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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나선 이승우-문선민-이청용, 러시아행 향한 자세는?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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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나선 이승우-문선민-이청용, 러시아행 향한 자세는?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5.21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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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두 차례 월드컵 출전과 원정 16강의 주역, 그리고 A대표팀에 처음 뽑히는 경쟁자 둘. 논란과 깜짝 발탁 사이에 놓인 동일 포지션 경쟁자 이청용(30·크리스탈 팰리스)과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문선민(26·인천 유나이티드)이다.

갑작스런 부상을 당한 왼쪽 측면 미드필더 염기훈(수원 삼성)이 명단에서 제외된 데 이어 4-4-2 전형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를 맡던 권창훈(디종)까지 아킬레스건 파열로 낙마하게 됐다. 이들의 빈자리를 두고 이 셋이 경쟁한다. 미드필더가 8명으로 줄어 전원 발탁 가능성도 생겨났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 21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에서 대표팀 발탁 소감에 대해 밝히고 있는 이승우(왼쪽).

 

수비로 뽑힌 김민우(상주 상무), 고요한(FC서울)은 측면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스리백을 활용할 경우엔 윙백으로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자원들이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주 포지션인 측면 미드필더로 내려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청용과 이승우, 문선민은 여전히 최종 엔트리 승선에 대해 확신을 갖기 어려운 입장이다.

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에서도 대표팀에 대한 이들의 절박한 자세를 읽어볼 수 있었다.

◆ “이거 실화냐?” 당당한 이승우도 러시아행 앞에 고개 숙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화제를 모은 건 이승우였다.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유망주로 손꼽혔던 이승우는 클럽의 유소년 해외 이적 금지 조항으로 인해 2년여 간 경기와 공식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며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올 시즌 베로나로 이적하며 적응기를 가졌고 다행히 막판엔 골까지 넣으며 반등세를 보여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보인 폭발적인 스피드와 화려한 발재간 등 재능은 타고났다는 평가다. 그러나 U-23 대표팀에도 뽑힌 적이 없던 그의 A대표팀 승선은 이슈 그 자체였다.

예비 엔트리 승선에 대한 5자 토크에서 “이거 실화냐”라고 말할 만큼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소식이었다. 그는 “월드컵은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큰 무대다. 축구를 시작한 이유가 대표팀이었을 정도다. 그렇기에 더욱 설렌다”며 “손흥민, 구자철 등 형들과 함께 뛰어보고 싶었는데 최고의 형들과 함께 훈련하고 생활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함께 운동하고 뛰면서 배워 나갈 것”이라고 겸손한 소감을 나타냈다.

 

▲ 이승우와 문선민이 신태용 감독과 함께 앞줄에 서서 축구 팬들 앞에서 새 트레이닝 복을 선보이고 있다.

 

늘 당당한 태도로 화제를 모았던 이승우다. 그러나 최고의 무대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월드컵에 대한 질문에도 “아직 본선 생각은 없다. 남은 2경기에서 잘해야 최종 엔트리에도 들 수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며 “국내 2차례 평가전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타공인 현란한 드리블러로 알려진 이승우지만 스스로를 강점을 뽑아달라는 요청에도 “아직 대표팀 첫날이고 형들과도 어색한 부분이 있어 조금씩 함께 운동하고 생활하면서 배워가겠다”고 전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4일 예비 명단 기자회견에서 발이 느린 스웨덴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장면을 생각하며 이승우를 뽑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승우는 “월드컵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고 만약에 본선에 간다면 1차전이 남은 경기를 편하게 치르기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주위의 기대도 크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은 이승우에 대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어리고 자신감도 좋은 선수다. 옆에서 잘 도와만 준다면 충분히 자기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승우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저희 팀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거라 본다”며 “개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선수들도 기대가 많고 좋은 기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호평했다.

이러한 기대에도 부담과 걱정은 없었다. 그는 “부담보다는 큰 자리에 오게 돼 기쁘고 형들에게 많이 배워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 대표팀 깜짝 스타 문선민이 출정식 현장을 찾은 팬과 함께 기념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휴가까지 반납한 문선민, 베테랑의 여유 이청용

이번 대표팀 예비 명단에서 가장 예상 외 선수를 꼽으라면 대부분 문선민을 택할 것이다. 본인 스스로도 전혀 기대감이 없었다. 태교 여행을 위해 이미 비행기 티켓까지 끊어놓은 상태였다.

누구보다 긴장하고 간절함을 보이고 있는 문선민이다. 태극마크에 대해 묻자 “최종 엔트리가 아니기에 경쟁 중이라고 생각한다. 팀에 더 잘 섞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가대표팀에 들어와서 더 간절함이 생겼다. 기왕 뽑힌 것 최종엔트리까지 들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앞서 이토록 대중적인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는 문선민이다. 이날 3000여명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은 그는 “국민들 앞에 서니 떨렸고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장에서 더 잘하도록 하겠다”며 “예비 엔트리에 들었으니 최종까지 갈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나 120%를 쏟아부을 수 있도록 컨디션 관리를 잘해 보여드려야 한다”고 비장함까지 내비쳤다.

문선민의 승선이 의외인 것은 앞서 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었고 동일 포지션에 확실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지 결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앞세워 올 시즌 리그 14경기에서 벌써 6골을 넣었다. 국내 선수 중엔 이동국(전북)과 더불어 최다골의 주인공이다.

스웨덴에 대한 정보력도 그의 강점이다. 그는 “스웨덴에서 5년 정도 뛰었는데 스웨덴 (수비) 선수들이 둔한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간 침투나 순발력으로 좋은 장면들을 더 연출하도록 하겠다”는 구상까지 밝혔다.

이청용은 설명이 필요없는 베테랑이다. A매치 78경기(8골)에 나섰는데, 이는 기성용(99경기), 이근호(84경기)에 이어 많은 수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선 2골을 넣기도 했다. 그 상대가 강호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였기에 그 경험을 더욱 높이 평가된다.

 

▲ 3회 연속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이청용.

 

많은 전문가들이 이청용의 러시아행을 점친다. 월드컵엔 23명이 엔트리를 꾸리고 대체로 18명 이내의 선수들이 활용되는데 그런 점을 생각할 때 이청용은 만약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경기에 나설 수 없다하더라도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그 또한 팀 조직력에 대해 더욱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이청용은 “선수단에 부상이 많은 게 안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다른 선수들이 더 힘을 잘 합쳐야 한다. 저랑 (기)성용이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힘 합쳐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경험을 전하는 데에만 그치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저의 경험을 공유할 수는 있겠지만 경기는 각 선수가 뛰는 것이다. 선수 뿐 아니라 코칭스태프까지 다 함께 잘 준비해야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다”고 철저한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차례 나섰던 월드컵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8년 전엔 원정 16강 쾌거를 써냈지만 브라질 대회에선 1무 2패로 큰 실망감을 안고 돌아왔다. 그는 “차이가 많았을 것”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그만큼 월드컵이 어려운 무대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아주 좋진 않지만 하루하루 헛되지 않게 잘 보내면 충분히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월드컵을 앞두고 비관론이 많은 상황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큰 기대치가 없는 게 선수들에겐 좀 더 준비를 잘 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정작 월드컵이 다가오면 많은 분들 성원해 주시리라 믿는다. 준비를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

개인적 욕심 등에 대해서는 말을 삼간 이청용이지만 올 시즌 좀처럼 필드에서 뛰지 못한 그이기에 누구보다 월드컵행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국내 2차례 평가전에서 어떤 활약을 보이느냐에 따라 그의 발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축구 팬들의 시선도 바꿔 놓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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