으로 하는 미국 드라마 '굿 와이프(Good Wife)'를 봤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다르게 하려고 하기보다는 진실하게 연기하면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에서 배우 조재현과 김래원은 가까운 동료였지만 맞붙게 되는 관계다.

- 최명길은 법무부장관 역이다. 남편 최명길이 전 국회의원인데, 부담스럽진 않았나.

▲ 최명길= '용의 눈물'이나 '명성황후'에서도 카리스마와 결단력을 필요로 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큰 거부감은 없었다. 대사 중 법 전문 용어가 나올 때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 남편에게 재밌게 배우고 있다. 남편도 '내가 가르쳐주니 즐겁지 않냐'고 한다.(웃음)

- 조재현은 최명길이나 김래원 등과 맞붙는 장면이 많다. 배우들과 기싸움은 어떤가.

조재현= 김래원과는 극중 현재 친한 선후배, 형제같은 느낌으로 호흡을 맞춘다. 둘이 만나면 진실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최명길과는 물과 기름같은 관계지만 이태준은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겉으로는 웃는 사람이다. 무조건 공격, 수비보다는 그 안에서 쉴 틈을 주는 것 등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다.

-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여러 대의 차가 추돌하는 사고 장면이 있다. 촬영이 힘들지는 않았나.

이명우 PD= 드라마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는 장면이다보니 잘 찍고 싶었다. 오랜 시간 동안 도로를 통제해 찍기가 쉽지 않아서, 많은 장소를 옮겨다니며 찍었다. 박예린(김지영 분)이 탄 유치원 버스가 수십대의 차를 부딪치며 가는 장면에 부딪치는 차량, 지나가는 차량 등 수십 대가 필요했다. 카메라 17대, 헬리캠 두 대를 동원했다. 제작비가 엄청나 한정환 EP님이 좀 압박을 주시기도 했고. 김아중 씨는 현장을 보고 '어벤저스 촬영장이야?' 하기도 했다. 저비용 고효율로 '어벤저스' 비슷하게 찍으려고 노력했다. 사고 없이 무사히 마쳐 다행이다.

- '비밀의 문' 후속이다. 시청률에 대한 걱정은 없나.

조재현= 내가 하고 싶은 드라마는 재미도 재미지만, 시대에 맞는 작품을 하면서도, 좀 다양한 모습의 드라마가 있으면 싶다. '펀치' 또한 그럴 것 같아 기대가 크다.

김아중= '펀치'는 이상하게 평가나 시청률이 두렵지 않다. 참여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 조재현은 11일 라디오 프로그램 '컬투쇼'에서 "'펀치'의 시청률이 22%가 넘으면 팬티만 입고 방송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정말 지킬건가.

조재현= '컬투쇼'가 라디오 생방송인데, 청취자가 우리 집에 작년에 에어컨 수리를 하러 왔었는데 내가 팬티만 입고 나왔다고 했다. 사실 팬티처럼 보이는 잠옷이다. MC들이 시청률 22% 넘으면 '팬티 차림 방송'을 하겠냐고 물어서 하겠다고 했다. 김래원도 하겠다고 했고, 여배우들도 최대한 설득해서 함께 사각팬티로 맞춰입고 공개 인터뷰를 하는 걸로 추진해보겠다.

▲ 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는 '비밀의 문' 후속으로 15일 첫 방송을 한다.[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명우 PD는 '두 여자의 방'에 대해 설명하며 "방이라는 공간은 정체성을 의미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또한 박경수 작가는 공간과 소품에 신경을 많이 쓴다. '펀치'에서도 인상적인 공간이나 소품이 있는지.

이명우= '펀치'에는 세 개의 공간이 있다.

'대검찰청 13층'은 욕망, 배신, 음모가 있는 공간으로, 박정환이 전쟁터처럼 느끼는 곳이다. 때문에 차가운 메탈 소재와 사람의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리로 만들었다. '박정환의 집'은 박정환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무서워하고 고뇌하고 두려워하지만, 그래도 살아야겠다고 결심하는 공간이다. 박정환, 신하경, 딸 예린이 함께 살던 '옛 아파트'는 죽음을 앞둔 박정환이 기댈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소박하고 따뜻하고 희망이 있는 곳이다.

이 세 가지 공간이 잘 어우러지게 만들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

[취재후기] 많은 팬을 보유한 박경수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펀치'는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좀 무거운 주제이지 않을까"라는 걱정에 제작진과 배우들은 "긴박감있는 표현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안겼다. 흥미로운 소재와 긴장 넘치는 연출이 어우러진다면 '펀치'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는 '비밀의 문' 후속으로 15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을 한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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