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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노키오' 주연들의 '기자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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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노키오' 주연들의 '기자생활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2.10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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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객관적인 시선의 어려움", 진경 "이들을 움직이는 힘은 뭘까"

[300자 Tip!] 부진한 성적의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자리를 뿌듯하게 채웠다.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 얘기다. 피노키오는 '사회부 수습기자'들이 방송국 보도국을 배경으로, 청춘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다. '피노키오'는 같은 시간대 방송하는 MBC '미스터백'과 근소한 차이로 시청률 1위를 다투고 있다. 박혜련 작가의 시원한 전개와 조수원 감독의 탁월한 연출, 주조연들이 빚어낸 시너지가 빚어낸 결과다.

[스포츠Q 오소영 기자] 아픈 어린 기억을 가지고 기자가 된 최달포(이종석 분), 기자를 꿈꿔 열심히 준비해 입사한 최인하(박신혜 분), 아이돌 그룹의 사생팬 출신으로 기자가 된 윤유래(이유비 분), 기자를 오랫동안 꿈꿔온 최인하에 대한 호기심으로 기자가 된 재벌 2세 최범조(김영광 분), 인하의 어머니로 스타 기자인 송차옥(진경 분)까지. 주연 배우들이 말하는 '피노키오' 얘기를 3일 기자간담회에서 들었다.

▲ SBS '피노키오' 제작발표회에서의 주연배우 4인. 이종석, 박신혜, 이유비, 김영광.[사진=스포츠Q DB]

- 피노키오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나.

이종석= 촬영이 바쁘다 보니 바깥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다. 그래도 반응이 좋다고 하시니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박신혜= SNS 반응같은 걸 보면서 체감하고 있다. 방송이 끝나면 주변 친구들이나 방송 관계자 분들이 연락주시는 걸 보고 일반 시청자뿐만 아니라 방송 관계자 분들도 좋아해주신다는 걸 알았다.

진경= 송차옥은 기자로서의 직업의식은 투철한 캐릭터지만 직업 윤리는 바닥인 캐릭터다. 송차옥이란 캐릭터를 극대화해 우리의 현실 세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욕을 듣지만 이는 시청자들이 사회적인 부분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증거인 것 같다. 때문에 욕을 들어도 보람이 있다.

- 캐릭터 구현을 위한 노력은.

이종석=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경우에는 캐릭터에 뭔가를 더해서 만들어보려고 했다. 지금은 대본을 충실히 표현하는 것만 해도 벅차다. 작가님이 써 준 그대로를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

박신혜= 최인하는 화, 슬픔 등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표현해야 편한 인물이다. 극중 '막말마녀'라는 별명이 있는데, 막말도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화를 감출 수 없어서 그러는 거다. 인하는 독립적이고 씩씩한 인물이다. 내가 출연했던 전작들보다 눈물 흘리는 신도 없고, 캔디같은 캐릭터는 아니다. 인하와 아빠(신정근 분)가 연기하는 코믹한 장면들이 있는데, 망가지는 장면을 연기하며 내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재밌다.

이유비= 윤유래 역에 만화 캐릭터스러운 부분이 없잖아 있다. 어떻게 하면 너무 만화스럽지 않게 현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캐릭터를 살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한다.

진경= 앵커 역을 위해 SBS 신용철 아나운서에게 자문을 구했다. 기자로서의 태도, 말투들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3시간 정도 배웠는데 핵심을 가르쳐주셨다.

김영광= 나름대로의 무기가 있다면 재벌 2세로서 인하에게 갖는 진지함이다. 시청자 분들은 바보같다고 하시지만 나는 굉장히 진지하다.(웃음)

▲ 방송국 보도국을 배경으로 수습기자 생활을 하는 주연 4인. [사진=IHQ 제공]

- 극중에서 기자 생활을 경험해보니 색다르고 어색할 것 같다.

이종석= 평소 인터넷에서 기사를 볼 때 별 생각이 없었다. 범조의 내레이션 중 "이 많은 기사들은 어디에서 쏟아져 나오는 걸까요"라는 대사가 있다. '피노키오'를 찍으며 기자들이 밤새 경찰들에게 집요하게 달라붙어 얻은 이야기로 기사를 쓴다는 걸 알게 됐다.

박신혜= 촬영을 하다보면 집에 못 들어갈 때가 많다. 기자 역시도 집에 못 들어간다는 점에서 공감이 됐다. '피노키오'에서는 기자들의 옷이 거의 안 바뀐다. 머리는 점점 까치집이 되고, 화장은 지워진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여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에게서 직접 얘기를 들어도 내 머릿속에서는 나만의 이야기로 바뀌게 된다. 그걸 얼마나 사실적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가 연기하면서 어려웠다. 극중에서도 같은 사건과 증거를 보고도 네 명이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기사를 쓴다. 이런 부분들이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이유비= 정말 열심히 사는 직업이라는 걸 알았다. 항상 무언가를 찾기 위해 촉을 세운다. 나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기자 분들에 비하면 별 거 아닌 것 같다.

진경= 촬영 전 수습기자들이 기자가 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다함께 봤다. 작가님이 다큐멘터리 등 실제 모습을 많이 참고하셔서 사실성있게 대본을 쓰셨다. 경찰서 쪽방에서 자는 모습들을 보니 정말 너무나 고생을 하더라. 저보고 기자를 하라면 못 할 것 같다. 너무나 힘든 직업인데, 그럼에도 이들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송차옥은 팩트보다 임팩트를 강조하는 기자다. 임팩트 때문에 팩트의 본질이 훼손되거나 변형된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내가 시청자라면 극중 직업 윤리를 중시하는 YGN 방송국의 뉴스를 봤을 것 같다. 자극적인 재미는 없더라도 기본에 충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김영광= 수습기자 생활기 다큐멘터리를 보니 알람이 계속 울려도 못 듣고 자는 장면이 있었다. 씻지도 못하고 옷도 못 갈아입는데, 이렇게 해서 사람이 생활이 가능할까? 싶었다. 실제의 나는 기자생활을 하기 힘들 것 같다. 극중 범조는 인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내가 실제 재벌 2세라면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것 같다. 농담이다.(웃음)

▲ 극중 모녀 관계인 송차옥(진경 분)과 최인하(박신혜 분).[사진=IHQ 제공]

- '피노키오'에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 또한 등장한다. 이종석은 변희봉, 신정근과 함께 연기하고, 진경은 박신혜에게 비정한 어머니로, 김해숙과 김영광은 모자 관계로 나온다.

이종석= 변희봉·신정근 선배님들과 같이 촬영하면 재밌다. 두 분의 애드리브는 획기적이다. 함께 신을 찍으면, 피곤하다가도 바짝 충전이 된다.

진경= 시청자들은 '어떻게 저런 엄마가 있냐'고 하신다. 이성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생각하는 인물이다보니 감정적으로 노출되거나 동요되는 것을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딸을 만나면서 차가운 인물이라도 본인이 흔들리는 것은 조금씩 느끼는 것 같다. 딸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후폭풍이 몰아치지 않을까. 앞으로 더 재밌는 내용이 나올 것 같다.

김영광= 김해숙 선생님께 현장에서 '어머니'라고 부르고, 선생님께서도 '아들'이라고 불러주신다. 극중에서는 따뜻한 모자지간이지만, 떨어져 산지가 꽤 오래됐다보니 실제의 어머니께 나는 무뚝뚝한 아들이다. 김해숙 선생님께 "저희 엄마도 이러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니는 어떻겠니" 말씀하셨다. 내가 바뀌어야겠고, 어머니께 잘 해드려야겠다.

- '피노키오'의 시청률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유는 뭘까.

이종석= 대본이 아주 자세하다. 선배 연기자분들도 배우가 채워넣을 게 없다고 하실 만큼 대본이 촘촘하다. 사건들의 개연성과 인물들이 움직이는 동기가 분명하다. 캐릭터들은 하나하나 사랑스럽다. '피노키오'에서 신혜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봤다. 예전 출연 작품들도 봤고 함께 광고 촬영도 한 적 있지만, 그동안 예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이번 촬영하면서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뻐 보인다. 신혜도 한 몫하는 것 같다.

박신혜= 새로운 소재라서 그런 것도 있고, 대본도 재밌지만 장면의 재미도 있다. 배우들의 리액션들이 빠르게 화면으로 전환되는 리듬감이 있어 시청자 입장으로 재밌었다.

▲ '피노키오'에는 여러 가지 가족의 모습이 등장한다. [사진=IHQ 제공]

이유비= 갓(god)혜련, 갓수원, 갓종석, 갓신혜의 힘이 아닐까. 대본과 연출은 재밌고 빠르고, 배우들은 완벽하다. 선배님들의 연기에 나는 묻어가고 있다. 1위할 만하지 않을까?

진경= 박혜련 작가의 탁월한 글과, 조수원 감독의 연출. 내 자신이 열렬한 시청자다. 배우를 설레게 하는 대본을 만났다. 드라마 특성상 시청 연령대 또한 다양한 것 같다. 내가 진실로 알고 있는 것이 혹시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이라,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다들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닐까.

- 박신혜는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연기한다. 딸꾹질 연기의 비결은.

박신혜= 내가 실제로 딸꾹질을 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하려고 한다. 실제 소리와 비슷하다. 말의 음절에 따라 바깥으로 나가는 소리가 있고, 안으로 먹을 소리를 낼 때가 있는데, 딸꾹질을 내기 힘든 소리가 있어서 딸꾹질의 타이밍에 대해 고민한다.

[취재후기]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의 말에 따르면 박혜련 작가는 자문 기자만 4명을 두고 극본을 작업하고 있다. 이런 세심한 작업 과정과, 생생한 취재로 '피노키오'는 더욱 촘촘하고 생생한 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 여기에 제작진과 배우들은 하루 2~3시간의 수면 시간을 두고 촬영에 힘쓰고 있다. 실제 수습기자들의 고단하지만 열정 넘치는 삶처럼, 피노키오 역시 이러한 작업 과정이 있어 더욱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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