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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술자들' 이현우, 93년생 앙팡테리블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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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술자들' 이현우, 93년생 앙팡테리블 주역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2.2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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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노민규기자] 인천세관에 숨겨진 비자금 1500억원을 40분 안에 털어야만 하는 기술자들의 비즈니스를 그린 범죄 액션영화 '기술자들'(12월24일 개봉)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모든 보안 장벽을 무력화시키는 천재 해커 종배 역을 맡은 이현우.

아역배우 시절부터 밝은 소년 이미지와 눈웃음으로 누나들의 '덕심'을 훔쳐왔다면 이번엔 어둡고 진한 남자의 향기를 발산한다. 앳된 얼굴 뒤에 날 선 눈매와 서늘한 미소를 지닌 스물 한 살 청년과 나눈 스몰 토크.

 

◆ “박쥐같은 종배, 변신 원해왔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팀의 리더이자 금고털이 지혁(김우빈), 인력조달 전문 바람잡이 구빈(고창석)과 함께 한 팀을 이룬 종배의 별명은 '배신의 아이콘'이다. 이현우의 표현대로라면 “박쥐같은 녀석”이다. 생각에 잠긴 눈빛, 문신한 손가락 사이로 타들어가는 담배연기, 까칠한 말을 툭툭 내뱉는 모습이 낯설기도 하다.

“바르고 착한 이미지다보니 배역의 폭이 한정적이었어요. 넓히기 위해 건방지고 시니컬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찰나라 영화와 잘 맞아떨어졌어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스토리도 재밌었지만 종배가 매력적이라 선택한 게 컸죠.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니까 감사하죠. 지금은 배우로서 잘 할 수 있는 걸 찾아가고, 더 잘 할 수 있는 걸 찾는 단계예요.”

조연이기에 주연에 비해 캐릭터의 전사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은 당연히 아쉽다.

“왜 종배가 그런 행동을 했을까, 배신자로 낙인찍혀 왔을까...의문보다 ‘저 앤 그냥 저런 애구나’로 받아들여지게끔 노력했어요. 극중 종배의 반전 포인트를 어떻게 표현해야 잘 부각될지를 많이 고민했죠. 종배가 복잡한 행보를 보이는 구성이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편하게 생각하려 했고요. 관객이 중요한 거고, 관객을 잘 속이면 되는 것 아니가요?”

◆ 담배·문신·의상으로 캐릭터 디테일 살리는 노력

극중 김우빈이 때깔 좋은 의상을 여러 벌 갈아입으며 눈길을 사로잡는다면 이현우는 후드티와 청재킷으로 캐릭터를 살려내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쳤다.

“해킹 자료를 많이 찾기보다 손가락 액세서리, 패션, 말투, 타투 등 종배의 성향이나 보여지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어요. 원래 의상 시안에는 ‘편안한 야상’이었는데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원래 제 모습을 가미시켰죠. 스냅햇, 헤드셋, 박시한 후드티와 긴 셔츠는 제 아이디어와 스타일리스트 팀이 고른 아이템들이에요. 특히 종배가 활동적이거나 보여줄 게 많은 캐릭터가 아니라 키보드를 치는 손가락 놀림이나 담배 피우는 모습, 말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고요.”

 

◆ 유승호 서강준 박보검 노영학 이민호…93년생 남자배우 군단 주역

이민호 김수현 김우빈 등 20대 청춘스타들이 ‘대세’를 형성했다. 이현우는 김수현과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남파간첩 리해진으로 절절한 호흡을 맞췄다. 이번엔 김우빈과 공연했다.

“에너지가 어마어마해요. 역할을 맡았을 때 자신감을 토대로 배역에 녹아드는 장점이 있으세요.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하지’가 아니라 ‘원래 저런데 연기할 때 저렇게 되는 구나’를 배우는 거죠. 형들과는 지금도 연락하며 지내는데 밥을 자주 먹지 않아도 많은 걸 느끼며 촬영했어서 친한 형이 생긴 느낌이 들어요.”

그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역인 93년생 남자배우 군단이 주목받고 있다. 이현우를 비롯해 최근 군 제대한 유승호, 서강준, 박보검, 노영학, 이민호 등이 모두 될성부른 떡잎들이다. 이현우는 과거 유승호와 드라마 ‘태왕사신기’ ‘공부의 신’에서 공연한 바 있다.

“일찍 군대를 다녀온 승호가 정말 부러워요.(웃음) 보검이완 작품을 같이 한적은 없는데 대학입시를 보다가 친해져서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죠. 보검이완 진짜 많이 닮았어요. 저보다 키가 커서 더 멋있는데 옛날 사진을 보면 진짜 비슷하더라고요. 서강준씨는 아직 만난 적이 없으나 드라마를 잘 지켜보고 있고요.”

 

◆ “아역배우 시절 즐거워…조금씩 전진해가는 모습에 희열”

아역배우 출신인 그는 성인물에서 아직까진 누군가를 위한 역할로 존재해 오고 있다. 그 역시 ‘기술자들’에 대해 “지혁을 위한 영화”라고 스스럼없이 긍정한다. 자신은 “지혁 주변에서 서포티하는, 스토리를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이라고 규정한다.

“아역 이미지라 서브를 맡더라도 주연에 욕심내기보다 어떻게 하면 작품에 젖어들까, 캐릭터와 부합할까를 고민하죠. 한단계 한단계 밟아가면서 그 때를 대비하는 거고요. 지금은 더 많은 열정을 쏟기 위한 발판을 구축하는 시기라고 봐요. 최근 촬영을 마친 영화 ‘연평해전’은 작품을 이끌고 가는 캐릭터라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많았어요.”

아역배우 시절은 ‘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신과 함께 일하는 재미를 선사했다. 예전보다 더 큰 재미와 열정, 욕심이 생긴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 역할의 비중이 크고 작고는 개의치 않는다. 자신이 꿈꾸는 모습이 더욱 뚜렷해지고, 그 모습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데 희열을 느낀다. 몇 년 뒤엔 어떻게 성장해 있을지 기대되며 조금씩 전진해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

[취재후기] 나이는 어리지만 오랜 연기경험 덕분인지 현장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좋은 배우다. ‘기술자들’에 대해 케이퍼 무비로서 스타일이 젊은 게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줄도 안다. 언뜻언뜻 내비치는 안목이 상당하다. 혈기를 차분하게 달랠 줄 아는 현명함도 느껴진다. “그런 나이니까 누군가와 연애하고 싶고, 따뜻한 로맨스물을 해보고 싶다”는 그의 ‘현실적인’ 바람이 어서 빨리 이뤄지길.

▲ '기술자들' 극중 장면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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