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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우빈, 반항하는 청춘의 초상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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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우빈, 반항하는 청춘의 초상②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2.19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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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싸이더스HQ] 조각미남이 아닌 선 굵은 마스크, 말랑말랑한 분위기를 지워버리는 이글거리는 눈빛. 김우빈(25)은 반항하는 청춘의 대명사인 할리우드 배우 제임스 딘을 연상케 한다. 또래 배우들에게서 발견하기 힘든 그만의 특장점이다.

김홍선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범죄 액션영화 '기술자들'의 개봉(12월24일)을 앞두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마스터키로 거듭난 그의 내면에 귀 기울였다.

 

◆ “파이팅 불러일으키는 모델 병행할 계획”

전주대 공연엔터테인먼트 학과를 졸업한 그의 출발은 런웨이였다. 188cm의 큰 키와 개성 강한 마스크, 레이저 눈빛은 대형 모델의 탄생을 예고했다.

“모델은 배우의 발판을 만들어준 감사한 직업이죠. 너무 재밌어요.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주고 파이팅을 불러 일으켜주죠. 최근 1년, 두 시즌만 촬영 때문에 쇼에 서지 않았을 뿐 한 시즌도 빼지 않고 런웨이에 섰어요. 다음 시즌에는 스케줄을 조정해서 참여하고 싶어요. 그간 제게 도움을 준 디자이너 선생님들께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연기와 모델링을 병행할 생각이에요.”

그런 그에게 배우 차승원은 롤모델이다. 모교 모델학과 연기분야 문원주 교수로 인해 연기에 관심을 갖고 배우를 시작하게 됐다면 차승원은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선배다.

“과거 디자이너 송지오 쇼의 리허설에 등장한 차승원 선배님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소리를 질러 버렸어요. 선배님이 등장하면 아무도 안보이더라고요. 3년 전 쇼장에서 선배님이 말을 걸어주신 이후 인연을 맺어오고 있죠. 헤어숍도 같은 델 다니고 있어요. 하하. 고민 상담도 해주시고 귀감이 되는 선배죠. 길을 만들어주셨기에 후배들이 그 길을 편히 걷게 된 거죠.”

 

모델 경험은 배우로 터닝하는데 장점으로만 작용하진 않았다. 워킹 때문에 체화된 1자 걸음을 8자로 바꾸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모델은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직업이라 가만히 있어도 각을 잡게 된다. 배우로서는 나쁜 자세 중 하나다. 몸에 힘을 뺀 채 카메라 앵글 안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놀려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 연기인생 터닝포인트 ‘상속자들’…이민호 박신혜 최진혁 맹활약 응원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상속자들’은 김우빈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준 작품이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호텔 상속자이나 반항적이고 결핍 많은 캐릭터를 소화한 김우빈은 주인공 이민호를 능가하는 화제를 자아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은 관심을 얻었고 그 이후 남다른 작품들을 하게 됐으니 감사하죠. (박)신혜씨의 영화 ‘상의원’은 ‘기술자들’과 같은 날 개봉하게 돼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이)민호 형은 ‘강남 1970’ 개봉 준비 때문에 바쁜데도 시사회에 와주셨어요. 저도 응원하려고요. (최)진혁이 형은 드라마 ‘오만과 편견’을 하고 있는데 남다른 시청자 입장으로 보고 있죠. ‘상속자들’ 팀은 지금도 모두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모두가 제겐 (연기) 선배님들이라 늘 자극을 얻고 배우죠.”

특히 김은숙 작가와는 ‘신사의 자격’까지 연거푸 두 작품을 하게 되는 금쪽 같은 기회를 얻어 “받은 게 너무 많다”며 “기회가 되면 꼭 보답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특이함 덕분에 관심 집중...기대 부응하려 노력”

왜 대중은 특히 여성들은 그에게 몰입하는 걸까. 질문을 던지자 잠시 생각을 고르더니 명쾌하게 대답했다.

“특이해서죠. 남자도 반할 만큼 미모가 출중한 남자 배우들이 많은데 이상한 외모의 애가 툭 튀어나와서 연기를 하니...‘쟤 뭐지?’ 하며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아요. 시대를 잘 만났죠.(웃음) 제 외모에 대해 개성 있다고 말해주시고, 저 역시 그 기대에 맞추려고 노력한 거죠.”

그의 말마따나 특별한 개성과 노력으로 짧은 시간 안에 톱스타 자리에 올랐다. 인터뷰 전날엔 제35회 청룡영화제 인기스타상까지 수상했다. 좋기만 하진 않다. 대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미지를 소비할 것을, 더 많은 성과를 낼 것을 요구하는 유혹과 압박이 끊이질 않는다. 스타보다 배우가 되고픈 이들에겐 상당한 스트레스일 수 있다.

“편안하게 생각하려 해요. 지금 상황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려 하고요. 전에는 조급했어요. 늘 뭔가를 해야만 했고 스스로를 가만 놔두질 않으니까 지치더라고요. 이젠 여유를 가지고 깊이 생각을 해보려고 해요.”

 

◆ “빈 캔버스에 하나하나 채워나가는 그림, 모델·연기와 동일”

그의 취미는 그림 그리기다. 유년기 시절 몇 년 동안 미술학원을 다녔다. 어머니가 미술에 관심이 많으시고 재능이 많다. 밤 새워서 그림을 그리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 틈 날 때마다 미술 작업을 한다.

“낙서에 가까운 수준이에요. 그림을 그리다보면 즐겁고 스트레스가 해소돼요. 아무 것도 없는 캔버스에 하나하나 채워나가는 과정이 모델, 연기와 동일하거든요. 때론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크레용으로 작업하기도 하고, 유화로 그리기도 하죠. 하정우 선배님은 구매해서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잘 그리시는 거고 전 별다른 전문 지식도 없어요. 그냥 좋은 거죠.”

공교롭게 ‘기술자들’의 지혁은 미대를 졸업해 그림과 조각상에 식견이 풍부한 캐릭터다. 김우빈은 이런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영화에 등장하는 미술작품을 바라보는 시선 처리나 후레시를 비추는 애드리브 등으로 공을 들였다.

◆ “관객 감정 움직일 따뜻한 영화 출연하고파”

그 누구보다 풍성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1월에 빈 새해맞이 소원은 “작년보다 많은 일을 하고 싶다”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완수했다. 정말 바쁘게 일했으며 원했던 일을 넘칠 만큼 경험했다. 내년에 더 바라면 욕심일 것 같아 2가지로 정했다. “나를 더 다잡을 수 있기를”과 “건강했으면”이다.

이와 더불어 윌 스미스 주연의 ‘행복을 찾아서’와 같은 따뜻한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그가 처음으로 울면서 봤던 영화란다. 관객에게 훈훈한 감정을 드리고 싶다는 게 그의 세 번째 소망이다.

 

[취재후기] 인터뷰 내내 ‘감사’와 ‘보답’이란 단어가 반복됐다. 애늙은이 같이 진중한 모습도 두드러졌다. 스스로는 전주에 거주하고 계시는 부모님의 교육, 장남이라는 신분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한 줄 감사 메모’를 권유한다. 노트이든, 휴대폰 메모장이든, 식탁 위 영수증이든 “오늘 아프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늦잠 안 자게 해줘서 감사합니다”와 같은 그날그날의 고마움을 적으면 된다. 사소한 행동이 자신을 ‘힐링’시켜주고 다잡는다는 말과 함께.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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