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3 17:48 (금)
[여배우 리뷰] 줄리안 무어 vs 마리옹 꼬띠아르
상태바
[여배우 리뷰] 줄리안 무어 vs 마리옹 꼬띠아르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2.20 1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미국 여배우 줄리안 무어(54)와 프랑스 여우 마리옹 꼬띠아르(39).

‘감성적 연기의 대명사’로 통해온 줄리안 무어와 ‘외유내강형 뮤즈’로 자리매김한 마리옹 꼬띠아르의 경이로운 연기 성찬으로 영화팬들은 포만감에 빠질 듯하다. 두 여배우가 출연한 ‘맵 투 더 스타’와 ‘내일을 위한 시간’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일으킨 뒤 연말연시 국내 극장가에 간판을 내걸게 됐다.

◆ 미스터리 스릴러 '맵 투 더 스타' 여배우 하바나 통해 복잡미묘한 연기 발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맵 투 더 스타(Maps to The Stars)’(12월25일 개봉)는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의 숨겨진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영화에서 줄리안 무어는 전설의 여배우였으나 화재로 사망한 어머니 클라리스가 출연했던 영화 리메이크작에서 그녀가 맡았던 배역을 꼭 따내야만 하는 위기의 여배우 하바나를 연기했다.

플로리다에서 LA로 온 미스터리한 소녀 애거서(미샤 와시코브스카)가 하바나의 비서로 취직하면서 셀러브리티들의 심리치료사 샌포드(존 쿠삭), 배우를 꿈꾸는 렌트카 운전기사 제롬(로버트 패틴슨) 등과 얽히고설키며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 '맵 투 더 스타'의 줄리안 무어

영화 속 줄리안 무어는 신들린 듯하다. 유년기에 겪은 학대로 인해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신경쇠약의 면모부터 동료 여배우에게 캐스팅 경쟁에서 밀린 뒤 호시탐탐 배역을 따내려는 교활함, 더없이 우아한 척 하다가 타인의 불행과 작은 행복마저 짓밟고 이용하는 탐욕스러운 민낯을 드러낸다. 전라의 스리섬까지 불사한다. 파국의 절정에선 전율이 일 정도로 충격적 연기를 선보인다. 복잡내하면서도 어려운 연기를 소화한 무어에게 올해 칸 영화제와 시체스 영화제는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줄리안 무어는 액션 블록버스터, 스릴러, 드라마, 멜로, SF 코미디를 종횡무진 누비는 연기자다.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간 여성들의 이야기 ‘디 아워스’에서의 삶에 대한 섬세한 연기, 남편의 커밍아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아내로 분한‘파 프럼 헤븐’에서의 절제된 내면연기, 부통령 후보로 나선 동성애자인 알래스카 주지사를 그려낸 ‘게임 체인지’, 알츠하이머에 걸린 언어학자로 변신한 ‘스틸 앨리스’ 등 출연작마다 자연스러움과 섬세함으로 캐릭터를 완결시켰다.

◆ '내일을 위한 시간' 실직 위기 노동자 산드라 맡아 밀도 높은 감정 표현   

벨기에 거장 감독 다르덴 형제의 ‘내일을 위한 시간(Two Days, One Night)'(1월1일 개봉)은 사측에서 제시한 보너스라는 달콤한 유혹 대신 자신의 복직을 위해 투표해달라고 동료들을 설득하는 여정에 나선 산드라의 이야기다. 주말 이틀 동안 16명의 동료들을 만나며 산드라는 그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새롭게 태어난다.

이 시대 미생들 앞에 놓인 비정한 현실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한 영화에서 마리옹 꼬띠아르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 남편과 함께 맞벌이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 우울증을 겪은 뒤 다시 일터에 나가고 싶은 노동자의 절박한 심리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 '내일을 위한 시간'의 마리옹 꼬띠아르

초라한 행색에 잔뜩 주눅 든 모습으로 “사장을 만났는데 월요일에 재투표 허락했어. 내가 남는 것에 동의하는지 물어보려고” “천 유로를 뺏고 싶진 않아. 그래도 내가 계속 일할 수 있게 나한테 투표해줬으면 해” “이해해”란 반복되는 설정과 대사이지만 미묘한 차이를 보여줌으로써 전혀 지루함 없이 긴장과 먹먹함에 휩싸이게 된다.

일상적인 연기에서 끌어낸 밀도 높은 감정을 통해 절제되고 위엄 있는 연기의 마스터피스란 바로 이런 것임을 웅변한 그는 올해 꼬띠아르는 뉴욕비평가협회, 보스턴비평가협회, 크리틱스초이스, 유럽영화상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뤽 베송의 오락 액션영화 ‘택시’로 얼굴을 알린 뒤 로맨틱 무드의 ‘인게이지먼트’, 도도한 프랑스 여인 샤넬로 분한 ‘어느 멋진 순간’, 불세출의 샹송 디바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 아카데미·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휩쓴 ‘라 비앙 로즈’, ‘인셉션’의 꿈속의 여인 멜,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매력적인 악역 미란다, 두 다리를 잃은 돌고래 조련사로 분한 ‘러스트 앤 본’….

꼬띠아르는 프랑스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예술영화와 코믹북 히어로 영화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아름답고 감성적인 여배우로 자기만의 영토를 다졌다.

◆ 불과 물의 연기...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누구 품에 안길지 관심 

두 여배우는 오는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놓고 각축을 벌인다.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와 해고 위기에 처한 노동자, 격정의 불과 고요한 물의 연기로 후보로 올랐기 때문이다. 수상 여부를 떠나서 모든 표정에 디테일과 뉘앙스를 담아낸 걸출한 그녀들의 활약상에 한파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뜨거워진다.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